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의 도구는 많습니다. 이를테면 미술치료, 음악치료, 운동치료 등 그 외에도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치료방법들이 있습니다.
   가령 친구를 때리거나 심하게 괴롭히고 문제를 일으켜 상담소에 온 6세의 길동(가명)이란 아이가 있다고 할 때, 이 아동에게 맞는 치료법은 무엇일까?
   아이의 상담을 하는 과정에서 싸움이 잦은 부모에게 충분한 관심을 받지 못한 것이 원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상담자는 길동에게 엄마 아빠 인형을 가지고 놀게 하였습니다. 그랬더니 길동이는 인형을 때리고 집어 던지는 등 난폭한 행동을 보였습니다. 얼마 후 그는 슬며시 상담자의 눈치를 살폈습니다. 상담자가 자신의 행동을 제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그는 이내 수그러들면서 다른 놀이에 빠져들었습다.
   이처럼 놀이를 통해 어린이의 정서장애를 고칠 수 있습니다. 기쁨과 행복감이 사람의 강점을 고취하듯 놀이를 하면서 행복감을 느낄 때, 자연스럽게 아이의 문제도 수정이 됩니다. 모래로 성을 쌓았다가 허물어뜨리거나 밀가루반죽을 하면서 감정의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기도 합니다.
   놀이치료를 연구하는 한국장난감도서관협회 회장인 서영숙(숙명여대 아동복지학과)교수는 “놀이가 치료효과를 내려면 지나친 간섭이나 방치를 피하면서 부모가 적절한 반응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하면서 다음과 같은 성격별 놀이법을 제시하였습니다.
   첫째, 산만한 어린이입니다. 종이접기, 구슬 꿰기, 같은 모양 찾기 등이 집중력을 기르면서 지능발달에도 좋은 놀이입니다. 한꺼번에 많은 장난감을 주지 않도록 하고, 나머지 장난감은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치워둡니다. 불필요한 자극이 줄어들면 점차 아이가 놀이에 집중하는 시간도 길어지게 됩니다.
   둘째, 소극적인 어린이입니다. 전신운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대신 블록 쌓기, 그림그리기 등 창작 작업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부족한 자기표현능력과 신체발달을 도와주는 놀이를 시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뼉 치기, 발 구르기, 음악에 맞추어 온 몸을 자유롭게 움직이기 등 음률놀이를 시키면 여러 가지 감정을 느끼고 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이 길러집니다. 공놀이, 술래잡기 등 다른 사람과 함께 노는 경험도 중요합니다. 이 때 놀이를 억지로 시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엄격한 부모 밑에서 자라거나 부모가 모든 것을 대신해 주면서 생긴 소극적인 성격이 강화되기 쉽기 때문입니다.
   셋째, 신경질적인 어린이입니다. 부모의 과보호가 신경질의 원인이기 쉽습니다. 바깥에서 모래 쌓기나 물놀이 등을 하게 하거나 신체활동이 큰 놀이를 시키도록 합니다. 아이를 업어주거나 담요에 담아서 부모가 양끝을 잡고 흔들어 준다든가, 눈감고 상대방 얼굴을 만지면서 알아맞히기 등 몸을 이용한 놀이도 매우 효과적입니다.
   넷째, 난폭한 어린이입니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정서를 순화시키는 놀이로는 고리 던져 걸기, 유리병에 물과 작은 공, 인형 등을 넣어 움직임을 관찰하기 등입니다. 모래나 물과 같이 비정형적인 장난감은 특히 효과가 큽니다. 병아리, 햄스터 등을 기르면 생명의 소중함도 느끼게 됩니다.
   다섯째, 고집 부리고 떼쓰는 어린이입니다. 엄마 옷을 꺼내 입고하는 놀이나 소꿉장난 등 역할놀이는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는 계기가 됩니다. 아이가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자연스럽게 표현하게 함으로써 엄마와 합의점을 찾을 수도 있습니다.
배명동 (사)너브내가족상담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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