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약은 마과에 속하는 참마의 뿌리를 말린 약재의 한약명으로 참마는 우리에게 약보다는 식품으로 더 친근한 식물이기도 하다. 위에 좋다고 하여 아침마다 참마를 생으로 갈아서 먹는 것이 유행하기도 했었다. 일식집에서는 애피타이저로 참마를 갈아서 내오기도 한다.

참마를 생으로 갈면 하얀색의 끈적끈적한 점액질이 많이 나와서 먹기가 다소 거북하다. 이 점액질은 사람의 위점막에서 분비되는 뮤신이라는 성분으로 위벽을 보호하고 위염이나 위궤양의 치료와 예방에 도움을 준다.

산약에 얽힌 이야기가 있다. 옛날 중국에서 전쟁에 패한 병사들이 산으로 도주했는데 산속에서 먹을 것을 찾다가 우연히 이 식물을 만나게 되어 그 뿌리를 식량으로 쓰게 되었는데 이것이 산약이며 덕분에 오랫동안 체력을 유지하며 지낼 수 있게 되어 몸을 튼튼하게 하는 데 좋은 약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그 후로 ‘산에 있는 약’이라 하여 ‘산약’이라고 부르게 되었다고 한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 “산약은 따뜻하고 맛이 달며 허약한 몸을 보해주고 오장(五臟)을 채워 주며 근골(筋骨)을 강하게 하고 위장을 잘 다스려 설사를 멎게 하며 정신을 편안하게 한다” 고 기록한다. 산약의 성미는 맛이 달고, 성질이 평하다. 약성은 비위, 폐, 신장으로 귀경한다. 주로 기와 비위를 보하고 진액을 만들어주고 설사를 멈춘다. 본초학으로 볼 때는 보기약으로 분류되지만 음을 보하는 성질이 강하여 보음익기약이라 할 수 있다.

산약의 법제방법으로는 [동의보감]에 “껍질을 벗기고 물로 깨끗이 씻어 말리거나 술로 씻는다”고 했다. [제중신편]과 [방약합편]에는 “약재를 그대로 증기로 찌거나 술에 담갔다가 찐다. 또는 술에 담갔다가 볶아서 쓴다. 특히 생강즙이나 숙지황을 섞어서 볶는다”고 기록되어 있다.

의서에는 “약재를 술로 처리하면 약의 인체 내 기전작용이 빨라지면서 기혈을 잘 통하게 한다”고 설명했다. 오늘날 대부분의 법제방법은 약재를 껍질을 벗겨낸 다음 잘게 썰어서 햇빛에 말리거나 증기로 찐 다음 말려서 쓴다. 산약껍질은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어 가급적 거피하여 쓰는 것이 좋다.

산약의 첫 번째 효능으로는 위를 보하고 점막을 보호하며 설사를 멎게 하는 작용인데 이때는 백출과 복령을 함께 사용한다. 이 효능의 대표적인 방제로는 삼령백출산이 있다. 삼령백출산에는 인삼, 백출, 복령, 산약, 자감초, 의이인, 연자육, 길경, 백편두, 사인이 들어간다.

두 번째 효능으로는 폐를 보하고 기관지를 보한다. 이때는 맥문동, 오미자와 함께 사용된다. 이 효능의 대표적인 방제로 보폐원탕이 있다. 맥문동, 길경, 오미자, 산약, 의이인, 나복자가 들어가며 폐가 약한 태음인에게 효과적인 방제로 알려져 있다.

세 번째 효능으로는 신장을 보하고 관절 및 노화예방에 효과적이다. 이때에 숙지황, 구기자, 산수유 등과 함께 사용되며 신정과 신음을 보한다. 대표적인 방제로는 육미지황탕이 있는데 숙지황, 산약, 산수유, 목단피, 복령, 택사의 여섯 가지 약재의 조합으로 되어 있다.

한방에서 신장은 생명의 근원으로 불리며 나이가 들어갈수록 신의 기능이 약해지기 때문에 체질적으로 허약하고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뿐만 아니리 나이가 들어서 쇠약해진 사람들에게도 산약을 포함한 육미지황탕은 양기를 보충한다. 또한 뼈와 근육을 튼튼하게 만들며 정력을 강화시켜주기 때문에 갱년기가 되어 무기력하고 성 기능이 저하된 남성들에게는 최고의 영약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