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583]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심사위원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심사위원

지난 호에서는 홍천솔잎테니스 회원인 조규형 회원과 그 제자들의 만남에 대해 썼다. 그때 언급하지 못한 이야기와 오늘날 교육에 대해 느낀 바를 몇 마디 하고자 한다. 그날 스승과 제자가 만난 자리에서 간단한 행사가 있었다.

먼저 강릉농고 45회 농업과 반창회장의 인사말이 있었고 조규형 선생의 답사가 있었다. 식장에는 “스승님 고맙습니다. 만수무강하세요”라는 축하 난이 그윽한 향기를 뿜고 있었고 모임이 끝난 후에는 선물을 증정받았다.

요즘은 선생은 있어도 참 스승은 없다고 한다. 또한 학생은 있어도 제자는 없다고들 한다. 교육은 원래 삼박자가 맞아야 훌륭한 교육이 될 수 있고 따라서 큰 인물도 난다고 한다. 먼저 학생이 잘 배우고 따라야 하고 선생이 잘 가르쳐야 하고 부모가 잘 보살펴야 한다.

지금은 여기에 하나를 더해서 사회가 교육 분위기를 잘 조성해야 한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의 교육풍토는 그렇지 못하다. 즉 이 네 가지의 요건들이 융합하지 못하고 각자 놀고 있다. 극 개인주의와 극 자본주의 물결이 교육에까지 침투해 한국의 교육을 망치고 있다고 한다.

지난 호에서도 잠깐 언급한 바 있지만 교육노조 본연의 업무 이탈이다. 교원노동조합은 교권보호와 학생 학업향상에 부합하는 행동을 해야지 이것 이외 정치에 참여해서는 절대 안 된다. 교원노동조합에서 할 일은 교육기관의 인적 개혁 즉 운영의 대대적인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

예를 들면 교육청의 일반직을 교사로 채용하는 거다. 학교 행정실 직원을 모두 사범대학교 출신이나 교육대학 졸업자 중에서 임명하는 것이다. 왜냐하면 학교나 교육청의 자금운영을 비교육자(일반직 교육공무원)가 전담함으로써 교육에 대한 의견충돌이 있다고 한다.

사범대학이나 교육대학 졸업자 중 순위고사에서 교사로 선발된 자들은 교사로 근무하고 그렇지 않은 자는 교육행정 업무에 우선 채용하면 교육지원의 질이 훨씬 올라갈 것이다. 물론 공정한 채용시험은 봐야 한다. 현재 정부기관 중 경찰과 군인은 현역들이 행정업무를 본다. 물론 특수 분야로 군무원(민간인 신분)이 있긴 하지만 그리 많지 않다.

이러한 제도개선에 교원노조가 앞장섰으면 한다. 90년대 교원노조 최초 설립 당시에는 참으로 신선해 교사뿐만 아니라 학부모도 찬성했다. 이들은 수년 동안 내려오는 교육계의 악습에서 벗어나게 했다. 오늘날의 교원노조는 초심으로 돌아가 교권을 지켜야 하고 선생님을 스승으로 돌려놓는데 큰 역할을 해야 한다.

더 이상 정치놀음에 합류해 머리에 붉은 띠를 매고 투쟁과 쟁취를 외치는 데모꾼이 되어서는 안 된다. 행정직을 사범계 출신이 맡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물론 쉽지는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교육부와 그 산하기관인 도와 시·군 교육청의 행정직 공무원들이 실권을 쥐고 있어 개혁이 만만치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교원노조의 강력한 추진력으로 밀어붙이면 안 될 것도 없다.

참다운 스승이 되기는 정말로 어렵다. 그래서 옛말에 선생의 똥은 개도 안 먹는다는 말이 있다. 학생들이 하도 말을 안 들어서 뱃속의 음식물이 심하게 썩었다는 비유의 말이다. 요즘 스승과 제자 사이는 극도로 나빠져 있다. 며칠 전 신문에 의하면 이번 스승의 날에 선생님에게 선물을 줄 수 있느냐 없느냐가 논쟁거리가 됐다고 한다.

하긴 과거 치맛바람과 돈봉투 등에 혼이 난 교육계가 전관예우를 인정 안 하기 때문이다. 교권도 많이 약화됐다. 초등학생이 담임선생님을 폭행하지 않나 선생이 학생과 학부모를 고소·고발하지 않나 교실의 상황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상당히 많은 학교에서 교사가 부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한 나라가 발전하려면 교육이 바로 서야 한다. 그러려면 교권을 올바로 세워야 한다. 여기에 국가 사회 교사 학생이 일치단결해서 불합리한 제도는 개선하고 개혁해 올곧은 교육이 실행될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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