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575]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심사위원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심사위원

이 세상에는 두 가지 유형의 성공과 실패가 있다. 즉 어떤 선거에서 권모술수와 온갖 수단을 동원하여 당선된 자와 그 반대로 평범하고 정당한 선거기법으로 대적했다가 실패했다면 정반대의 현실이 눈앞에 나타난다. 선거는 무조건 이기고 봐야 한다고들 한다. 패자는 말이 없다고 한 사실이 그렇다. 패자는 어떤 정당성을 주장해도 변명에 지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다만 그 정당성을 가지기 위해 최후의 보루인 법의 심판에 맡기는 경우가 있는데 이건 오직 패자의 몫이다. 왜냐하면 당선자는 어쨌든 당선됐고 패자는 숫자의 결과에 따라 현실적으로 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내용이 부정적이고 오류가 많았다면 공명정대한 선거라 말할 수 없다. 이것을 시정하려면 패자가 스스로 현존하는 법의 심판에 맡길 수밖에 없다. 사실 고소와 고발로 법의 심판을 받는다면 애꿎은 몇몇 사람이 다치게 된다. 그러나 그 선거 자체가 어떤 이권이나 금력이 대단한 이를테면 자치단체나 의원 농·축협 조합장 선거라면 몰라도 순수 명예직이고 사회단체장을 뽑는 선거라면 모범적으로 축제의 장으로 신명나게 했어야 한다. 자그마한 착오나 오해의 소지 법 위배로 절차상 문제가 제기된다면 아름다운 선거라 할 수 없다.

명예를 중시하는 선거는 더욱 떳떳하고 명예롭고 아름다워야 후세들도 본받을 것이고 우리 고장에 좋은 전통으로 남을 것이다. 이미 만들어져 있던 선거(추대)제도도 이번에 없어지는 안타까운 선거가 지난해에 있었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라고 하지만 또한 단점이 많은 게 선거이기도 하다. 그래도 문제는 많이 있겠지만 먼저 기득권자의 유리한 점과 도전자의 어려운 점이 있고 유권자의 자질 문제도 있다.

이 세상사는 사람과 사람 간의 약속이행이 사회적 삶으로 이뤄진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속이 이행되지 않는다면 그 사회는 혼란에 빠지게 된다. 또한 인간사에는 양보 또한 빠질 수 없는 미덕이다. 서로 간 욕심만 부리다 보면 그 사회는 너무 차가운 사회가 된다. 살아가는데 잘못된 것과 비겁한 것 불의를 보고도 그냥 넘어간다면 이 또한 잘못된 것이라고 한다. 오류는 있을 수 있지만 그 오류를 바로잡지 않으면 먼 훗날 그 오류가 오히려 정당화된다고 한다. 잘못됨을 바로잡는 것은 빠를수록 좋다고 한다.

그러나 이 좁은 지역에서 과연 명예직의 이권 다툼으로 법까지 가야하는 데는 많은 고민을 하게 한다. 물론 상대가 절차상 하자와 서류상 오류 행위의 부적절 등이 발견돼 물의를 빚고 있지만 이것을 밝히려면 고소와 고발이라는 사법적 법의 과정을 밟아야 하는데 과연 그렇게 바로잡는다고 해서 정의로운가도 당사자로서는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냥 넘어간다면 이 또한 정의를 죽이는 셈이 되고 불의를 보고도 접는 꼴이 되어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

승리의 당사자는 털어도 먼지가 안 날 것이라는 생각이겠지만 이 세상은 그렇지가 않다. 상대가 있고 그 상대의 행위 여하에 따라 문제가 늘 야기되기 때문이다. 올해는 유일하게 정부조직 기관의 선거는 없다. 다만 전국조합장동시선거가 3월에 있었다. 이번 선거는 농협단위조합장 산림조합장 축산업조합장 등이 동시에 치러졌고 우리 지역에서도 과다경쟁이 우려됐으나 무사히 끝났다.

이번 선거는 이권과 명예가 동시에 부여되는 경제단체의 선거로 관계기관에서도 관심이 큰 선거였다. 물론 현직과 이에 도전하는 유능한 경쟁자들의 치열한 선거전이 있었다. 서로 간 양보는 없고 경쟁만 있을 뿐이다. 필자는 지역조합 조합원으로 귀중한 한 표를 행사했다. 출마자들은 당당한 승리냐 현명한 패배냐를 잘 가려서 선거기간에 있었던 오해들이 있었다면 훌훌 털고 새로운 인간관계 유지에 힘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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