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강오륜에 부자유친[父子有親]이란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도리는 친애에 있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유아교육의 주역은 엄마입니다. 그렇지만, 그 뒤에는 아빠가 서 있어야 합니다. 왜냐하면 아빠가 없으면 엄마는 엄마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화목한 가정환경을 만들자면 아빠의 협조가 반드시 뒤따라야만 합니다. 그러고 보면, 유아교육의 선생님이 엄마이고, 교장선생님이 아빠로 비유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네 가정에서, 아빠의 존재는 아이들의 잘못을 꾸짖는, 상대하기 어렵고 범잡할 수 없는 위치로 인식 되어져 있기도 합니다.
   ‘어려운 존재’ 아이들은 겉으로는 복종하는 것 같아도 마음속으로는 반항적인 감정을 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침착하지 못하고 불안한 상태 속에서 자랍니다. 이른바 ‘정서 결핍증’ 시쳇말로 ‘애정 결핍’ 에 걸려 있는 경우를 보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또한 부인에게 눌려 지내는 무능한 아빠를 둔 가정에서 사는 아이들은 성격이 빗나가 비행을 저지르기 쉽습니다. “좋은 엄마”뒤에는 “좋은 아빠”의 뒷받침이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빠와 엄마와 함께 노는 자녀들은 건강하고 밝은 성격의 자아가 형성됩니다. 따라서 아이들이 아빠와 친해질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주는 엄마의 역할도 매우 중요합니다. 아이의 인생에 있어 영·유아기는 매우 중요한 시기입니다. 특히 영·유아기의 아이들에게 있어서는 어머니 못지않게 아버지도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따라서 아버지가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서는 아이의 유아기에 어머니와 함께 애정을 가지고 돌보아야 합니다.
아이를 위해 아빠의 역할을 강조하는 것은 어머니가 하는 것과 똑같이 우유를 먹이거나 옷을 입혀 주어야 한다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 아빠들은 바쁘다는 이유 하나로 아빠의 얼굴을 하루에 한 번 보여 주기조차 힘든 경우도 있습니다.
아빠가 아이들과 같이 할 시간이 없으면 ‘부성실조’ 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부성실조(Father loss, Father deprivation. Lack of father)란 아이들이 자라나는 과정에서 아빠로부터 받아야 할 적당한 양육과 지도의 결핍 또는 부적절성에 의해 초래되는 지적, 사회적, 정서적 행동상의 발달과 성격 형성상의 왜곡 및 장애의 현상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임신하는 순간부터 출생 후 돌보는 문제와 성장에 따른 교육에 있어서까지 어머니와 함께 의논하여 이끌어 준다면 아이에게 있어서 아빠의 존재는 더욱 큰 자리를 차지하게 될 것입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을 보상해 주기 위해 아이가 요구하는 물건을 무조건 사주거나 잘못된 행동에도 허용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우입니다. 이런 아버지의 태도보다 가끔이라도 아이와 함께 목욕을 한다든지, 놀이터에 나가 놀 때 같이 놀아준다든가 늦은 귀가 후 잠들어 있는 아이의 얼굴과 손등을 만지며 사랑한다고 표현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어려서부터 아이의 학습을 지켜보고 같이 참여하여 지도해 주신다면 오히려 어머니가 지도하는 것보다 아이들은 더욱 좋아할 것입니다. 이런 유대관계를 잘 이어간다면 사춘기에 올 수 있는 대화의 단절 등은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며, 그 어떤 친구보다도 더욱 친숙한 관계가 유지될 수 있습니다.
   자녀에게 시간을 배려하는 것이 바로 진정한 아빠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아이들에게 숨어 있는 잠재능력이 발달할 수 있는 환경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아빠와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배명동(홍천군가족상담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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