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민간심사위원

2020년 10월 9일 울산의 33층 주상복합건물 아파트에서 화재가 났다. 1층에서 발화가 됐는지 12층에서 났는지 아직 그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서 의문이다. 그런데 이번 화재는 12층 이상의 고층에서 화재가 났음에도 다행이 인명피해는 전혀 없었다. 도피과정에서 연기를 마신 몇 명의 경환자가 있을 뿐이라는 당시 당국의 공식 발표가 있었다. 

큰 화재가 날 때마다 떠오르는 것은 1971년 서울 명동 대연각 호텔 화재가 있다. 당시 163명의 사망자를 낸 그때의 화재는 각 방송국에서 생중계를 했다. 많은 투숙객들이 화마를 피해서 창문으로 뛰어내렸다. 

방에서는 타죽고 밖에서는 떨어져 죽었다. TV의 방송국마다 그 장면을 화면에 담아 방송했다. 비참하고 잊지 못할 장면이었다. 그 뒤를 바로 이어 청량리 백화점 화재 또한 수십 명의 목숨을 앗아간 대형화재였다. 역시 TV 화면으로 생중계 됐다. 

1990년에는 서울 삼풍백화점 붕괴 대형사고가 있었다. 그야말로 아비귀환이었다. 6백여 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실종 내지 중경상을 입었다. 그 뒤 얘기로는 인재였다고 한다. 건물 자체가 붕괴위험에 처했음에도 미리 대비를 안했다고 한다. 모두가 TV 화면을 탄 비참한 보도들이었다. 

삼풍백화점 붕괴 당시 홍천 출신 장 모 정형외과 전문의가 서울대 의대 레지던트 과정을 할 때여서 사고 즉시 현장에 투입돼 들것에 중환자들을 나르고 현장에서 응급치료를 했다고 한다. 그는 현재 서울에서 의사생활을 하고 있다. 

대형사고는 그것이 인재든 재해든 TV 화면을 많이 탄다. 2천년대 들어와서도 큰 화재가 많이 발생해서 이런저런 피해를 많이 줬다. 그중에서도 서울 남대문(숭례문) 화재가 있다. 노숙인의 방화로 500여 년의 국보가 순식간에 잿더미로 변했다. 각 TV 방송국에서 역시 생중계했다. 

이 당시 필자의 가슴을 아프게 한 것은 “숭례문”이란 간판이 불에 타면서 떨어지는 장면이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었다. 건물과 간판이야 새로 지으면 되겠지만 글씨와 원래의 건물은 아니기에 아무래도 존재가치와 문화재의 가치가 미흡할 것이다. 

그 후 동해안 산불이 특히 많이 났다. 그중에서도 필자의 눈에 애처롭게 보였던 것은 낙산사의 동종이 불에 타 녹아내리던 장면과 의상대의 소나무가 불에 타는 장면이었다. 이 또한 생방송이었다. 천년고찰의 대웅전과 요사채의 귀중한 보물들이 대부분 잿더미가 됐다. 이 또한 잊지 못할 비참한 TV의 한 장면들이었다.  

요즘 TV 방송 중 모 지상파 방송에서 내보내는 연예오락 프로그램인 내일은 미스터트롯이 대유행이다. 약칭 미스터트롯은 그 제목 앞뒤에 ΟΟ을 붙여서 더욱 의미 있게 꾸미고 있다. 특히 뽕숭아학당이니 콜센터 노래신청이 연예프로를 석권하고 있다. 

지난해에 미스트롯으로 재미를 톡톡히 본 그 방송 채널은 미스터 6인방을 내세워 TV 방송 채널을 독점하다시피 한다. 미스트롯에서 송가인 이란 가수를 탄생시키고 붐 이란 MC를 대동해 “뽕따러 가세”란 프로그램으로 전국을 누비더니 지금은 그 후속 프로인 미스터트롯으로 연예프로를 장악하고 있다. 이에 다른 TV에서도 비슷한 프로(보이스트롯 등)를 내놓고 있으나 인기는 덜한 편이다.

이미 지나간 프로그램 중 역시 연속극(드라마)인 “사랑이 뭐길래”, “여명의 눈동자”, “허준”, “야인시대(장군의 아들)”, “전원일기”, “대추나무 사랑 걸렸네”, 신봉승 원작인 “조선왕조 오백년”과 청소년 프로로 현재진행형인 “골든벨”, 송해의 “전국노래자랑”, “열린 음악회”, “가요무대” 등도 TV 화면에서 잊지 못할 프로그램들이다.

또 한 장면은 비록 영화로 촬영한 재편성 화면으로 1950년 9월 28일 서울 수복 후 중앙청(지금은 철거)에 태극기를 올릴 때의 장면과 1959년 최대의 피해를 준 태풍 사라의 흔적을 TV 화면을 통해서 봤을 때 우리 모두의 가슴을 아리게 했던 장면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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