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570]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 심사위원
▲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 심사위원

우리 지역에만 해도 봉사단체가 많다. 봉사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것이 적십자사이다. 이 단체는 역사도 깊고 세계적인 단체다. 또 사회복지단체 의용소방단체도 큰 틀에서 보면 봉사단체에 속한다. 지역농협에서 운영하는 새농민여성봉사단 등 많은 봉사자들이 남모르게 무한의 봉사를 하고 있다.

필자는 여기에 한 가지를 요청하고 싶다. 자원봉사자들 중 지원자에 한해 실비의 비용을 받고 독신가정의 일상적 돌봄을 하면 어떨까 제안한다. 우리 속담에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말이 있다. 봉사단체는 자체의 자금을 확보해 좋고 수요자인 독거가정은 실내청소 등을 해줌으로써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올해 10년째 ‘나혼자 산다’는 TV 프로그램처럼 독거인이다. 의식주는 잘 해결하고 있으나 청소가 문제다. 실거주 면적 약 34평의 단독주택에서 혼자 거주하고 있다. 자녀들이 서울 대전 등 외지에 살기 때문에 자주 오지 못한다. 해서 7~8년 전부터 일주일에 2시간씩 실내청소를 해주면 시간당 2만 원씩 월4회 16만 원의 비용을 지급한다. 지금 집안일을 도와주는 도우미는 두 번째로 집 안 청소를 도와준다. 이 분이 그만둔다면 청소 자체가 곤란하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실시하고 있는 재가요양서비스를 받으려면 등급에 의한 신체적 중증장애가 있어야 한다. 즉 치매나 걷기 불편 등 독자적 활동이 곤란한 자만 재가보호혜택 대상자가 되지 그렇지 안은 자들은 아무리 나이가 많고 독신자라도 전혀 국가의 도움을 받을 수가 없다.

그런데 이웃 군인 양구군은 필자와 똑같은 조건인데도 불구하고 일주일에 3일간 도우미가 와서 집안 청소와 살림을 도와준다고 한다. 물론 방법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보겠으나 홍천은 전혀 실시되고 있지 않아 안타깝다. 의료보험료는 매달 꼬박꼬박 자동이체로 납부되고 있고 이 중에는 장기요양보험료 10%도 포함돼 있는데 말이다.

봉사는 대가가 없는 헌신적이고도 자발적인 좋은 일이다. 우리 이웃의 어려운 분들을 물심양면으로 도울 수 있는 행동이다. 지난번 지진으로 큰 피해를 본 튀르키예 지원도 큰 틀에서 보면 봉사다. 세계 각국에서 봉사단체들의 도움이 제일 크다. 우리나라의 현 의료보험제도는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그러나 운영에는 많은 허점이 있다. 이 중에서도 장기요양 의료보험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

평생 의료보험료를 납부하고 정작 본인은 한 번도 혜택을 못받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즉 현 제도라면 의료보험 납부자가 건강관리를 잘해서 8~90여 세까지 무난히 잘살면 혜택은 전무하다. 특정한 병(치매 신체활동 부자유)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간은 나이가 들면 노쇠하기 마련이다. 심신의 피로와 육체의 장애가 서서히 오기 때문에 말년에는 죽기 마련이다. 죽기 전에 좀 건강할 때 얼마 동안이라도 장기요양의 혜택을 줘야 할 것이다.

인생의 일생은 생노병사에 희노애락이라고들 한다. 즉 태어나고 늙어서 병들어 죽는다고 한다. 이 법칙은 누구나 벗어날 수 없다. 숙명이기 때문이다. 흔히 사람들이 말하기를 태어날 때는 같이 태어난다고 해도 죽을 때는 순서 없이 가는 게 인생이라고 한다. 죽은 후에 장기요양 혜택을 받으면 뭘 하나 나이가 많이 들어 좀 꿈틀거릴 때 요양보호사의 혜택이라도 받아 생의 후반기를 보람있게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제도가 바로 장기요양보험이기 때문이다.

요즘은 사회보장제도가 잘 돼 있어 최소한 밥 굶는 사람은 없다. 취약세대도 쌀만은 남아돌고 있고 공짜 돈이 널려있다고 한다. 자기의 많은 자산을 자녀들에게 일찌감치 증여하고는 무일푼이라고 신고하고 기초연금을 수령하는 자들이 부지기수다. 행정적으로는 무자산이지만 내용적으로는 중산층 이상자들이 기초연금을 받고 노인일자리를 맡아 한다. 세금이 줄줄이 새고 있다.

인간은 심리적으로 무료 즉 공짜를 계속 주다가 끊으면 왜 안 주느냐고 도리어 야단들이다. 공짜는 없어야 한다. 봉사자들에게 봉사기금을 조성케 해 혼자서 생활을 못하는 자에게는 무상으로 제공하고 스스로 행동을 할 수는 있지만 취약계층이나 차상위는 약간의 기금을 받아서 봉사하는 제도를 실행하면 어떨까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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