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579]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심사위원

신문이나 TV 방송에서 요즘 음식 물가에 대한 보도가 심심찮게 나고 있다. 한마디로 비싸다는 거다. 하루가 지나고 나면 천정부지로 오르는 게 요즘 음식 물가란다. 오죽하면 주머니가 가벼운 대학생을 위해 정부 보조로 한 끼에 천 원짜리 식사를 해주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모 정당에서는 아예 무료로 대학생 중식비를 해결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고급식당의 음식이야 비싸든 싸든 우리 서민들이나 대다수 국민들이 알 바가 아니지만 국민들이 즐겨 먹는 대중음식의 가격이 지난해에 비해 많이 오른 것은 사실이다. 필자의 경우 혼밥을 하기 때문에 음식 중 반찬 대부분을 시장(반찬가게)에서 사오고 가끔은 친인척과 가까운 지인들이 공들여 만들어주어 잘 먹고 있지만 반찬 구입 시 원재료인 두부의 경우 재작년에 한 모에 1,500원 하던 것이 6개월 만에 2천 원 하다가 다시 3개월 뒤인 최근에는 3천 원을 받고 있다. 두부모가 약간 커진 것 같기는 한데 중량이나 부피의 변동은 잘 모르겠다.

미역튀김의 경우 한 봉지에 5천 원 하던 것이 불과 몇 달 사이에 값은 그대로인데 양(부피)이 상당히 적어졌다. 원재료 가격이 올랐다는 것이 반찬가게 주인의 말이다. 장사는 이문을 남기기 위해 하는 것이니 원가에서 밑져서는 안 된다. 음식과 관련이 아주 깊은 원자재인 쌀값에 대해 요즘 정치권에서 말이 많다. 바로 양곡관리법 제정 때문으로 야당에서는 국회법으로 잉여쌀(벼)을 매년 정부가 수매하자고 하고 여당에서는 무작정 정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어느 것이 맞는지 필자는 경제 전문가가 아니기에 알 수 없지만 여야 농민 국민 간 논란이 되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에 필자의 의견은 쌀값은 현시세가 너무 싸다고 생각한다. 한 끼 식사비에서 밥 한 공기를 현시세로 환산하면 약 150원으로 하루 세 끼를 먹어도 500원이 안 된다. 커피값의 20%도 안 된다. 식당에서 밥 한 공기가 1000원으로 원가 150원 짜리의 7배 정도를 받고 있는데 이것도 다른 값에 비하면 지나치게 싼 값이다. 80kg 쌀 한 가마에 20만 원은 보장돼야 한다.

그런데 밀가루가 원료인 면류는 어떤가. 면류의 원료는 수입 밀가루로 밀가루 국내 생산은 10%도 안 된다. 나머지는 전량 수입으로 짜장면 한 그릇이 7~8천 원이다. 배달과 식당 내에서 먹는 가격 차이가 있다. 그런데 필자의 지인이 경영하는 모 식당은 지금도 4천 원을 받는다. 보통 중화음식점의 60% 가격밖에 안 된다. 물론 이 집 말고도 인근 모 면의 한 식당도 4천 원을 받는다. 대단히 싸게 받는 것으로 그 비법은 직원 대신 가족이 참여해서 인건비가 안 나간다고 한다. 가족경영으로 야채나 기타 자재가 오른다 해도 음식값에 직접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하긴 이 식당들은 불과 2~3년 전만 해도 짜장면을 3천 원 받던 곳이다.

홍천 먹거리 지역 인근 순대국밥집 메뉴 대부분이 1인당 최저 7천 원에서 만 오천 원이고 시내 모 해장국집 선지국이 7천 원이다. 콩나물해장국과 북어해장국은 6천 원이다. 홍천은 이러한데 춘천은 값이 매우 저렴한 순대국밥 집이 있다. 필자가 매주 또는 한 달에 몇 번 지인들을 만나러 가면 자주 들르는 집이다. 옛 춘천 한국은행 인근(현 춘천농협 본점)에 있는 선지해장국과 콩나물해장국 집으로 한 그릇에 5천 원이다. 이곳은 손님들이 많이 온다. 맛도 양도 적당하다. 말 그대로 박리다매라고 한다. 가족경영으로 한 끼 식사에 5천 원 정도면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카페에서 커피 한 잔 값으로 한 끼 식사를 하는 셈이다.

우리 홍천에도 이런 저렴한 식당이 생겼으면 좋겠다. 5천 원이면 매우 싼 값이다. 그래도 손님이 많으니까 잘 된다는 식당 주인 말이다. 원자재비와 인건비 상승 탓만 하지 말고 경영비 절감 등으로 서민을 위해 한 끼 식사를 제공한다는 마음으로 신장개업 또는 메뉴 신설이라도 해서 기성 식당이 통합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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