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의 지루한 싸움은 끝이 보이지 않지만 자연의 순리에 따라 봄이 성큼 다가왔다. 겨우내 얼어붙었던 땅이 녹아내리면서 농촌의 일손이 빨라졌다. 겨울에 내린 눈은 충분하지 못했어도 봄을 시샘하는 눈이 내렸었다. 농사를 지어야 하는 농촌에서는 반가운 눈이 아닐 수 없다. 올 농사는 대풍이 예상된다.

밭에는 지난해 씌워 놓았던 비닐을 걷어내고 가축의 분뇨를 이용한 거름을 펴는 등 분주한 농사 준비에 한창이다. 부지런한 농부가 수확량을 늘리고 소득을 높이게 마련이다. 농사는 과학이다. 준비를 잘한 농부가 농작물을 효율적으로 재배하고 고품질의 작황으로 풍성한 결실을 거두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각종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코로나의 엄중한 시국에 위기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 먹거리를 생산해 내는 농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고장의 농업인 모두 농사 계획을 잘 세워 가을에는 함박웃음이 가득한 농촌이 되길 간절히 소망한다. 농민이 행복해야 국민이 잘사는 나라가 된다.

주지하다시피 농촌이 고령화되어 가고 있다. 농사일에 필요한 장비가 기계화되고 농사 방법이 과학화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젊은이들은 힘든 일로 기피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다 보니 고령의 어르신들만으로는 농사를 짓기가 어렵게 되었고 자연스럽게 외국인 노동자들이 농촌으로 향하게 되었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코리안드림을 꿈꾸며 우리나라로 진출하기 시작한 초기에는 대부분 공장이 밀집된 산업단지였다. 하지만 이제는 이렇다 할 공장 하나 없는 농촌에도 외국인 노동자들이 대거 몰려왔다. 비닐하우스가 몇 채 있든, 가축을 기르든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이제는 농촌에서 농사를 짓기가 어렵게 됐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농촌에서 외국인 노동자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게 되었다. 지난해에도 큰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는 걱정이 더 크다. 지난해에는 그나마 입국해 있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있어 그런대로 노동력이 제공될 수 있었으나 올해는 입국부터 코로나 방역수칙 준수에 이르기까지 곳곳에서 외국인 노동자 확보에 장애가 되고 있다.

외국인 노동자의 노동력이 없으면 농사를 지을 수 없는 현실 인식 속에서 다양한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농사일은 고도로 숙련된 기술을 요구하는 일이 아니다. 단순 노동으로도 얼마든지 일을 할 수 있는 것이 농업이다. 도회지에서는 코로나로 일자리 얻기가 쉽지 않다. 일손이 부족한 농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농가에서는 노동력 부족을 생각해 농사 규모와 농작물의 종류를 선택해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를 쉽게 확보할 수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농사 양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 외국인 노동자 확보가 원활했던 예년과 같은 규모의 농사를 계획하여 추진했을 경우 제대로 관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

먹거리는 인류가 지구촌에 존재하는 한 항상 최대의 관심사일 수밖에 없다. 목장의 물을 확보하기 위해 카우보이들이 총을 쏘며 싸우는 서부영화의 모습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는 젊은이들이 농업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 언제까지 외국인 노동자들 노동력에 의존해 농사를 지을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4차 혁명의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젊은이들의 관심을 높일 수 있는 과학영농으로 스마트팜이 등장했다. 아날로그시대의 농사일과는 사뭇 다르다. 지속적인 연구와 개발로 고품질 고영양의 우량품종들이 생산될 수 있도록 연구에 진력을 기울여 농가에 정보를 제공해주어야 한다. 공산품을 수출하듯 우리의 농산물이 외국으로 수출될 수 있어야 한다.

봄이 시작되면서 농촌의 일손이 분주해졌다. 그러나 지금은 준비단계다. 이제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된다면 농촌의 일손은 더욱 분주해질 것이다. 필요할 때 일손 부족으로 우왕좌왕하기보다 미리 대책을 마련해 농촌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방책을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의 방역수칙을 준수하는 것 못지않게 예상되는 농촌일손 부족을 해결하는 일도 중요하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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