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이현
(홍천군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계장)

기다리던 대통령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는데 얼마 전 평소 알고 지내는 지인 한 분으로부터 이런 말을 들었다.

나라 안의 뉴스는 온통 대통령선거에 집중돼 연말에 먹고 사는 중요한 이야기들은 묻혀서 실종된 지 오래라며 이번의 대통령 선거가 자기 같은 서민들의 일상생활과 아무런 상관이 없다면 정말 투표하고 싶지 않다는 얘기였다.

그도 그럴만한 것이 국민들이 대통령선거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는데, 연일 뉴스를 통하여 귀가 따갑도록 듣고 또 보는 것은 그 도를 더해가는 비방과 네거티브로서 국민들을 위해 어떻게 해주겠다는 정책과 공약의 알림보다는 치고 빠지는 싸움판의 선거뿐이니 실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당과 후보자는 이번의 대통령선거에 국민들이 먹고 사는 문제가 달렸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한다. 근래 들어 모든 선거에서 투표율이 점점 낮아지는 경향을 뚜렷이 보이고 있는데 정당과 후보자는 이참에 자신들이 국민들의 기대를 저버린 탓이라 뼈저린 반성도 하고, 유권자 또한 ‘내가 아니어도 다른 사람들이 투표해서 뽑아 줄 텐데‘라는 생각은 버리며 소중한 주권을 포기하지 않고 꼭 행사해 주길 바란다.

우리나라는 지난 4.11. 총선에서 투표율을 높이기 위하여 사회 저명인사들이 웃지 못 할 깜짝 쇼 이벤트를 펼쳐놓고 유권자들을 유혹하였다.

투표율 70%를 넘으면 어떤 유명인사는 머리카락을 자르고, 관객들과 알몸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인기 있는 개그맨 노총각 매니저는 자신이 그 개그맨을 결혼시키겠다 하고, 스님은 빨간 가발에 눈썹을 밀고 승복이 아닌 힙합바지를 입고 개다리 춤을 추겠다고 까지 했는데 정작 투표율은 54.3%에 그쳤지만 투표율을 높이기 위하여 별 신기하고 희한한 약속이 다 벌어지는 것이 세계가 주목하는 대한민국의 부끄러운 현실이다.

유권자인 국민이 투표에 얼마나 참여하느냐가 그 나라 민주주의의 성숙도를 좌우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얼마나 근접하고 있는지를 역대 대통령선거의 투표율을 비교하면, 13대 89.2%(노태우)→14대 81.9%(김영삼)→15대 80.7%(김대중)→16대 70.8%(노무현)→17대 63%(이명박)로 갈수록 투표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뚜렷이 보이고 있어 우리나라의 경제는 선진국 수준이라 할 수 있을지 몰라도 정치는 그렇지 못하다는 것이 OECD 국가들 가운데 우리나라의 투표율이 가장 낮은 축에 속한다는 것이 그것을 증명해 주고 있다.

유엔 산하 민주주의 선거 지원기구가 지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10년간 회원국들의 투표율 집계 평균 결과 회원국 평균이 71.4%로 룩셈부르크와 벨기에가 90%를 넘었으며 독일 78.4%, 미국 68.9%, 일본 62.6%, 우리나라는 56.9%로 30개 회원국 중 26위에 그쳤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는 국민이 정치에 참여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유권자가 무관심해지면 정치는 발전보다는 퇴보하게 되어 있으며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는 악순환을 거듭하게 된다.

12월 19일의 대통령선거! 투표를 놓치면 5년을 또 기다려야 한다. 마음속에 드는 정책공약이나 지지후보자가 없다하더라도 나를 위해 투표에 꼭 참여하자. 후보자는 표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무슨 말이라도 다 하지만 나를 위해 5년 동안 일할 대통령을 뽑는다는 심정으로 꼼꼼히 정책과 공약을 따져보고 소중한 한 표를 꼭 행사하는 유권자가 되자. 

한 겨울에 실시하는 대통령선거의 투표소 풍경은 실로 다양하다. 거동이 불편함에도 지팡이를 짚고 목에 바람 들어 갈까봐 두터운 목도리를 칭칭 감고 자식 손에 의지해 나오시는 할머니 할아버지, 놀러가고 싶은 욕망을 잠시 뒤로하고 아침 일찍 배낭을 메고 나와 투표하고 여행 떠나는 젊은이들, 미끄러워 위험함에도 투표소에 직접 나와 당당하게 권리를 행사하는 장애인부부, 투표하고 출근하려고 투표개시 전에 와서 줄서서 기다리는 아줌마 아저씨들....투표를 마치고 각자 삶의 현장으로 돌아가는 민주시민으로서의 당당함이 있었기에 지금의 발전된 대한민국을 있게 한 원동력이 아닌가 싶다.

이틀 앞으로 다가온 제18대 대통령선거!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보다는 내가 해야지’라는 마음으로 그날은 아무리 추워도 소중한 한 표의 주권을 기꺼이 행사하는 열정 넘치는 유권자들을 투표소에서 하루 종일 반가이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대한민국 유권자 화이팅”

홍천군선거관리위원회 지도홍보계장 조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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