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에 어느 정승이 있었는데 늙도록 자식을 두지 못했다. 정승 가문에 대를 이을 아들이 없었으니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그러던 정승이 쉰살이 다 된 뒤에야 아들을 얻었으니 얼마나 귀했겠는가! 친척이나 신하들은 말할 것도 없고 임금님까지 기뻐하시는 큰 경사가 난것이다. 그런데 그 귀한 아들에게 자라면서 점점 문제가 생겼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정승아들이 집 밖에만 나갔다 하면 울고 돌아오거나 한다는 짓거리가 항상 바보짓만 하는 것이었다. 정승의 마음에 큰 염려가 되었다.
  가문을 이어갈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그 모양이었으니 말이다. 어느날 정승이 큰 결심을 하고서 불량배 한 사람을 집으로 불렀다.
  아무 영문도 모르는 불량배는 하도 나쁜 짓을 많이 해서 벌을 받을줄 알고 벌벌 떨고 있는데 정승은 작은 조랑 말 한 필과 많은 돈을 주면서 자기 아들을 말에 태우고 팔도 여행을 다녀오라는 것이었다. 그는 기뻐하면서 정승 아들을 태우고 자기는 말의 고삐만 잡고 여행을 떠났다.
  얼마쯤 가서 아들에게 말했다.
   “도련님은 건강하시고. 나는 말을 안 타봤으니까 제가 한번 타보겠습니다” 하고 수작을 부려 결국엔 자기가 말을 타고 정승 아들이 고삐를 잡게 했다. 바보 아들은 마부 노릇을 하며 고삐만 잡고 갔다. 다리가 아프고 고단했다. 그러나 불량배는 말에서 내리려 하지 않았다. 이제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었다.
  마침내 정승 아들은 화가 났다.
  “저놈이 우리말을 가지고 저만 타다니.우리 돈으로 여행을 하면서 저만 잘 먹고” 아들과 불량배의 싸움이 시작됐다.
  물론 아들은 싸움 상대가 안됐다. 아들은 속이 터질 것 같았다. 여러 달이 걸려 여행을 마치고 한양으로 돌아올 때 아들은 이제 더 이상 여행을 떠날 때와 같은 바보 아들이 아니었다.
  여행을 마치고 돌아와서 아버지께 인사를 드린 아들이 말했다.
   “아버지 그래가지고 어떻게 국사를 보십니까. 아버지 같은 분을 신하로 두고 일하시는 상감마마가 안타깝습니다.왜 많은 사람들 가운데서 저런 불량배를 택해 나와 여행을 시켜 이 고생을 하게 합니까?“
  이제 정승의 아들은 더 이상 바보가 아니었다.
  그 말을들은 정승의 눈에는 기쁨의 눈물이 어리었다.
  하나님도 때때로 우리에게 여러 가지 어려움을 주셔서 정승의 아버지처럼 우리를 지혜롭고 강하게 만드신다.
<문승배·기쁜소식홍천교회 435-17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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