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정식 시인, 전 홍천문화원 부원장,
국가민간기록원
산은 우리에게 무엇인가? 사람이 살아가는 자연환경에서 산은 물과 들과 함께 중요요소를 이루고 있다.
우리 홍천은 자랑할 만한 것 중에서 산과 물을 꼽을 수 있다. 면적 또한 제일 넓다. 제주도의 부속 섬을 뺀 것과 맞먹는 크기다. 산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은 일일이 나열할 수 없을 만큼 많다. 50,60년대만 해도 대도시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는 땔감을 주로 산에서 구했다. 그 후 산림녹화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해서 오늘의 푸른 숲을 이뤘다. 물론 처음 산에 나무를 심을 때는 지금 생각해보면 시행착오도 많았다. 헐벗은 산을 급하게 푸른 산으로 만들기 위해서 수종은 가리지 않고 속성수만을 골라 심었기 때문에 오히려 오늘날에는 문제가 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그 예를 들어보면 은수원사시나무였는데 속성수지만 별로 쓸모가 많지 않았다. 물론 젓가락이나 펄프용 및 나무도시락 원료 등으로 사용됐지만 별로였다. 그리고 오리나무였다. 역시 쓸모가 많지 않았다. 소나무 중에는 비교적 잘 사는 일본산 리기다소나무였다. 소나무이긴 한데 우리나라 토종인 육송과는 전혀 달랐다. 번식도 잘 되고 역시 속성수인데 재목으로는 못쓰고 펄프(종이원료)용 정도로 밖에 못썼다. 그밖에도 오동나무나 잣나무가 있었다. 특히 잣나무는 그 용도도 다양할뿐더러 부산물인 잣 또한 농가부업으로 좋아 특히 많이 심었고 오늘날에도 지속적으로 식수되고 있다. 그 무렵 낙엽송도 보급하기 시작해서 지금은 50,60여 년 전에 심었던 잣나무와 낙엽송에서 간벌해서 산림원자재 용도로 널리 쓰고 있다.

우리나라 산은 이처럼 정부와 온 국민과 산림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의 희생적인 노고로 세계에서도 빠지지 않는 산림국으로 우뚝 서있다.

필자의 경우도 1960년대 초 사방공사라고 해서 행정기관에서 반강제적으로 동원돼(부역이라고 했다) 산에 나무를 심고 사태가 난 곳에는 잔디와 아카시아 나무를 사방용으로 심고 잔디에는 다대기라고 해서 나무판대기로 잔디 심은 곳을 두들겨서 비가와도 밀리지 않게 했다. 요즈음 같으면 상상도 못 할 일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나라 산은 푸른 산이 됐다.

봄을 맞아 산에는 갖가지 꽃이 피기 시작했다. 진달래와 개나리, 민들레, 산벗꽃은 이미 지고 있다. 이쯤에 집근처에 꽃나무와 과일나무라도 한그루 심어보자. 물론 아파트 거주민은 안 되겠지만 단독주택에 사는 분은 오늘 당장이라도 나무를 심자. 홍천군산림조합에서 운영하는 나무시장(홍천읍 하오안리 향토복합단지 내)에 가면 당신을 기다리는 각종 나무들이 꽃망울과 새잎을 틔우고 있다. 과일나무도 좋고 관상목도 좋다. 나무면 된다. 나무는 생명력을 가지고 우리들 주변을 풍요롭게 한다.

이참에 나무 심는 얘기도 중요하지만 산림을 보전하고 나무를 가꾸는 얘기도 해보자. 우선 산불조심이다. 봄 불은 여우불이라고 해서 불이 붙기만 하면 잘 탄다. 수십 년, 수백 년 키워온 산림도 산불이 나면 모두 다 재가 된다. “산불은 한순간 복구는 한평생”이라는 필자의 표어도 있지 않은가. 좀 있으면 산나물을 뜯기 위해서 입산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 분들께선 더 많이 조심해야 한다. 라이터는 아예 가져가지 말아야 한다.

나무 심어 푸른 산 자자손손 우리 후대에까지 물려줘야 하겠다. 몇 년 전 북한의 개성관광을 다녀온 적이 있는데 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산에 나무가 없는 벌거숭이 민둥산이었다. 땔감이 절대 부족한 주민들이 땔감용으로 나무를 베어가고 대신 식목을 안 해서 그렇다고 했다.

우리나라는 이제 식목을 넘어서 수종갱신에 들어갔다. 경제림 조성을 위해서 봄철이면 특히 수고하는 산림관계자 여러분들의 노고에 위로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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