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병들의 주둔 부대지역 주민등록 이전 법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에 화천, 철원, 양구, 인제, 고성 등 접경지역 지자체마다 지역의 유·불리를 따지며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는 뉴스 보도가 있었다.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장병들의 주민등록을 옮겨 늘어난 인구만큼 중앙정부로부터 교부금을 더 받아내기 위해서다. 

군 장병들의 주민등록을 주둔 군부대로 할 수 있다는 법안에 대해 고성군은 적극 찬성, 화천군과 철원군은 반대를 하고 있으며, 양구군과 인제군은 신중한 입장이라고 한다. 철원군과 화천군의 반대는 군 장병의 주민등록 이전으로 중앙정부에서 받아오는 교부금보다 낙후지역으로 지원받는 예산이 더 많다는 이유에서라고 한다. 

어떤 방법이 예산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는가 하는 계산에 의한 법안보다 어떻게 하면 지역과 군부대와 윈윈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로 해법을 찾아야 한다. 접경지역의 모든 지자체가 한목소리를 내도 힘든데 내 지역의 유불리만을 따지는 행태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주지하다시피 우리 고장에도 제11기계화보병사단과 3기갑 여단이 주둔하고 있다. 상당히 많은 군 장병들이 홍천에 살며 경제활동에 기여하고 있다. 농업이 주산업이지만 군 또한 중요한 산업이 되고 있다. 국방 개혁 2.0에 따라 양평 20사단과 통합 계획에서 군민들의 한결같은 단합과 노력으로 11사단을 유지하게 되었다. 

최근 청와대 앞에서 군부대 철수를 하지 말아 달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는 접경지역 지자체장과 주민의 모습을 보며 홍천 화랑부대 존속을 위해 사방팔방 관계 기관을 쫓아다니며 애써주신 분들의 노고가 새삼 고맙게 느껴진다. 그리고 코로나로 군 장병들의 외출이 제한되면서 지역 경기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됨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

우리 고장에 주둔하고 있는 제11기계화보병사단은 장갑차와 탱크 등 무기체계가 기계화된 부대로서 일반 보병부대와 달리 부사관들이 많아졌다. 고도화된 기계를 다루는 전문성을 띤 장병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부사관들은 영외거주가 가능하다. 따라서 지역의 경제, 교육, 문화 등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필자는 주민등록의 이전과 관계없이 중앙정부에서 군 장병들은 모두 주둔하고 있는 지역의 인구로 계산하여 예산을 교부하도록 하는 법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입대 전 주민등록지의 지자체에도 인구로 계산하고 군 복무기간 중인 주둔 지역의 지자체 인구로도 계산하면 될 일이다. 군 복무기간은 18개월이다. 

군 장병들은 주민등록과 관계없이 주둔하고 있는 지역의 도로를 이용하고 물을 사용하며 공기를 마신다. 쓰레기도 생산된다. 군 장병은 지역주민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다. 훈련 중에는 지역주민이 크고 작은 불편을 감수해야 하기도 한다. 탱크나 장갑차 등이 대형을 이뤄 이동할 때는 자동차 운전의 불편이 수반되기도 한다. 

젊은 청년이 놀러 온 것도 아니고 혈기 왕성한 청춘의 시기에 자유를 제한받으며 나라를 지키기 위해 군 복무를 하고 있다. 국가에서 충분히 배려해 주어야 한다. 코로나로 인해 국가재난지원금을 지원해주는 모습을 보면 나라를 지키는 군부대 장병들이 주둔하고 있는 지자체 예산지원에 인색할 이유가 없다고 믿는다.

군부대 주둔 지역의 생활 여건이 좋으면 좋을수록 군 장병들의 병영생활도 편안하고 안정적일 수 있다. 도로, 교량, 건물 등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그 불편함은 그대로 지역에 있는 주민과 군인들에게 돌아갈 것은 너무나 뻔하다. 따라서 지역주민과 군 장병들이 함께 상생하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리는 평소 산소의 고마움을 모르고 산다. 병원에서 산소마스크를 써봐야 산소의 소중함과 고마움을 안다. 우리 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군 장병들에 대한 고마움과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 ‘군인’이라는 시각이 아닌 내 가족 내 이웃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평소 군 장병들에게 따뜻하고 친절하게 대해주어야 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