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코로나19의 기세가 한반도로 옮겨 끝 모르게 계속되고 있어 걱정이다. 건국 이래 처음으로 유·초·중·고등학교의 신학년도 개학일이 일주일 연기됐다. 전시가 아닌 평상시에 개학일이 전국적으로 동시에 연기된 것은 초유의 사태가 아닐 수 없다. 학교 수업일수에서 일주일이라는 기간은 결코 짧은 기간이 아니다.

초·중·고등학교의 일 년 수업일수는 190일이다. 학생들이 학교에서 수업을 받아야 하는 날짜 수다. 이번 사태로 교육부에서는 올해 수업일수를 10%범위 내에서 감축할 계획도 검토하고 있다. 학생들은 등교하지 않고 집에서 자유롭게 시간을 보낼 수 있지만 새로운 학년이 시작되는 학년 초인 만큼 학교생활에 대한 준비를 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유·초·중·고등학교는 아직 개학하지 않은 관계로 이번 학년도에 배울 새로운 교과서를 받지 못했다. 따라서 미리 선수학습을 할 수 있는 형편이 되지 못한다. EBS 자기주도학습 코너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으나 지난 학년에 학습한 교과의 내용을 정리해 복습하는 가정학습이 개학했을 때 적응력을 높이고 새로 배우는 교과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바탕이 된다.

3월 9일 개학을 하면 교과별로 진도를 따라 공부를 해야 하므로 독서를 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 이번처럼 뜻하지 않은 공백 시간이 주어졌거나 교과학습에 대한 부담이 없을 때 많은 책을 읽을 것을 권한다. 가뜩이나 집 밖 출입이 바람직하지 않은 사회적 환경을 고려한다면 집에서 책 읽기에 전념하는 것이 최선이다.

요즘 청소년들은 여유 시간이 생기면 책 읽기보다는 인터넷 게임이나 스마트폰을 이용한 게임을 즐기는 경향이 있다. 문명의 이기인 만큼 어느 정도 즐기는 것도 필요하겠지만 장시간 게임을 즐기는 것은 결코 바른 태도가 아니다. 자칫 게임 중독에 빠져들기 쉽다. 독서도 습관이다. 연령과 학교 급에 맞는 독서를 해야 한다.

초등학교 저학년은 동화책을 고학년은 위인전을 읽는 것이 바람직하다. 책 읽기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글쓰기다. 컴퓨터나 핸드폰의 자판기만 두드리면 글이 만들어지다 보니 요즘 젊은이들의 글씨체가 엉망이다. 세계적으로 과학적이고 뛰어나다는 한글을 바르게 쓰는 습관이 초등학교 과정에서 길러져야 한다.

중학교 학생들은 동서고금의 명작소설이나 CEO들의 자서전과 같은 수필집을 읽는 것이 좋다. 중학교 신입생들은 여느 학년보다 입학 준비를 잘해야 한다. 학교 체제가 초등학교와는 전혀 다르기 때문이다. 시기적으로도 감수성이 매우 예민한 시기로 사춘기다. 책을 많이 읽고 부모님이나 가족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

고등학교 학생들은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서적을 선택해 읽는 것이 좋다. 고등학교 신입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자연계와 인문계로 진로가 구분된다. 고3의 경우에는 수능 최저학력을 맞출 교과에 대한 학업에 정진해야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과목이나 단기간에 성적을 올릴 수 있는 과목을 선택해 집중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대학입학을 앞둔 예비대학생들이나 대학생들은 전공 관련 서적들을 읽어야 한다. 또한 전공 분야를 가릴 것 없이 한국사와 영어 공부를 해야 한다. 학점 관리 못지않게 취업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학과 공부로 인해 소홀했던 고등학교 때와는 달리 대학생들의 독서는 폭넓게 이루어져야 한다.

집 밖 출입이 제한된다고 해서 운동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실내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 얼마든지 있다. 팔굽혀펴기, 앉았다 일어서기, 윗몸일으키기 등은 물론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서라도 체력을 관리해야 바이러스로부터 저항력을 키워 건강을 증진할 수 있다. 건강은 건강할 때 지켜야 한다.

개학일이 연기됨에 따라 쉴 수 있는 시간이 많아져 좋다는 생각은 좋은 생각이 아니다. 오히려 새 학년을 시작하는 데 준비할 시간이 더 주어졌다는 긍정적인 생각으로 연기된 시간을 보낸다면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될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는 말이 있다. 시간이 더 주어진 기간을 잘 활용해 새 학년을 멋지게 설계하고 시작하길 바란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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