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578]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 심사위원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 심사위원

지난 4월 18일 홍천아산병원 내과에서 내 생애 세 번째 위내시경 검사를 받았다. 결과는 양호한 음성이고 다만 식도에 가벼운 염증이 있다며 한달치 약 처방을 해주었다. 내시경 검사는 첨단의학의 한 부분으로 위 속에 검사기구를 넣어 전문의가 직접 관찰해서 발병 여부를 판별하는 진단이다. 위내시경 검사에서 이상이 있으면 치료를 받고 암이 아닌 물혹이나 종양이 있으면 바로 떼어내기도 한다. 물론 중증 암 환자의 경우 수술이나 시술을 하기도 한다.

내시경 방법은 필자가 알기에 세 가지로 알고 있었는데 실제로는 두 가지라고 한다. 하나는 전신 수면내시경으로 마취의사가 수면 전신마취 하에서 하는 검사이고 다음은 반수면으로 목구멍에 부분마취를 하고 하는 검사다. 세 번째는 완전히 평상시의 상태에서 마취 없이 하는 검사로 필자가 이번에 한 검사는 세 번째 방법이었다. 생각 같아선 전신 수면마취를 하고 싶었는데 고령자(80세 이상)는 마취 후 회복에 지장이 있을 수 있어 불가하다고 했다.

수면마취 검사는 필자가 10여 년 전에 경기도 시흥시 시화병원 내과에서 실시한 바 있다. 아들이 이곳 내과 전문의로 있는 관계로 쉽게 수면내시경을 할 수 있었다. 검사하기 전 간단한 준비가 끝나고 간호사가 “저를 따라 숫자를 세어보세요” 한다. 나는 그 말에 따라 “하나 둘 셋” 할 때 별빛이 깜빡하고 사라졌다. 그런데 간호사가 “다 됐습니다” 한다. “아니 몇 초도 안 걸렸는데 벌써 끝났어요?”라고 물으니 간호사는 “10여 분이나 자세히 했는데요” 한다. 수면마취를 했기 때문에 전혀 알 수가 없었다.

그 당시 결과는 좋고 다만 위에 약간의 염증이 있으니 일주일치 약을 타가라고 했다. 물론 마취 내시경검사가 끝나고 약 30여 분 동안 옆방에서 쉬라고 했으나 필자는 “아무렇지도 않은데 왜 쉬느냐”고 하고 아들 진료실에서 잠깐 휴식을 취한 후 귀가했었다. 그 후 7~8년 있다가 3년 전 춘천에 있는 국민건강검진센터에서 하는 건강검진을 받았다. 그때는 반수면상태로 했다(지금은 안 한다고 함). 목구멍에 약을 바르고 검사 호스를 넣는 검사인데 괴로움은 거의 없었다. 수면검사와 다른 점은 수면마취는 검사하는 것을 본인이 전혀 알 수 없는데 반수면은 정신이 또렷하면서도 내시경 검사 자체에는 통증이 없었다. 치과에서 발치할 때의 부분 구강마취와 흡사했다.

이번 내시경검사는 처음으로 공포심이 대단했으나 막상 해보니 별로 고통이 크지 않았다. 다만 검사기구가 목구멍을 통과할 때 몇 번 울컥했으나 별 탈 없이 끝났다. 검사 시간은 약 5분 여 소요됐다. 당일 오전 9시에 신청해서 11시에 완전히 끝났다. 위내시경의 경우 위 속에 물혹이나 종양 등이 있으면 바로 제거한다고 했는데 필자는 다행히 깨끗하다고 담당 전문의가 친절히 말해줬다.

위에서 얘기한 전신마취에 대한 지인의 경험담이 그럴싸해서 소개해본다. 지인은 10여 년 전 농사일을 하고 옥수수를 판매하고 귀가하려 할 때 거리에서 혼절했다고 한다. 갑자기 쓰러질 때 핸드폰으로 지인에게 연락을 하고는 정신을 완전히 잃었다. 그 후 깨어나 보니 대학병원 응급실이었고 옆에 있는 가족에게 내가 왜 여기 왔느냐고 물으니 길가에 쓰러진 것을 행인과 지인이 119에 연락해서 이곳으로 왔다면서 오늘이 벌써 15일째로 즉 2주 만에 깨어났다는 사실을 알려줬다고 했다.

필자는 그에게 “정말 그렇게 정신이 없었느냐”고 하자 그는 하루 종일 꽃밭에서 놀다가 깨어보니 병원 응급실이더라고 했다. 필자는 “평소 착한 일을 많이 해서 크게 잘못되지 않아 천만다행”이라고 했다. 그 지인은 요즘도 한 달에 몇 번씩 만나고 있다. 아마 전신마취도 이 지인의 경우처럼 아무것도 모르는 의식 속에서 각종 수술이나 내시경 같은 것으로 진단하는가 보다. 우리 몸의 병은 조기 검사를 함으로써 발견하고 예방과 치료를 할 수 있다고 한다. 내 몸의 건강은 자신이 살핌으로써 건강하고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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