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에 없던 한파가 계속되면서 전력소모가 절정에 달하고 있다.
   관련 기관에서는 자칫 ‘정전사태’가 올 수도 있다는 초유의 경고를 하고 나섰다. 에너지 절약에 대해 국가적인 차원에서 해결방식을 찾아야 하겠지만 범국민적으로 에너지 절약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OECD 회원국으로 국민소득 2만 불 시대의 경제적인 부흥이 이루어지면서 우리나라는  비교적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있다. 조상 대대로 보릿고개를 겪으며 어렵고 힘들게 살아온 한을 마치 현세대들이 한꺼번에 보상이라도 받으려는 듯 풍요를 만끽하고 있다.
   도로에는 외제 승용차와 고급 승용차가 즐비하고, 공항에는 해외 관광을 다녀오기 위해 여행용 가방을 챙겨 든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경제적인 풍족함은 학교 학생들의 모습에서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학교 급식소의 음식물쓰레기가 넘쳐나고, 어린 학생들이 유명메이커 제품을 사용하고, 잃어버린 물품을 보관해 두어도 찾아가지 않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으며 고가의 제품임에도 고장나면 수리해서 다시 사용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구입하는 습관에도 익숙해져 있다.
‘정전’의 경고를 무시하면 안 된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에너지를 절약하려는 지혜가 절실하다. 겨울철에는 내의 입기 운동에 동참해야 한다.
   과거에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내의를 입고 생활했으나 최근에는 어르신들을 제외하고는 내의 입는 사람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자연스럽게 가정이나 사무실의 실내 온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가정이나 사무실 난방기 온도는 적정 온도를 유지해야 건강에도 좋다. 집을 비우는 시간에는 외출기능으로 하여 에너지를 절약해야 한다.
우리 주변에는 쓸데없이 전력을 낭비하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 사용하지 않는 TV, 컴퓨터 등 전기·전자 기기는 모두 전원을 차단시켜 놓아야 한다. 전열기를 지나치게 오래 작동해 기기가 과열되어 겨울철 화재 요인이 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절약 하지 말라고 해도 실천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경제적으로 여유 있는 가정이 문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내 돈 내가 쓰는데 무엇이 문제냐’고 한다면 답변하기 곤란하다.
하지만 결국 있는 사람의 지나친 낭비는 ‘정전’이라는 사태로 부메랑이 되어 자신들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결국 모두가 에너지 절약에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다.
   에너지 사용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자동차 운행이다. 겨울철에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도 승용차를 이용하기 쉽다. 하지만 겨울철 두툼한 옷을 입고 거리를 거닐며 찬바람을 맞는 것도 좋다.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 상쾌해 기분전환에도 좋고, 건강 증진에도 바람직하다. 전혀 모르는 사람과 합승하는 것은 문제가 있으나 가급적 아는 사람과는 승용차 함께 타기 운동을 전개하는 것도 필요하다.
   정부나 지자체에서는 가정에서의 에너지 절약만 요구할 것이 아니라 직접 실천에 앞장서야 한다. 고속도로의 가로등과 터널 내의 전등을 현재의 절반 정도만 작동해도 차량을 운행하는데 큰 어려움이 없다. 쓸데없이 전력을 낭비하는 모습은 심야 시간의 신호등에서도 찾을 수 있다. 상황에 맞는 탄력적인 운영이 필요하다.
   상가에서도 불필요한 상호의 간판은 전원을 꺼 놓는 것이 필요하다. 크리스마스나 연말연시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 나무에 전기로 화려함을 연출하는 장식도 보는 사람이 없는 심야에는 전원을 꺼야 한다. 교량의 아치에 운치를 더하기 위해 설치한 각종 전기 시설도 격일제로 운영한다든가 운영 시간을 단축하는 방안이 적극 검토되어야 할 일이다.
주지하다시피 대한민국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다. 그러나 과학 발달은 최첨단이다. 빠른 시간 내에 대체 에너지를 개발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기름에서 에너지를 얻는 방식은 환경오염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에너지의 과도한 사용으로 ‘정전사태’가 우려되는 시점에 큰 실천도 중요하지만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작은 일에서의 에너지 절약이 우선되어야 한다.


이영욱(홍천고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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