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동준비의 대표적인 작업 중 하나가 김장을 하는 일이다. 김장은 배추와 무를 이용해 김치를 담그는 것을 말한다. 김치는 긴 겨울을 나기 위해 없어서는 안 되는 먹거리다. 김치의 주재료는 배추와 무 외에 갓, 고들빼기, 파 등이 있다. 예전에는 김장을 담가 항아리에 넣어 땅을 파고 묻었으나 지금은 김치냉장고에 넣어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김치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음식이다. 전통적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음식이지만 곧 과학이다. 발효식품으로 온갖 영양소가 다 들어 있는 초첨단 과학식품이다. 마늘, 파, 고춧가루는 기본이고 다양한 형태의 젓갈이 함께 맛을 낸다. 가정 특유의 맛을 내는 성분은 젓갈이다. 젓갈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예전에는 김치를 담그는 날은 잔치 분위기가 만들어지곤 했다. 이웃집의 김치 담그는 일을 서로 돕고 함께 나누기도 했다. 김치를 담그면 겨울을 편안하고 여유 있게 보낼 수 있다는 안도감에 여유가 생긴다. 그러나 지금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우선 담그는 양이 많이 줄었고 가족 단위로 조용하게 김치를 담근다.

최근에는 김치 공장이 등장했다. 다소 복잡한 제조 과정을 거쳐야 하는 관계로 가정에서 직접 김치를 만들지 않아도 되도록 함은 물론 학교나 군부대 등 대량으로 김치가 필요한 곳에 제공하기 위함이다. 최근에는 외국으로 수출하는 물량도 늘어나고 있어 대형 김치공장이 들어서고 있다. 

인스턴트식품에 맛 들여지고 있는 요즘 세대들은 김치를 잘 먹지 않는다. 필자가 학교장 시절 학교 급식소에서 조리종사원들과 배식을 한 경험이 있다. 이때 깜짝 놀랐다. 아예 김치를 먹지 않아 김치 배식을 거부하는 학생들이 꽤 있다는 사실이다. 김치를 받아간 학생들도 먹지 않고 음식물 쓰레기로 처리되기도 했다. 

김치도 진화해야 한다. 요즘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형태로 김치를 만드는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 지나치게 맵거나 짜지 않도록 하고 어려서부터 김치 먹는 것을 습관화해야 한다. 음식에 선호도가 분명한 젊은 세대들에게 김치 먹기를 강요할 수는 없다. 가정의 식탁에서부터 김치를 먹을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최근 어린 세대들의 음식 섭취 성향을 보면 염려되는 부분이 편식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식만을 섭취하는 현상은 신체의 바른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성장기에 음식을 고르게 섭취하는 습관이 있어야 건강한 신체의 발육이 이뤄지게 된다. 김치는 영양소가 고르게 함유된 종합적인 과학식품이다. 어려서부터 김치를 잘 먹도록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 

미국에서는 성장기의 어린이들에게서 비타민 부족 현상이 나타나자 ‘뽀빠이’라는 만화 영화를 제작해 홍보함으로써 어린이들이 비타민의 함유량이 많은 시금치를 먹게 했다. 우리나라에서도 피자, 스파게티, 햄버거 등을 선호하는 어린이들에게 김치를 많이 먹게 하기 위한 다양한 형태의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채소를 재배하는 농가에서는 기후와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어떤 때는 배추가 아니라 금추라 불릴 정도로 소비자 매입 가격이 높을 때도 있고, 어떤 때는 배추나 무의 가격이 폭락해 밭에서 그대로 갈아엎어 버리기도 한다. 농가의 소득이 안정적으로 보장되고 소비자가 제 가격에 매입할 수 있도록 균형 있는 재배가 필요하다.

김장에 필요한 채소 재료 중에 중국산이 등장할 가능성이 크다. 신토불이, 국산 농작물 채소로 김장을 해야 제 맛이 난다. 김장철에는 중국산이 국내산으로 둔갑하는 일이 없도록 유통과정에서부터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 농촌을 보호하기 위한 것도 있지만 한국 특유의 김치 맛을 내기 위해서도 중국산은 배제되어야 마땅하다. 

우리나라 김치는 인근 일본을 비롯 멀리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도 관심이 높은 식품으로 발전했다. 현재의 한국 김치를 선호하기도 하지만 한국 김치에 외국 사람들의 기호를 높일 수 있는 형태의 김치를 만드는 것도 필요하다. 대한민국의 김치를 세계화하는 방안의 연구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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