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고등학교가 2020대학입시에서 대박을 터트렸다. 국내 최고의 명문대학인 서울대학교에 두 명의 합격생을 배출했다. 합격한 인원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용이 더욱 중요하다. 자연계열에서 의과대학, 인문계열에서 경영학과에 합격함으로써 명실상부한 최고의 대학 최고의 학과에 합격생을 배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홍천고등학교는 지난 2017년 KBS 도전 골든벨에서 두 명의 학생이 50번 문제에 도전하는 진기록을 세우며 결국 119대 명예의 전당에 입성하면서 강원도는 물론 전국적으로도 명문고의 반열에 올랐다. 이번 대학입시에서의 쾌거는 홍천고등학교가 명문고의 기반을 더욱 공고히하는 기회가 됐다.

홍천고는 운동부에서도 역도 명문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사재혁 선수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해 세계를 들어 올리며 향토의 명예를 떨쳤고 그 후배들이 줄을 이어 육성 배출되고 있다. 최근 송영환 선수가 전국체육대회에서 3년 연속 3관왕을 차지하며 차세대 국가대표로서의 위용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홍천고등학교가 명문고로 위상을 굳힐 수 있는 첫 번째 요인은 강원도교육청의 고교평준화 정책이 꼽힌다. 매년 고교 입시 때만 되면 우리 고장 출신 중학교 졸업생들이 춘천 지역의 고등학교로 진학을 하곤 했으나 고교평준화정책 실시 이후로는 춘천으로 가라고 등을 떠밀어도 가지 않는 현상이 만들어지면서 우수자원 학생의 외지 유출이 사라졌다.

홍천고등학교가 입시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낸 데에는 학교 교사들의 제자 사랑의 열정적인 지도를 빼놓을 수 없다. 대학입시가 수시와 정시로 구분된 전형방법이 등장하면서부터 한 두 교사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 1학년 때부터 맞춤형으로 스펙을 만들어주며 교과 지도를 해온 모든 교사들의 노력들이 모아져 만들어진 결과다. 

학교에서 학생들을 직접 지도하는 교사들뿐만 아니라 학교 구성원 모두의 노력이 녹아들어 시너지를 냈다. 행정실에서 교육활동이 원만하게 이루어지도록 지원해준 주무관들, 급식소에서 따듯한 밥을 만들기 위해 애써준 조리종사원들의 노력, 학생들의 안전을 관리해 주기 위해 동분서주한 학교보안관 등 모두가 힘을 합친 결과의 결정체다. 

홍천고등학교가 명문고로 위상을 굳힌 데에는 뭐니 뭐니 해도 보이지 않는 음지에서 역할을 해준 동문회의 모교 사랑에 대한 뜨거운 정성과 적극적인 지원이 핵심이다. 홍천고 동문회는 강원도 내에서 동문장학재단을 운영하는 몇 안 되는 학교 중 한 학교다. 졸업생들이 5천 원, 1만 원 씩 십시일반으로 장학기금을 모아 7억여 원의 대규모 장학재단을 운영하고 있다.

홍천고 동문들의 후배 사랑은 장학금 지급으로 끝나지 않는다. 밤늦게 공부하거나 주말에 학교에서 공부하는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후배들에게 간식을 제공하며 격려해주고 학교 행사에 늘 함께하며 후배들의 학업에 대한 격려를 아끼지 않는다. 후배들을 가르치는 모교 교사들의 사기를 높여주기 위한 이벤트도 다양하게 실시해 왔다.     

홍천고등학교는 향토 인재 양성의 요람이다. 홍천고등학교는 홍천의 미래를 이끌어갈 홍천의 학생들이 꿈을 꾸며 공부하는 터전이다. 지역의 학교가 명문고로 위상을 굳힌다는 것은 홍천군민 모두에게 즐겁고 유쾌한 일이다. 그러나 진정한 명문고가 되기 위해서는 일회성이 아닌 꾸준한 결과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전통의 명문고 육성을 위해서는 우수한 자원의 학생과 면학 분위기, 든든한 후원자인 동문회의 뒷받침, 학부모와 지역사회의 관심, 지자체의 교육경비 지원 등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교사들의 열정이다. 인성과 학력을 신장시키는 것은 결국 교실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교사들의 몫이기 때문이다.

홍천고등학교가 명문고의 위상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제자 사랑의 열정이 계속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사들을 신뢰하고 존경하는 풍토가 중요하다. 요즘 학교 현장의 교사들은 정말 힘들다. 교사들에게 수고한다는 위로의 작은 말 한마디가 사기 진작의 큰 응원이 된다. 선생님이 행복해야 학생들이 행복해진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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