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일현
현 경희대학교 경영대학원 객원교수
사람들은 세상일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을 때 대개 “정치”가 잘못되고 있다는 표현을 한다. 맞는 말이다. 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정책”과 그에 걸맞는 “법”이 적절하게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제로 정책의 성공과 실패의 중심에는 “행정”이 있다. 일반적으로 “정치는 결정이고 행정은 집행”이라고 말한다. 현재 대한민국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있다. 또 지방정부는 광역과 기초지방자치단체로 구분되고 중앙정부,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별로 행정기관과 의회가 각각 구성되어 있다.

의회는 정책과 예산을 심의 결정하며 행정부를 감시 감독하고 견제한다. 따라서 국회, 도의회, 시·군의회의 역할과 책무는 더없이 크고 막중하다. 현실을 정확히 인식하고 분석해 정책에 반영하는 동시에 집행하는 행정을 깊게 뚫어볼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아무리 좋은 정책과 법, 조례를 결정하고 만든다 해도 집행하는 행정이 잘못되면 결코 정책을 성공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이 대통령과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이 절대적인 상황에서 행정 즉 집행을 책임지고 있는 행정가의 권한과 책임이 사실상 제왕적 수준에 가까울 정도의 제도적 함수를 가진 행정 수장의 능력과 의지가 정책의 성공여부를 결정짓는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만큼 행정가의 능력과 성실성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어떤 새로운 정책을 결정하는 것도 신중해야 하겠지만 국민의 혈세인 예산과 함께 결정된 정책을 집행하는 행정의 과정과 결과가 좋아야만 정책적 효과를 얻을 수 있고 평가될 수 있으며 또 더욱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중요한 행정을 연구하는 학자들이 절대적인 권한과 책임이 따르는 행정가를 여러 방면에서 분석하고 검토해 “좋은 행정가와 나쁜 행정가”를 구분해 놓은 사례 중 공감이 가는 한 가지 사례를 우리의 현실과 비교해보면서 소개해보고자 한다.

좋은 행정가는 어떤 사람인가?

학자들은 다음과 같이 분류했다. 가장 좋은 행정가는 “머리도 좋고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했다. 다른 말이 필요 없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일을 집행함에 있어 창의적으로 정책의 목적한 바를 조직과 예산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고 더 나은 방안을 찾고 실천하며 부지런하게 노력하는 사람이라고 한 것이다. 그 다음으로 좋은 행정가는 “머리는 좋은데 부지런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했다. 열심히 하면 잘할 수도 있는데 그렇지 아니하고 주어진 일만 처리할 뿐 적극성이 없는 행정가를 지칭하는 표현으로 주목할 내용은 큰 실수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정확한 표현은 좋은 행정가라기보다는 “그저 그런” 행정가를 가르키는 것이라 생각된다. 적극적이거나 능동적이지 못한 결점이 있지만 머리는 좋아서 큰 하자나 실수도 범하지 않는 좀 게으른 행정가인 것이다.

나쁜 행정가는 어떤 사람인가?

학자들의 분류에 따르면 나쁜 행정가는 “머리도 나쁘고 부지런하지도 않은 사람”이라고 했다. 모든 일을 창의적으로 생각하지도 못하고 적극적이지도 못하며 게으르고 무사안일한 행정가를 지칭한 표현이다. 어떠한 일에 대한 사명감도 없고 책임감도 없는 자세로 자리만 지키는 행정가는 나쁜 행정가인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렇다면 가장 나쁜 행정가는 어떤 사람인가? “머리는 나쁜데 부지런한 사람”이라고 했다. 모든 정책에는 예산이 따르기 마련이다. 따라서 집행이 잘못되면 정책은 실패하고 실패한 만큼 예산의 낭비와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 따라서 행정가는 정책을 집행할 때 치밀한 기획과 계획, 감독과 실천이 필요하다. 그런데 머리는 안 좋은데 의욕만을 앞세워 순서 없이 일만 벌려 거듭된 실수와 실패로 정책을 망치고 책임도 못 지는 행정가가 가장 나쁜 행정가인 것이다.

좋은 세상은 좋은 사람들이 만든다. 좋은 세상을 위하여 좋은 행정가를 뽑고 좋은 행정가를 만들며 좋은 행정가, 좋은 행정감독자가 되기 위해 다같이 노력하자! 우리의 현실을 정확하고 냉정하게 돌아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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