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택준 행정사

이번에는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저는 2018년에 독학으로 일반행정사 시험에 응시하여 제6회 행정사 시험에서 1차 2차 동차에 합격하였습니다. 그때는 공인중개사 일을 하면서 시험 준비를 하였기 때문에 시험 준비 시간이 나지 않아 할 수 없이 벼락치기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합격 후 공인중개사와 행정사를 겸업하면서 묘하게 서로 협업하고 보완하는 자격증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대학 전공이 해사법학이라 처음에는 기술행정사가 해양에 관한 행정사란 사실을 몰랐습니다. 그런데 일반행정사 시험에 합격 후 우연히 기술행정사가 어떤 시험인가에 관한 것인가를 찾아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이 시험이 전기, 토목 등 이런 부류에 관한 시험이 아니라 해양과 선박에 관한 행정사란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사실 전공인 기술행정사 시험에 관심이 있었지만(그런데 2021년 6월부로 행정사 명칭이 기술행정사에서 해사행정사로 바뀌었습니다) 60을 바라보는 나이에 또다시 시험을 준비한다는 게 제 나이에 힘들었고 공인중개사와 행정사 일을 겸업하면서 새롭게 시험공부를 한다는 게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항상 제 머리 속에는 해사행정사에 대한 관심이 남아 있었습니다. 아차! 행정사 시험에 대한 소개를 안 했네요. 행정사 시험은 일반행정사, 외국어번역행정사, 기술행정사(해사행정사) 이렇게 3가지 행정사로 나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 일반행정사 시험이 가장 많이 선발하고 행정사의 대부분이 일반행정사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해사행정사는 1. 해양사고 조사 및 심판에 관한 업무 2. 해양수산 면허 및 인 허가, 공유수면사용허가 3. 어업법인 설립 4. 국가보조금 신청 5. 선박등록, 이전, 말소, 선박저당권 설정 및 해제 6. 선박충돌과 해양오염관련 분쟁 7. 해양수산부와 관련된 이의신청 및 각종 민원처리대행 8. 최근 들어서는 우리나라 2600여 개의 섬 개발사업 등을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해사행정사는 매년 최종 3명의 합격자만 뽑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희귀한 자격시험입니다. 다시 제 이야기로 돌아와서 더 이상 나이가 들면 해사행정사 시험은 볼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제 나이를 무시하고 무모하게 2021년 해사행정사 시험에 응시하였습니다.

그리고 2021년 11월 24일 2차 논술시험 합격자 발표가 있었습니다. 아침에 홍천사무실에 출근해서 청소와 정리를 하고 있는데 저 멀리 충전 중인 핸드폰에서 삐리릭 거리는 알림 소리가 들렸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정리를 마치고 핸드폰을 열어 보니 한국산업인력공단에서 온 문자로 "축하드립니다. 응시자께서 제2차 기술행정사 시험에 합격하였습니다" 라는 음성이 제 귀에 들려왔습니다. 너무 기뻤습니다. 그리고 아! 이제 내 인생에서 더 이상 시험을 볼 일은 없구나 라는 제 마음의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런데 더 놀라운 일은 올해 기술행정사 시험에서 매년 연초에 발표하는 최종 3명의 합격자를 뽑지 않고 2차 논술시험에서 전 과목 40점 과락을 넘는 점수를 얻은 사람이 1명밖에 없어 시험 최초로 단 1명의 합격자만 선발했다는 기사가 신문에 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전국에서 단 1명만 뽑은 합격자가 바로 저였습니다. 이제 정말 젊을 때 사법시험에 대한 미련 없이 시험의 멍에를 마음 홀가분하게 내려놓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제 얼굴에 희미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서울 종로구청에서 발급받은 2021년 단 1명의 최초의 해사행정사 시험합격자의 자격증을 받아 왔습니다.​ 제 이야기(자랑?)는 여기까지입니다. 마지막으로 제 글을 읽어 주신 독자분들이 계신다면 조금 불편하시더라도 너그럽게 읽어 주시고 저를 너무 탓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저는 제 이야기가 살면서 어려움에 처한 모든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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