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글을 배우기 전부터 동네 만화방을 드나들며 만화를 보는 재미를 먼저 알게 되고 텔레비전에서 방송해주는 만화영화는 놓치지 않고 챙겨봤던 터라 지금도 태권브이나 마루치 아라치, 요괴인간 등 옛날 만화 제목을 스치면 지난 날의 추억이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릅니다. 어린이 만화에 흔히 등장하는 캐릭터에는 외계인이 단골손님이었고 그 외계인들은 대부분 머리카락 한 올 없이 반짝거리는 머리통에 눈은 세 개가 달린 모습이었지요. 두 개의 눈 사이에 달려있는 또 하나의 눈은 한동안 외계인의 정형화된 이미지였습니다. 미간에 또 하나의 눈이 달린 외계인을 다시 떠올린 것은 요가를 처음 배웠던 그 때였습니다. 그 날도 열심히 수련을 따라하고 있는데, “미간에 의식을 집중해라. 지혜의 눈이라고 불리는 아즈나 차크라(ajna cakra)가 있는 곳이다”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문득 어렸을 때 보았던 만화책 속의 외계인이 갑자기 떠올랐고 "아, 만화작가들이 아무 이유 없이, 생각 없이 만화를 그리는 게 아니었구나!" 하며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요가 의학에서 동양의학의 경락과 같은 개념의 나디스(nadis)라는 에너지 순환 통로가 있다. 72000개의 나디스는 그물망처럼 온몸을 감싸고 돈다. 척추를 타고 흐르는 중심의 수슘나 나디(susumna nadi)를 가운데 두고 왼쪽의 이다 나디(ida nadi)와 오른쪽의 핀갈라 나디(pingala nadi)가 마치 헤르메스의 지팡이처럼 서로 엇갈리며 교차한다. 좌우의 두 나디가 교차하는 7개의 지점은 항문, 생식기, 배꼽, 가슴, 목, 이마, 정수리이며 이 교차점을 차크라(cakra)라고 부르는데 차크라는 인체 내부의 보이지 않는 에너지의 집결지이다.’(이승용, <오행요가>, 홍익요가연구원, 2007년)

7개의 차크라 중에서 눈썹 사이에 위치한 차크라를 아즈나 차크라(ajna cakra)라고 하며, 여기가 각성이 되면 ‘제3의 눈’ 바로 지혜의 눈이 열린다고 합니다. 수많은 책들과 넘쳐나는 정보로 쌓아올리는 지식이 아니라 인생의 매 순간 주어진 상황을 직시하고 자신의 할 바를 정확하게 알아차리는 삶의 지혜가 들어온다는 거지요. 그래서 매일 미간을 누르면서 지혜의 차크라를 톡톡 두드려 조금이라도 더 현명해지는 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집니다.

얼굴 혈 풀기 자세를 자주 하면 여러 가지 효과를 볼 수 있는데요, 아침에 하면 밤새 부은 얼굴의 부기를 빠르게 빼내며 얼굴의 윤곽을 말끔하게 정리할 수 있습니다. 아무리 화장으로 아름답게 덧발라도 피부 속 노폐물이 남아있으면 화장이 잘 먹히지 않습니다. 이 때 바쁘시더라도 잠깐 이 자세를 하시면 화장의 효과가 훨씬 커집니다. 또한 얼굴 혈 풀기는 겉의 피부에만 자극을 주는 것이 아니라 피부속의 근육층까지 전달이 되므로 많은 분들이 바라시는 작은 얼굴 만들기에도 일조합니다. 그리고 얼굴 혈 풀기를 충분히 하고 마사지를 한다면 동안피부를 만드는 데 좋다고 알려진 다양한 마사지의 효과도 배가 될 겁니다. 또한 얼굴에는 동안신경(oculomotor nerve), 삼차신경(trigeminal nerve), 안면신경(facial nerve), 설하신경(hypoglossal nerve) 등의 뇌신경이 여러 개 분포되어 있는데 얼굴혈 풀기는 이런 뇌신경들을 자극하는 효과도 가지므로 일석삼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뿐만 아니라 각종 시험이나 면접, 프리젠테이션 등을 앞두고 긴장과 초조로 불안 지수가 올라갈 때 마음을 가라앉히고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됩니다. 출산을 앞두고 병원이나 조산원의 분만대기실에서 엄청난 진통을 겪고 있는 임신부들이 하면 거친 숨을 고르고 얼굴의 긴장을 풀어 좀 더 침착하게 분만과정에 대처할 수 있는 여유를 되찾게 됩니다. 실제로 임산부 요가 수련을 성실하게 하신 분들은 병원 의료진들에게 숨을 잘 맞춘다며 칭찬을 받기도 하고 진통을 조절하는 힘이 남달라 비법이 뭐냐는 질문도 심심찮게 받는다고 하십니다.

평소 주위에 계신 분들에게 너무 근엄해 보인다거나 표정이 딱딱해서 가까이 가기 힘들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면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얼굴 혈 풀기 자세’를 강력 추천합니다. 아마 자신도 모르는 사이 한결 부드러워진 스스로를 느끼게 되실 것입니다.

▲ 1. 얼굴혈-미간
▲ 2. 얼굴혈-귀

 

 

 

 

 

 

 

 

 

▲ 3. 얼굴혈-코
▲ 4. 얼굴혈-볼

 

 

 

 

 

 

 

 

 

▶ 참고 ◀
기온이 떨어지면 담요나 수건을 덮고 합니다.
▶ 방법 ◀
1.허리를 똑바로 세우고 앉아 숨을 고릅니다. 두 손을 포개 미간에 갖다 대고 원을 왼쪽 오른쪽으로 10바퀴씩 돌립니다.
2.두 손바닥을 귀에 갖다 대고 빠르게 손바닥을 붙였다 뗐다 합니다.
3.손가락을 콧망울 위에 대고 코로 숨 쉬며 빠르게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합니다.
4.두 손바닥을 마주 비벼 따뜻한 열기가 생기면 두 볼과 광대뼈, 볼, 입술 주변, 턱 전체에 열기가 스며들도록 지그시 누릅니다.
▶ 효과 ◀
1.인체의 오감(五感)을 되살리며 오장육부의 기혈을 골고루 풀어주고 조율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2.머리로 가는 혈액순환이 좋아져 뇌신경의 작용이 원활해지고 머리가 맑아지며 차분해집니다.
3.얼굴의 근육과 혈관, 신경을 자극하여 혈색을 좋게 하고 얼굴의 주름살 등의 노화현상을 늦추는 효과가 있습니다.
■ 사진 출처 및 참고한 책 _ 이희주, <요가, 나만의 라이프스타일>, 물병자리, 2003.
■ 글쓴이 _ 장영세 선생님은 현재 사단법인 홍익요가협회 부회장으로 계시며 연세대학교 간호학과를 졸업한 후, 신촌 연세의료원에서 근무하셨습니다. 저서로는 <스승 곁에 앉다>, <신나는 태극 어린이 요가(공저)>, <요가 무작정 따라하기>가 있으며, 2008년부터 현재까지 <KBS 월간 비타민>에 요가 칼럼을 기고하고 계십니다.
홍익요가협회(www.hongikyoga.org) 02-333-2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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