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서당에서 공부를 하는데 한 아이가 훈장님의 말을 잘 듣지 않았다. 그 아이는 엉뚱한 짓을 하도 잘해서 훈장은 아예 그 아이를 제껴 놓을 정도였다.

그러던 어느날 임금님께서 옥쇄를 잃어 버렸는데 그걸 찾아주는 사람에게는 큰 벼슬과 돈을 준다고 방을 붙였다. 그런데 이 엉뚱한 아이가 그 방을 보고나서 자기가 찾겠다고 큰 소리를 쳤다. 이 사실이 임금님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자 임금님이 그 아이를 불렀다.

임금님 앞에 나아간 그 아이는 조건이 있다고 했다. 그것은 백일동안 내가 있는 방에 절대로 사람이 오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임금님은 쾌히 승낙을 하고 대신 옥쇄를 찾지 못했을 경우 목을 자르겠다고 하였다.

곧바로 방을 마련한 아이는 훈장과 함께 묵게 되었다. 한 20일쯤 지나자 그 엉뚱한 아이는 임금님께 높을 층을 만들어 올라가 있게 해달라고 청을 했다. 물론 그 동안에 이 엉뚱한 아이는 잘 먹고 빈둥거리며 놀기만 하였다. 그러나 높은 층에 올라가서도 역시 할 일 없이 누워 있었는데 바람이 불자 방이 흔들리면서 찌극찌극 소리를 냈다. 그러자 아이는 “이극이 찌극이 내일이면 죽는다”하고 건들거리면서 노래를 불렀다.

이럴즈음 진짜로 옥쇄를 훔쳐간 놈이 그 밑에 와서 어떻게 찾나하고 지키고 있었다. 살그머니 숨어서 지켜보고 있으려니까 “이극이 찌극이 내일이면 죽는다”는 소리가 들렸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자기 이름이 이극이고 동생 이름은 찌극이었던 것이다. 이극이는 덜컥 겁이 났다. 그 사람들이 내려와서 찾지도 않고 자기네들 이름을 다 알 때에는 숨겨둔 곳은 물론 다 알 것이 아니냐고 생각했다.

그날 밤 이극이는 “우리 이극이 찌극이를 살려 주시오” 하고 애원했다.

가만이 듣고 있던 엉뚱한 아이는 목에 힘을 주고서 “이 녀석들로구나” 하고 “너희들이 훔친 것을 벌써 알았으나 하루라도 더 살려두려고 내 잠자코 있었다” 하며 능청스럽게 큰 소리를 쳤다. 그러자 “살려만 주십시오. 그러시면 제자리에 꼭 갖다 놓겠습니다” 하며 애원하였다.

아이는 자뭇 점잖을 빼면서 가져다 놓으면 우리가 찾았다 하고 살려줄테니 다시는 이런 짓을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야단을 쳐서 보냈다.

그리하여 엉뚱한 아이는 큰 벼슬과 많은 돈을 임금님으로부터 상으로 받았다. 그리고는 이런 엉뚱한 행동으로 한 평생을 잘 살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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