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이 아프기 전에 발병을 예고하는 증세가 나타나듯이 이혼으로 가기까지에는 부부생활에 이상신호가 나타나게 마련입니다. 영국 여성월간지 우먼스 저널 최근호는 워싱턴대학 존 고트만 심리학 교수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이혼을 알리는 여덟가지 징후”들을 소개한 바 있습니다. 화목한 부부관계 및 부부회복에 좋은 자료가 되면 좋겠습니다.
   고트만 교수는 지난 20여 년 동안 2천 쌍 이상의 부부들을 연구 조사한 결과 파경의 위기를 예고하는 “초기 증상”을 찾아냈으며 “이혼을 점치는데 94%의 정확성을 갖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다음은 고트만 교수가 제시한 여덟가지 이혼징후와 방지법의 내용입니다. 
   첫째, 흑백논리적 언어입니다. 부부간 언쟁에서 “당신은 언제나”, “당신은 결코”라는 말을 쓸 경우 부부생활의 위기가 닥치게 됩니다. 예를 들어 “늦을 때 한 번도 전화한 적이 없어요” 라는 표현보다 “늦을 때는 전화해주면 좋겠어요!”라는 표현을 쓰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둘째, 부정적 상호반응입니다. 만약 30분 간 싸울 경우 그 앙금을 씻어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5배인 2시간 반을 서로 사랑하고 화해하는데 보내야 합니다. 한차례 부정적 관계가 돌출될 경우 다섯 번 이상 긍정적 대화를 갖도록 노력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셋째, 기억 손상입니다. 언제 배우자를 처음 만났는지, 처음 만나 상대의 어떤 점에 끌렸는지 정확하게 기억할 수 없다는 것은 아주 나쁜 신호입니다. “왜 우리가 함께 있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우리는 공통점이 하나도 없는데”라는 말은 불안한 결혼생활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징후입니다.
   넷째, 과거 새로 쓰기입니다. 부부가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 부정적 시각으로 말하기 시작한다면 결혼은 위기에 처해 있다. 원만한 부부는 과거를 미화하게 마련입니다.
   다섯째, 위기신호는 먼저 남편쪽에서 옵니다. 부부가 불협화음을 내게 될 때 먼저 그리고 더 심하게 불평을 하는 쪽은 남편들입니다. 왜냐하면 남성은 여성보다 짧은 퓨즈에, 폭발은 오래 지속하는 성격을 지니고 있어 스트레스에 훨씬 약하기 때문입니다.
   여섯째, 안절부절못하기 입니다. 여성의 인내심이 극에 달했을 때 안절부절못하게 됩니다. 아내들이 결혼에 대해 얘기할 때 불안한 태도를 보인다면 이혼은 그렇게 먼 일이 아닙니다.
일곱째, 찡그린 표정입니다. 남편이 얘기할 때 아내가 고개를 돌린다면 이 부부는 4년 이내에 헤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덟째, 감정의 폭발입니다. 부부싸움에서 심장박동수가 남성의 경우 1분에 80이상, 여성의 경우 90이상으로 올라갈 경우 심리적으로 상대방의 말에 집중할 수 없고 오직 방어의식과 적대감만 남을 뿐입니다. 결혼생활을 잘 유지하고 싶다면 아무리 부부싸움이 치열해도 5분마다 잠시 휴식하고 맥박을 재볼 것. 정상일 때보다 10%이상 빨라졌다면 당장 휴전에 들어가야 합니다.
   몸에 증상이나 이상 징후가 발생하면 바로 병원을 찾아갑니다. 의사로부터 진단을 받고 처방을 받습니다. 그러나 부부관계에 있어 문제가 발생하고 이혼 징후들이 나타남에도 불구하고 상담소나 전문기관의 도움을 받지 않습니다. 이는 법률구조나 상담클리닉 등 결혼지원 시스템이 선진국에 비해 매우 허약한데 있기도 하지만, 상담을 받는 것이 지금의 상황을 해결하는데 별로 도움이 안 될 것이라는 의식 때문입니다. 결혼생활은 부부간 갈등의 연속이라고 해도 틀림이 없습니다.
   부부간에 이상이 발생하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면 전문기관을 빨리 찾아야 합니다. 그래야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입니다.
   몸에 이상이 있어 병원을 찾는 것이 당연하듯 부부 문제를 도와주는 전문기관을 찾는 것 또한 너무나 자연스런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배명동 (사)너브내가족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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