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변화는 거스를 수 없다. 코로나19와 힘겨운 싸움을 하는 사이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다. 디지털 문명의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고 있으나 마음의 양식을 쌓는 것은 시대 상황을 불문하고 독서가 최고다. 책 읽기 좋은 계절을 맞아 홍천군민 모두 마음의 양식을 쌓고 풍요로운 가을을 맞이했으면 좋겠다.

홍천군에는 교육도서관을 포함해 군립도서관이 세 곳에 있고 각급 학교마다 도서관이 마련되어 있다. 물론 학교 도서관에 비치된 책들은 학생용이 주류다. 서점에서 책을 사서 읽는 것도 좋지만 도서관에서 대여해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며 여유가 있다면 도서관 열람실에 앉아 편안한 마음과 자세로 책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홍천이 문화 콘텐츠가 잘 만들어진 고장이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사설 도서관도 많아졌으면 정말 좋겠다. 대형도서관의 서가에서 원하는 책을 선택해 읽는 것도 좋지만 장르별로 구분되어 있는 전문도서관이 있다면 독자가 원하는 도서관을 찾아 책을 읽는 독서도 바람직하다는 생각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책을 잘 읽지 않는다. 책 읽을 시간이 있으면 대부분 핸드폰을 이용한 인터넷 게임을 즐긴다. 코로나 방역수칙 준수로 다수가 모이지 못하는 여건 속에서 핸드폰 놀이는 더욱 확대되고 있어 걱정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에서라도 추석 선물로 책을 선택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권할 때 강요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어른들이 자연스럽게 책 읽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이 백 마디의 말보다 더 효과가 크다. 중·고등학교 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은 자녀와 같은 책을 읽고 내용이나 느낀 점을 주제로 대화를 나눠보는 것이 좋다. 독서 토론이다.

올해는 추석 연휴 기간이 비교적 길다. 코로나 방역수칙 준수로 여행을 자제하는 것은 물론 일가친척의 모임도 자제해야 하는 처지다. 생활공간이 주로 집일 것이다. TV 채널을 돌려가며 영화감상이나 스포츠 중계시청 또는 오락 프로그램을 즐기는 것도 좋지만 책을 한 권 이상 읽는 시간을 보내는 기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지난주 한국학 전문 출판사인 「국학자료원」에서 홍천군 도서관에 5천 권, 홍천고등학교에 1천 권의 도서를 기증했다. 군청 소속 사서와 홍천고등학교 국어교사들이 직접 출판사의 서고를 방문해 필요한 도서를 선정하여 가져오는 방식이었다. 출판사에서 일방적으로 책을 보내주는 형태가 아닌 필요한 책을 골라서 가져왔다.

「국학자료원」은 우리나라에서 오랜 전통을 가진 몇 안 되는 출판사다. 아버지가 창업한 출판사를 아들이 물려받아 운영해 오고 있으며 출판을 통한 이익 창출보다 한국학을 널리 보급하고 알리는 데 더 큰 목적을 둔 출판사로 필자와도 20여 년의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코로나로 모든 분야가 어렵듯이 출판업계도 생존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강원도 지자체 중 유일하게 홍천군에 많은 양의 도서를 무료로 기증해 준 「국학자료원」 측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 학교와 지자체에서는 도서를 기증해 준 국학자료원장에게 표창패와 감사패를 증정하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이제는 이 귀중한 책들이 주민과 학생들에게 널리 읽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홍천군 소속 도서관과 홍천고등학교 측에서는 도서관 내에 한국학 서가를 별도로 마련해 기증받은 도서를 잘 정리해서 비치해 놓고 있다. 고등학교에서는 문학 공부를 깊이 있게 하는 학생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군민들도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읽을 수 있는 책들이 더욱 다양해졌다.

독서의 계절 가을을 맞아 책 읽는 홍천군민의 아름다운 모습을 곳곳에서 보았으면 좋겠다. 때를 맞춰 홍천군민과 학생들에게 6천여 권의 도서를 무료로 기증해 준 국학자료원장님께 감사드리며 이를 계기로 홍천군민들의 마음의 양식이 풍요롭게 살찌고 삶의 질이 한층 더 향상되길 기대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