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기온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자연의 순리에 따라 봄이 성큼 다가왔다. 봄은 향기로운 꽃으로 아름다움을 알리는 계절이기도 하지만 우리 고장 홍천의 봄은 맛과 향기의 웰빙 산나물이 풍성하게 자라면서 또 다른 봄의 의미로 다가온다. 홍천에서 생산되는 자연산 산나물이야 말로 도시인들에게 각광받는 최고의 특산품이다.

산에서 자연적으로 성장하는 산나물은 신이 인간에게 주는 자연의 선물이다. 농민들이 밭에서 경작을 통해 길러진 농작물이나 나물은 사람들의 정성과 노력으로 만들어지지만 청정 산속에서 자연적으로 성장한 산나물은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고 스스로 성장하므로써 신이 내리는 최고의 축복이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공교롭게도 산나물이 한창인 때에는 건조기로서 산불의 위험이 가장 큰 시기이다. 따라서 산림청을 비롯한 관계기관에서는 입산에 대한 통제를 철저하게 하면서 만약에 있을지 모를 산불을 예방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한다. 가장 쉬운 방법 중 하나가 입산하는 사람들을 통제하는 방법이다. 충분히 이해가 가는 조치다.

그러나 우리 지역의 주민들은 마음 놓고 산나물을 채취하여 먹거나 농가 소득을 올릴 수 있어야 한다. 예컨대 입산 시에 화재 위험이 있는 라이터, 담배, 취사도구 등을 휴대하지 않으면 자유롭게 입산하도록 해야 한다. 간혹 관광버스를 대절해 산나물을 채취해 가는 외지인들의 모습을 보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모습은 근절되어야 한다.

봄철에 농민들이 산에서 산나물을 채취하여 소득을 올리는 것은 상당히 쏠쏠한 수입원이 될 수 있다. 산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어 어느 산, 어느 위치에 어떤 산나물이 군락을 이루고 자생하는지 누구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따라서 산속을 마구 헤집으며 무분별하게 산나물을 채취하지 않는다.

이 고장을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산불로부터 자연을 지켜내려는 진정한 파수꾼들이다. 산나물을 채취한 후의 뒤처리도 신경 써서 잘하기 마련이다. 주인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즉, 도회지 사람들은 어쩌다가 다녀가는 사람들이므로 눈에 보이는 것을 마구 채취하면서 자연을 훼손하지만 지역 주민은 그렇지 않다.

지역주민이 아닌 사람들이 우리고장의 산에 입산하는 것은 철저하게 통제되어야 한다. 이 고장을 지키면서 살아가는 사람이나 외지에서 짬을 내 산나물을 채취하러 오는 사람이 같은 대접을 받는다는 것은 이치적으로도 맞지 않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산불 감시원들의 태도다. 억압적인 방법이 아니라 자세하게 안내해 주어야 한다.

산을 자연의 ‘수퍼마켓’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궁무진하게 많이 있기 때문이다. 봄철에는 산나물, 가을에는 각종 열매 등이 풍성하게 제공 된다. 필요에 따라서는 나무들이 화목, 건축자재 등으로 제공되기도 한다. 무엇보다 청정공기를 발산해 사람들이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해 주는 허브와 같은 존재다.

봄철에 산불을 조심해야 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하지만 산을 지키며 살아가는 농민들까지 입산을 통제하는 것은 지나치다. 산불 예방에 대한 지속적인 홍보와 교육을 실시하면서 우리 지역 특산물인 산나물의 채취를 지역주민들이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 방안이 강구되어야 한다.

산에 산나물을 채취하기 위해 입산하는 사람들은 지켜야 할 일이 있다. 어떤 경우에도 가지고 갔던 것은 산에 버리지 말고 반드시 되가지고 와서 쓰레기 처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간혹 산에 가보면 음료수 캔, 생수 페트병, 비닐봉지 등 썩지 않는 물건들이 산에 그대로 버려져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있다.
가끔 사람들이 먹어서는 안 되는 인체에 해로운 독초를 산나물로 오인해 병원신세를 지거나 죽음에 이르는 사건 보도를 접하게 된다. 확실하게 아는 산나물만 채취해야 한다. 기온이 올라가면서 뱀이 출현하기도 한다. 조심해야 한다. 산나물을 채취하기 위해 입산하는 경우 복장과 장비를 철저하게 갖추는 일도 잊어서는 안 될 일이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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