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강변의 시설공사 환경, 안전평가 필요합니다


우리고장 홍천의 상징은 뭐니뭐니 해도 넓은 강입니다.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 없는 것은  홍천(洪川)이라는 지명 자체가 잘 입증시켜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지금  홍천읍을 가로지르는 홍천강에 공사가 한창입니다. 이 공사는 겨울 내내 쉬지 않고 진행되었습니다. 화양교를 기준으로 상류와 하류로 강 양쪽에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도로와 주차장 또는 체육시설 등을 설치하려는 것 같습니다.
  경제적, 사회적으로 유휴공간을 활용하려는 지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특히 우리고장은 차량소유가 증가하면서 주차공간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도로가 새로 개설되기만 하면 어김없이 주차장으로 변해버리는 실정입니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운동과 복지 시설도 필요합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주민의 안전입니다.
  현재 주차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신장대리 강변의 주차장과 체육시설은 비교적 성공적인 시설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더 이상의 강변 시설의 설치는 강의 폭을 좁히고 제방뚝의 높이를 낮추는 효과를 가져와 자칫 장마철에 큰 재앙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요인이 되기에 충분하다고 판단됩니다.
  작금의 홍천강은 예전과는 달리 물의 량이 강이라기보다는 개울이라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로 줄어들었지만 장마철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합니다. 주지하다시피 이상기온 현상으로 오늘날의 홍수는 국지성으로 특정지역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습니다. 따라서 강변을 이용한 다양한 시설의 설치는 반드시 사전 안전에 대한 충분한 연구와 검토가 있어야 합니다. 팔당댐이 있어 홍수조절 기능을 갖고 있는 서울과 우리 홍천은 같을 수가 없습니다.
  현재는 강바닥의 자갈과 모래를 파 올려 시설을 마련하므로 당장은 큰 영향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매년 장마철이면 상류로부터 많은 흙과 돌들이 물에 쓸려 내려와 강바닥을 메우게 될 것이 분명합니다. 이렇게 되면 1,2년 뒤부터는 매년 장마철 때만 되면 홍천강이 범람할 염려로 주민들은 밤잠을 지새워야하는 새로운 걱정을 해야 할 처지에 놓이게 될 것입니다.
  이번에 설치하는 시설은 영구적인 시설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세대가 아니면 후대에서라도 홍수로 인한 피해를 염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지금 당장 불편하다고 해서 미래를 생각하지 않는 것은 비합리적인 사고입니다. 우리는 곧잘 환경은 조상으로부터 물려받은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서 빌려온 것이라는 말을 즐겨 쓰곤 합니다. 쾌적하고 살기 좋은 홍천을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이번 공사와 관련하여 장마철에 대비한 환경과 영향평가를 실시했는지 궁금합니다. 만약 했다면 관계기관에서는 그 결과를 공개해서 군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며, 그렇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장마철에 대한 홍천강의 영향평가를 실시할 것을 촉구합니다.
  얼마 전 지을스님은 백여일 간의 단식을 통해 천성산의 도롱뇽 등 자연 생태계를 걱정하며 환경평가를 실시할 것을 요구 했습니다. 그러나 홍천강의 문제는 환경의 문제와 함께 사람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현재의 문제이기도 하며 미래의 염려이기도 합니다.
  안전, 백번을 강조해도 부족합니다. 태풍이나 홍수의 피해를 자연재해라고 하지만 꼼꼼히 살펴보면 인재인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영욱·횡성여자고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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