오음산 자락에서 본 세상 [11]

 ▲ 김철호       전 홍천읍노인회 사무장
 ▲ 김철호       
 전 홍천읍노인회 사무장

‘쪽팔린다’는 말은 소위 부끄럽다는 말로 ‘청렴’에서 비롯된다. ‘청렴’이란 ‘부패를 멀리하고 맡은 바 직무를 성심성의껏 하려는 자세로 뜻과 행동이 맑고 염치를 알아 탐욕을 부리지 않는 상태’라고 한다. 곧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에서 출발한다. 예컨대, 어떠한 사안을 두고 내심(內心)과 외심(外心)이 각기 다를 때 그 내심(속마음)의 비도덕적, 비윤리적 상태가 외부에 드러날 경우 ’쪽팔린다‘라는 표현을 쓰게 된다.

각설하고 본론으로 들어가고자 한다. 홍천군의 공익을 위한 의무와 권한은 당연히 군청이 최첨단의 위치에 있다. 따라서 홍천군의 중요한 의무 중 하나는 예하 기관들이 제 기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감독하며 관리하는 일일 것이다. 업무 시스템에 문제가 있으면 시스템을 개선해야 할 것이고 사람에 문제가 있으면 교육하거나 바꾸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는 공정과 정의 그리고 법치가 적용되어야 한다.

어느 조직의 장(長)이나 최고 관리자를 ‘어항 속의 붕어’라 부른다. 이 말은 최고 관리자가 동서남북 어디를 가든 국민은 그가 무엇 때문에, 무얼 하려고 거기에 가는지, 그가 맑은 물을 마시는지, 더러운 오물을 마시고 있는지 다 안다는 이야기다. 그러기에 모든 행동에서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한다.

은행 창구 직원이 자리를 비웠을 때 뒤에 있는 중간 관리자가 창구에 와서 대신 업무를 봐 준다. 중간 관리자를 포함하여 최고 관리자까지 창구업무를 모두 꽤 뚫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는 경력자만이 관리자에 이를 수 있다는 이야기다. 그래야만 업무의 공백이 없을 뿐 아니라 아래 직원들을 지휘하고 통솔하며 감독하는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어르신 일자리 업무를 1년간 수행하여 보니 말단 관리사들의 업무는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노인인력개발원」과 오직 컴퓨터로 대화한다. 어르신들의 일자리 접수로부터 전산 등록, 평가, 급여 정산과 지급, 근로소득 정산 등 약 20여개의 과정이 넘는다. 이른바 전문직이다. 경험이 없는 공무원들로서는 알 리가 없다. 마치 은행 업무와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런데 일자리 전담센터 모든 직원 중 센터장만이 이 업무를 모른다. 그러니 임직원들을 통제하고 관리하기에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센터장이나 팀장, 관리사들로서는 고충이 매우 컸던 1년으로 기억된다. 이런 경험을 토대로 그 자리의 특성과 중요성에 대하여 익히 파악했을 텐데 위로는 전혀 그런 실태가 전달되지 않는가 보다. 차기 시니어클럽 관장과 관리자를 선발하는데 경력을 별로 중요시하지 않는 것 같다.

2024년도 어르신 일자리 업무가 군 직영 전담센터에서 민간 위탁인 시니어클럽」 체제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전담 관리사들의 고용 보장과 처우 개선으로부터 시니어클럽을 책임지게 될 새로운 관장과 중간 관리자를 선발하고자 하는 과정을 보니 역시 시원하고 깔끔한 의사결정 과정을 전혀 볼 수가 없다. 새롭게 출발하려는 시니어클럽의 원만한 출범보다는 자기들의 이해관계에 묻혀 편법과 반칙이 복심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 것 같다.

대한민국 어디를 가나 새로운 조직이 구성되어 관리자나 장(長)급을 채용하는 시기가 되면 꾼들의 내면세계에 시커먼 욕구가 드러난다. 오직 자기들의 영역을 넓히기 위하여 노력한다. 조직의 발전을 도모하려는 의지는 안중에도 없다. 마치 은행장에 은행의 업무를 전혀 모르는 인사를 기용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정치꾼들은 빈자리에 자기 사람을 심고 경제꾼들은 유능한 인재를 공개적으로 발굴하여 등용한다.

어르신 일자리 업무를 위한 시니어클럽의 새로운 관장직과 중간 관리자의 선발 조건으로는 무엇보다도 노인 일자리 업무에 대한 경력직 스펙이 최우선이다. 나머지는 모두 후순위다. 군민들이 모두 보고 있다. 시니어클럽이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공정하고 정의롭게 처리되어야 할 사안이다. 부디 적임자가 관장과 관리자로 선택될 수 있도록 처리해 주길 바란다.

편법과 반칙으로 하여금 제발 쪽팔리게는 살지 맙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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