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개똥쑥으로 잘 알려진 약초 청호는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 초호(草蒿)란 명칭으로 하품에 수록된 전통의 약초이다. 신농본초경에 초호는 맛이 쓰고 성질은 차갑다고 기록되어 있다. 중국 명나라 때 작성된 약학서 “본초강목”에도 기재되어 있다. 본초강목에 청호는 학질로 인한 오한과 발열을 치료한다고 기록한다. 《중국약전》에서는 이 종을 중약 청호의 법정기원식물로 수록했다.

《대한민국약전외한약(생약)규격집》에는 청호를 "국화과에 속하는 개똥쑥(Artemisia annua Linne) 또는 개사철쑥(Artemisia apiacea Hance)의 지상부"로 등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길가나 들, 산기슭에서 흔하게 볼 수 있으며 일본, 중국, 아무르, 몽골, 시베리아, 인도, 유럽, 북아메리카에 분포하는 국화과 쑥속에 속하는 한해살이풀이자 약초로 한약재에서는 청호(菁 부추청, 蒿 쑥호), 황화호(黃 누를황, 花 꽃화, 蒿 쑥호)라 하고 약용으로 많이 쓰인다.

손으로 뜯어서 비벼내면 개똥냄새가 나고 흔하게 자란다 하여 개똥쑥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하지만 실제로 개똥쑥의 향을 맡아보았을 때에는 개똥냄새라는 표현보다는 독특한 향기에 시원한 청량감이 있으며 계피향과 비슷하기도 하고 그리 나쁘지 않은 향을 가지고 있다. 영어 이름은 스위트 애니(sweet annie)라는 귀여운 이름으로 불리고 있는데 국내와 해외에서 개똥쑥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개똥쑥의 특징은 먼저 당근 같은 잎을 들 수 있다. 갈라진 잎의 모양이 당근과 많이 닮았기 때문에 잎사귀만 보면 당근으로 착각할 수 있지만 국화과 쑥의 동료이다. 솜털과 같은 미세한 털이 나 있는 쑥과는 달리 개똥쑥은 털이 나와 있지 않다. ​약용으로 사용되는 부위는 잎이나 줄기, 꽃의 지상부의 모든 전초를 이용할 수 있으며, 주로 건조시킨 것을 사용한다.

예로부터 개똥쑥 효능은 해열 및 지혈작용이 있으며, 피부병 치료에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주목해야 할 효능으로 말라리아와 암 치료에 효과적이다. 말라리아 치료제 연구에서 개똥쑥의 유효성이 확인되었는데 중국의 전통의학 연구원 투유유 박사 등은 유효성분이 아르테미시닌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말라리아에 걸리는 사람이 드문 나라이기 때문에 아르테미시닌의 효능이 거의 알려져 있지 않지만 현재 아르테미신 성분은 말라리아 예방약으로 전 세계에서 이용되고 있다. 1972년 중국의 과학자 투유유 박사는 아르테미신을 발견한 공로로 2015년도에 노벨의학상을 수상했다.

개똥쑥이 주목을 받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는 자연 유래의 항암제라는 것에 있다. 아르테미시닌 성분은 말라리아 예방 외에도 백혈병, 대장암, 폐암 등의 다양한 암세포에 대해 항암 효과가 있는 것이 증명되어 있다.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통상의 항암제처럼 모든 세포를 파괴하는 치료가 아니라는 것이다. 신체에 부담을 주지 않는 좋은 암 치료제이다.

개똥쑥의 아르테미시닌 함량은 당근의 세 배나 된다. 외형이 당근과 비슷하고 성분 또한 비슷하게 들어있지만 그 차이는 향기뿐만 아니라 당근에 비해 약 3배가 넘게 아르테미신 성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미국 워싱턴대학 연구팀은 개똥쑥이 기존 항암제보다 1200배 높은 강력한 항암성분을 함유한 것으로 보고했다. 이 연구팀은 암저널을 통해 개똥쑥에서 뽑아낸 아르테미신을 암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공격하도록 처리한 후 백혈병 세포에 투여했더니 폭탄처럼 암세포를 죽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한다.

이 발표 이후 국내에서는 한때 개똥쑥 열풍이 일어서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암환자 중에는 검증 없이 개똥쑥을 너무 과다섭취 하여 간을 망가트려 사망한 경우도 있었다. 약초연구가 최진규 선생은 개똥쑥의 부작용을 경고하며 단오 전에 어린잎을 채취하여 말려서 차로 마실 것을 권한다. 당시의 열풍은 사그라들었지만 개똥쑥이 가지고 있는 효능은 여전히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