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민간심사위원

하루의 일상을 살아가는 데는 대개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한다. 아침형 인간은 새벽 5~6시에 일어나서(그 이전도 있겠지만) 하루의 일을 시작하는 것이고 저녁형 인간은 밤 11시~12시쯤 자는 사람을 일컬어 저녁형 인간이라고 한다. 

이들에게는 다 장단점이 있고 하루에 7~8시간 잔다는 공통점이 있다(특이직업이나 학생의 경우 기본수면을 다 채우지 못하는 경우도 다반사다). 

하긴 필자의 주변에 기이한 수면방법을 가진 사람들도 더러 있긴 하다. 밤 12시가 훨씬 넘어서 자고 아침엔 3~4시간만 자고 일어나서 일한다는 정신적 노동과 육체적 노동자들이다. 

특수직업 관계로 밤과 낮을 반대로 사는 사람들은 예외로 하고 보통 일상적인 사람들의 잠 습관을 말한다. 특수 직업이야 24시간 교대근무(병원 응급실 수출 대기업의 생산라인 등대수 신문제작진 등등)를 해야 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대다수 사람들이야 위의 두 가지 유형에 들어간다.

인간은 24시간 중 1/3은 잠을 자야 한다고 한다. 자는 동안에 우리의 뇌가 쉬게 되고 면역력도 높아지며 내일을 위한 새로운 설계가 진행된다고 뇌 과학자들은 말한다. 필자의 지인 한 사람은 새벽형 인간이다. 아침 4시에 일어나(계절에 관계없이) 그가 다니는 절(사찰)에 가서 예불을 올리고 오면 걷기운동도 되고 머리가 아주 맑다고 한다. 저녁에는 9시 이전에 취침한다고 한다. 

또 한 친구는 역시 4시경에 일어나서 홍천시내 변두리를 한 바퀴 도는 새벽운동을 하는데 보통 1시간 반 정도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같이 걷는다고 한다. 모두들 대단한 노력가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두 사람 지인들은 동갑내기 나이들에 비해 너댓 살은 젊어 보이고 건강도 대단히 좋은 편이다.

이에 비해 필자의 경우는 어찌 보면 게으름의 상징이기도 하다. 저녁엔 보통 11~12시경에 취침하고 아침은 7시 전후해서 기상을 한다. 평균 7~8시간을 자는 편인데 이쯤 되면 저녁형 쪽에 속한다고 봐야하겠다. 어떤 때는 9시나 10시경에 잠을 자게 돼도 기상은 7시에 하니 내 자신이 생각해도 좀 게으른 편이다. 

이미 7년 전에 저세상으로 떠난 아내는 필자와는 정반대로 아침형이었다. 저녁 9시에 자고 아침 4시경에 일어나 책이나 신문을 보고 5시에는 새벽등산을 다녔다. 집 뒷산을 두어 시간 타고 7시쯤 하산해 아침상을 차렸다.

하긴 필자도 10대 후반(고등학교 1년) 1950년대 후반 동안 학생들에게 유일한 학비벌이(요즘은 알바)였던 신문배달을 3년간이나 했다. 당시 6시경에 일어나서 시내에 신문(동아일보) 200여부를 돌리고 나면 온몸에 땀이 밸 정도로 뛰어다녔다. 그렇게 3년을 하다가 학교졸업과 함께 신문배달을 끝내고 보습학원 운영을 6여 년간 했다. 물론 그때는 저녁형 인간으로 아침에는 늦잠을 잤다. 

그러다가 1967년 농협은행 공채에 합격했고 그때 새벽운동으로 테니스를 시작해서 퇴직해인 1997년까지 새벽 6시경에 운동을 하고 출근을 해서 생의 반평생을 아침형 인간으로 살았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아예 아침에는 일찍 일어나지 않는다. 자연스럽게 저녁형 인간이 돼버린 것이다. 

허나 한 달에 두 번 정도는 필자가 다니는 홍천향교(음력 초하루와 보름)의 참배를 위해 일찍 일어난다. 향교는 아침 6시30분에 대성전에 모여 한국의 18현과 중국 문성왕인 공자 그 제자인 안자 맹자 노자 등 유교의 인·의·예·지·충·효·신 7가지의 도덕적 유교이념에 힘쓴 옛 성인들에게 참배하는 의식이다. 아침 조식을 하고 나면 대개 7시가 조금 넘는다. 물론 하절기와 동절기의 시간은 좀 다르지만 일찍 참배하는 것은 동일하다. 

필자가 저녁형 인간이라고 해서 저녁에 특별히 하는 건 없다. 저녁식사 후 아침에 못다 본 신문을 마저 보고 문학월간지와 단행본을 보면서 주로 TV를 본다. 아침형이나 저녁형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하루 일상을 잘 보내고 편안하게 잠들 수 있다면 그것이 행복의 끝이고 시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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