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초발효이야기

▲이강수홍천전통발효연구회 전문위원·홍천허브·다물연구소 대표
▲이강수홍천전통발효연구회 전문위원·홍천허브·다물연구소 대표

진시황제가 불로장생의 명약으로 애정했다고 알려진 구기자는 예로부터 중국에서 하수오, 인삼과 함께 3대 명약으로 꼽혔다. 구기자는 중국 최초 의학서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나오는 것으로 보아 아주 오래전부터 약재로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기록을 보면 구기자는 중국과 티벳에서 수천 년 전부터 재배되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청양과 진도에서 많이 재배되고 있다.

가수 마돈나가 단백질 쉐이크에 넣어서 즐겨 마셨다는 ‘고지베리’가 바로 본초명으로 구기자이다. 마돈나가 나이에 비해 활력이 넘치게 활동하는 것은 아마도 고지베리(구기자) 덕분이지 않을까? 구기자는 맛이 달고 성질이 평하고 다소 서늘하다. 정액(精液)과 골수(骨髓)를 늘려준다 눈을 밝게 하고 풍사(風邪)를 물리치며 아랫도리에 힘이 솟게 한다.

구기자는 보음약이며 뿌리는 청허열약으로 쓰인다. 구기자나무의 모든 부위가 약으로 쓰인다. 열매는 구기자로 뿌리껍질은 지골피라 하여 쓰이며 잎은 천정초라고도 하는데 차로 달여 마시면 초조함을 가라앉히고 폐의 열을 내린다. 십선차의 재료로 쓰인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기도 한다. 예로부터 구기자나무가 있는 우물의 물을 마시면 무병장수한다는 속설이 전해져 내려오기도 한다.

예로부터 민간에서는 말린 구기자를 차로 달여 마시기도 했으며(枸杞茶), 평소에 음료수 대용으로 마시기에도 좋다. 차로 달일 때에는 뿌리, 줄기, 가지, 잎, 열매를 다 쓸 수 있으며 여기에 산수유, 감초, 대추, 생강 등을 넣으면 자양강장, 강정보음으로는 더할 수 없이 좋다. 오미자를 넣어서 다양한 맛을 보태기도 한다. 또 술로 담아 즐겨 마시기도 한다(枸杞酒).​

조선중기의 실학자 이수광의 지봉유설에 전하는 설화의 내용에 구기자에 관한 기록이 있다. 옛날에 한 선비가 길을 가던 중 웬 청년이 노인의 종아리를 회초리로 때리는 광경을 목격하고 놀라서 꾸짖었는데 자세히 알고 보니 그 청년은 노인의 아버지였고 노인은 청년이 여든 살이 넘어서 얻은 아들이었다. 그 청년은 구기자를 이용해 만든 백세주를 마시고 젊음을 유지하였다고 한다.

구기자의 장수 효능을 다소 과장된 이야기로 담았지만 이 설화를 바탕으로 국순당에서는 백세주라는 한방술을 출시하여 한동안 사람들의 사랑을 받기도 하였다. 지금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지만 아직도 꾸준히 찾고 있는 스테디셀러이기도 하다. 동의보감 내경편에 소개된 수명을 늘려주는 약초 중에 술이나 환을 만들어 먹으면 장수할 수 있는 약초 23가지가 있는데 그중에 하나가 바로 구기자이다.

동의보감에 구기자는 “내상과 심한 허로를 치료하며 오로와 칠상을 치료한다. 음을 보하며 정기를 보한다. 근골을 튼튼하게 한다. 얼굴색과 눈을 밝게 하며 정신을 안정시키고 장수한다”라고 기록한다. 그야말로 무병장수의 명약으로 소개하고 있다. 동양의학에서 구기자는 간과 신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본초이다.

구기자가 들어간 대표적인 처방으로 기국지황환(杞菊地黃丸)이 있다. 기국지황환은 육미지황환에 구기자와 국화가 가미된 처방이다. 육미지황환은 예로부터 신허의 명약이며 나이 들어 부족해진 우리 몸의 진액을 보충해준다. 거기에 구기자와 국화는 간을 보하며 눈을 맑게 한다.

구기자에는 지방간을 치유하는 효과가 있는 ‘베타인’이라는 성분이 있다. 베타인은 콜린대사물질의 하나로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을 억제하여 준다. 구기자를 오래 복용하면 몸이 가벼워지고 기력이 왕성해지며, 다리·허리 등의 힘이 강해지고 세포의 노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오늘은 구하기도 쉽고 가까이 두고 끓여 마시기에도 좋은 불로장수차 구기자차를 추천해본다.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