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민간심사위원

한 국가를 다스려 나가는 데는 많은 정치인이 필요하다. 그 정치인들 속에는 충신이 있는가 하면 간신배들이 있기 마련이다. 간신이란 사전적 의미는 “임금에게 간하는 신하”라고 되어 있다. 간관이라고도 한다. 

간신만을 말할 때는 나쁜 의미가 아니다. 다만 그 끝에 ‘배’자가 하나 더 붙으면 문제가 된다. 즉 간신배는 나라 임금(최고 통치자)에게 바른 말보다 달콤한 말 즉 듣기 좋은 말만해서 통치자의 눈과 귀를 가려서 마침내는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게 하는 패거리들이나 두목을 지칭한다.  

임금의 가장 가까운 신하 중 하나로 조선시대는 이조판서나 3정승 사간원 형조 병조 등이고 요즘으로 치면 비서실장이나 수석비서관들이나 내각의 우두머리들 쯤 된다. 또 정당의 책임자급이나 그 밑의 직책까지도 일컬을 수 있다. 

조선시대 대표적 간신배는 뭐니 뭐니 해도 임사홍과 유자광 그 일당들이겠지만 따지고 보면 그 당시의 정치가들은 몇몇을 빼고는 다 간신배 출신들이다. 왜냐하면 당쟁의 거두들은 자기 쪽의 세력을 위해 무조건 상대 세력을 나쁘게 보고 그에 따라 임금에게 고했으니 그것이 간신배들이 아니고 무엇이랴. 

우리나라 건국 이래 최대의 난이었던 조선 선조 때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도 결국 간신배들의 말만 들은 임금의 오판에 의해 민족의 대수난을 맞게 된 것이다. 근대의 대한민국 건국 후에 일어난 6.25 한국전쟁만 해도 당시 국방부 채 모 장관과 일부 참모들의 안일한 정책으로 전쟁을 맞아 국토의 99%가 적의 수중에 들어가기까지 했다. 

수복 후 질서를 잡아가는 동안 이기붕 일당(최인규 곽영중 등)의 간신배들이 이승만 대통령의 눈과 귀를 가리고 정치를 하다가 결국은 3.15부정선거를 저질렀다. 그 후 4.19학생의거와 5.16군사정변으로 이어온 것이다. 박정희 대통령 때는 차지철 경호실장과 김형욱 중앙정보부장이 박 대통령의 일거수일투족을 수행 감시했다는 얘기도 있다.

전두환 대통령 때는 충견이란 별명의 장세동이 있었고 대통령의 동생인 전기환이 새마을운동본부 총재를 하면서 정권을 뒤흔든 적이 있었다. 노태우 때는 보통시대의 물대통령이란 별명으로 그냥저냥 넘어갔고 김영삼 정부 때는 그의 아들이 참여를 하다가 영어의 몸이 되기도 했다. 그 후 김대중 정부 때 눈에 띄게 행동을 한 자는 없고 역시 아들들이 말썽을 피운 적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 때는 그의 형이 권력에 참여해서 동생인 대통령을 민망하게 했다. 그 당시 지금의 대통령이 비성실장을 하면서 이런저런 말을 했는데 그것들이 요즘 부메랑이 돼서 돌아오고 있는 판국이다. 지금 정권의 전전 정권인 이명박 때에는 그의 형과 아들이 역시 권력형 사건들에 연루됐고 이 대통령은 옥살이를 했다.

바로 지금의 직전 대통령인 박근혜 정부 때는 대표적 간신으로 김 아무개와 이 아무개 우 아무개를 들 수 있다. 이들 세 사람은 많은 국민들 앞에서 TV연설 혹은 대화에서 박 정부의 실책을 전면 부인 국민들을 우롱했다. 특히 김 모 실장은 근엄한 표정으로(법조인답게) 최 아무개를 전혀 모른다고 큰소리치다가 기자들이 사진 등 증거를 대자 그때서야 시인하는 꼴불견 모양새를 국민에게 보여줬다.

모 국회의원은 호남에서 당선된 유일한 여당(그 당시) 의원으로 대우를 받고 박 정권을 옹호하면서 “아니면 내 손가락에 장을 지진다”라고 했는데 과연 그 다음에 장을 지졌는지는 알 수 없다. 박 대통령 자신도 TV에서 국민 앞에 떳떳치 못한 행동이 몇 가지 있다. 예를 들면 “최순실을 잘 몰랐다”고 했던 말이다. 

그렇다면 오늘날 현 정권에서의 간신은 누가 될 것이며 간신배는 누가 될까? 정치가는 예나 지금이나 국력을 키우고 백성(국민)을 편안하고 행복하게 할 의무를 갖고 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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