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18명의 내면고등학교(교장 심영운) 현관에 지난 3월 11일 오전부터 60여 개의 책 상자가 쌓이기 시작했다. 오후에도 각종 택배회사를 통해 30여 개의 상자가 더 배달됐고 저녁에는 책을 실은 용달차까지 직접 등장했다.

일의 발단은 3월9일 페친(페이스북 친구의 약칭) 5,000명을 두고 있는 시인 겸 국어 교사 오석균이 페친 중 책을 정리한다는 작가의 글을 보고 버릴 거면 내면고로 보내 달라는 글을 올렸고 이 단신은 700여 개의 공유와 ‘좋아요’를 통해 하루가 되기 전에 전국을 돌았으며, 인스타, 트윗을 넘어 맘카페, 밴드까지 퍼졌다.

지난 주말 13명의 학생이 학교에 나와 250여 상자의 책과 약간의 문구, 마스크, 보드게임, 인형 등을 자발적으로 분류하고 초등용 50권은 인근 창촌초등학교, 중학교용과 고등학교용 책은 각 중·고 교실에 학급 문고용으로 분류 배치하는 중이다.

너무 폭주하는 성원에 부담을 느껴 페이스북에 12일 아침 책을 그만 보내 달라는 글을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이미 보낸 책들이 여전히 추가로 도착하고 있으며, 14일 현재 150여 명의 손길들이 2,700여 권의 책을 보내줘 서점도 빵집도 문구점도 없는 내면의 작은 학교 학생들과 코로나19로 위축된 작은 마을에 큰 감동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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