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풍수지리설화에 의하면 홍천은 화기(火氣)가 있어 연못을 파 그 화기를 잡아줘야 불이 안 난다는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인지는 몰라도 홍천읍내에는 1950~70년대까지 6개의 천연연못이 있었으나 지금은 한 곳도 없이 메워져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현재의 홍천초등학교 정문 앞 향교 독서실 및 학원과 홍천체육관 향군사무소 건물 터에 약 2,500㎡의 자연연못이 옛날부터 있었다. 샘물이 솟아나와 큰 가뭄에도 물이 넘쳐흘렀고 주변에는 논도 있었으며 버드나무가 연못을 둘러싸고 있었고 청포와 미나리 등이 연못주변에 자생했다. 버드나무에는 학이 모여들었다하여 인근 동쪽 100m여 근처에 학다리란 지역명이 있기도 하다. 이 연못은 5.16직후 홍천주둔 향토사단에서 정비를 해 연못 가운데 작은 동산을 만들고 주변에 석축을 쌓는 등 잘 가꾸었는데 60년대 들어 어느 날 갑자기 메우더니 택지를 조성하고 보건소를 지어 운영하다가 오늘에 이르렀다.

두 번째 연못은 신장대리 현 구시장과 구 공동화장실 근처 대구청과 인근으로 6.25전에 330㎡(100평) 정도의 연못이 있었다. 전란후 각종 쓰레기와 오물로 메워지고 그 자리에 누에고치를 건조시키는 건견장이 판잣집으로 지어졌다가 헐고 시장이 들어섰다.

세 번째로는 현 홍천관광호텔 서쪽 중앙연립 대지로 민간소유의 꽤 아담한 연못이 있었다. 임씨 성을 가진 주인의 개인 연못으로 약 450㎡(150평) 정도의 연못이었는데 주변환경이 깨끗하고 여름이면 꽃을 심어 대단히 아름다웠었다. 주인인 임씨네가 그 대지(연못포함)를 팔고 이주한 후 1970년대쯤 연못을 메우고 현재의 중앙연립을 지어 분양했는데 지금도 그 수맥이 있는지 연립 건물의 벽이 많이 갈라지는 현상이 있다.

네 번째는 현재 홍천군의회 사무실 자리다. 이 연못은 조그마한 못으로 200㎡(60평) 정도로 홍천기상대가 그 옆에 있었다. 기상관측소가 연봉으로 이전한 후 그 자리를 메우고 현 의회사무실을 신축했다.
다섯 번째의 연못은 의회사무실 건너 동남쪽 50m지점(현 5거리)의 군 보안대장 관사 터다. 이곳은 물이 맑고 깊었으며 그 옆에 떡갈나무가 있어 경관이 수려했다. 연못 옆에는 홍천군의 치적을 잘 한 현감, 관찰사 등의 비석이 10개 넘게 있었으나 연봉으로 이전돼 세워져 있다. 다행이 이곳은 군부대에서 수년 전부터 사용을 안해 공가로 있다가 최근 군청과 협의가 이뤄져 옛 연못을 복원하기로 했다니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여섯 번째로는 현 홍천군청에서 보령슈퍼 쪽으로 200m쯤 가서 남서쪽으로 현 희망5리 경로당 근처 앞쪽이다. 이 연못은 약 330㎡(100평)쯤의 넓이로 특징은 높은 지대에도 연못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1970년경에 연못이 메워지고 경로당과 개인 택지가 조성되었다.

여기서 필자가 말하는 것은 순수 천연 연못이지 농업용수를 목적으로 축조된 저수지는 제외 되었다. 위의 연못 중 홍천초등학교 앞 연못과 군의회 앞 연못 그리고 중앙연립 터의 연못이 그대로 있었다면 홍천읍의 경관이 얼마나 좋았을까를 생각해본다. 다행이 구 군청 앞(현 상하수도사업소 앞)의 연못을 곧 복원한다니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강정식 (시인, 전 홍천문화원 부원장, 국가민간기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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