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수 홍천전통발효연구회 전문위원 홍천허브·다물연구소 대표

오가피 나무는 인삼과 같은 두릅나무과에 속하는 낙엽활엽관목으로 학명은 아칸토파낙스(Acanthopana)이다. 아칸토는 “가시나무”, 파낙스는 “만병을 치료한다” 라는 의미가 있다. 오래전부터 약용식물로 이용해 왔으며 잎, 줄기, 뿌리 및 열매까지 전초를 약으로 이용해 약용식물로서는 활용도가 매우 높은 식물이다. 오가피 또는 오갈피나무라고도 하며 우리나라와 중국, 러시아에서도 생산된다. 세계적으로 600여 종이 있으며 우리나라산은 16종에 이르는데 약용으로 쓰이는 오가피나무는 8종 정도로 오가피나무, 가시오가피나무, 왕가시오가피나무, 민가시오가피나무, 털오가피나무, 섬오가피나무, 오가피나무, 서울오가피 등이 있다.

오가피의 채취 시기는 봄에서 가을까지 채취 부위에 따라서 다르다. 잎과 줄기, 열매까지 다 약으로 쓰이고 있지만 그 중 가장 약성이 좋은 부분은 뿌리로 알려져 있다. 동양 의서에 의하면 오가피 뿌리, 줄기 및 가지의 껍질 등을 장기복용하면 몸을 가볍게 한다고 하여 오래전부터 사용해 왔으며 인삼에 버금가는 효능으로 알려져 있다. 오가피는 다 약성이 좋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탁월한 효능을 가진 것이 가시오가피라고 알려져 있다.

가시오가피는 기를 복돋아주고 비장을 튼튼하게 하는 효능이 있으며 관절의 통증을 줄이고 근육의 이완을 좋게하고 풍습에도 좋기 때문에 노인들의 관절염에 효능이 탁월하다. 특히 심한 관절염에도 가시오가피를 달여서 꾸준히 복용하면 3개월 정도에 효능을 볼 수 있다고 한다. 산삼과 같은 사포닌 성분이 들어 있어 기력을 보충해 주는 역할을 해준다. 산삼은 음 체질에 사용하고 오가피는 양 체질에 사용하는데 가시오가피는 음양에 관계이 두루 쓸 수 있다. 또한 세사몰이라는 면역증강 성분도 포함되어 있다. 가시오가피는 우울증이나 스트레스에 효능이 있다고 임상실험에서 증명이 되었다고 한다.

허준의 [동의보감] 탕액편에서는 수명을 연장하여 늙지 않게 하니 신선들의 경전에 나오는 약이다. 오가피는 약성이 따뜻하고, 맛은 맵고 쓰며 독이 없다. 오로(五勞), 간(肝), 심(心), 비(脾), 폐(肺), 신(腎), 칠상(七傷), 음부가 냉한 것, 음경이 일어나지 않는 것, 아랫배가 당기는 것과 조루증, 정액이 적은 것, 정액이 맑은 것, 소변이 잦은 것을 보하고 기운을 더하며 정(精)을 더한다. 근골을 튼튼하게 하며 정신력을 강하게 한다. 남자의 발기부전과 여자의 음부소양증을 다스리며, 허리뼈가 아픈 것과 양다리가 아프고 저린 것, 관절에 쥐가 나는 것, 하지무력증 등을 고친다. 어린아이가 3살이 되도록 걷지 못할 때 오가피를 달여 먹이면 곧 걸을 수 있게 된다고 기술되어 있다.

이시진의 [본초강목]에서는 한 줌의 오가피가 한 수레의 금옥 보다 낫다. 오가피(오갈피) 술을 반주로 복용하여 정력이 쇠하지 않으며, 300세까지 산 사람도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계향실잡기(桂香室雜記)에 실린 고사에 "어린아이와 같은 얼굴의 백발노인이 검은 갈기의 붉은 말을 타고, 앞산까지 달려가니 노인장! 어디서 그런 힘이 솟아납니까? 하고 물으매, 오가차를 장복한 때문이라고 대답했다”는 기록이 있다.

오가피는 술과 관련된 기록이 특히 많이 눈에 띈다. 오가피는 예로부터 술을 빚는데 가장 좋은 원료로 알려져 있다. 도홍경은 ”오가피의 뿌리와 줄기를 삶아서 술을 빚어 마시면 사람에게 이롭다”고 하였다. 오가피는 한약재 중에서 유독 술과 궁합이 잘 맞아 고대 의가에서도 술과 배합하는 약재 중에 오가피를 선호하였다. 특히 오가피는 술과 배합할 때 약의 효과가 증진된다. 오가피주는 정(精)과 골수(骨髓)를 채워주기 때문에 오래 복용하면 장수한다.

약술 오가피주 담그는 법은 가을에 오가피 뿌리나 줄기를 깨끗하게 씻은 다음 잘게 썰어서 그늘에 말려 사용을 한다. 잘 말려진 오가피를 담금주병에 넣고 약 30~35℃ 소주를 붓는데 이때 원재료의 약 3~5배 정도를 붓는다. 그리고 밀봉을 한 다음 약 100일 정도 서늘한 곳에 보관한 다음 마시면 된다. 하루 2~3회 정도 공복에 소주잔 한잔 정도 마신다.

이른 봄에는 오가피 어린순을 쌈이나 나물로 먹을 수 있다. 약간 쌉쌀하지만 건강한 쓴맛이 오히려 식욕을 돋운다. 오가피는 잎이나, 가지, 뿌리, 열매를 가리지 않고 차로 끓여 음용이 가능하다. 말린 오가피 잎이나 가지, 뿌리, 열매를 10g~30g 정도 넣고 물 1ℓ 정도 붓고 약불에 30분~1시간 정도 끓여 하루 2~3회 나누어서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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