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천양수발전소 건설을 위한 준비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찬반 논란 속에서 국책사업으로 최종 확정되었고 사전준비를 위한 현장사업소가 개소되었다. 아직도 양수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는 해당 지역주민의 목소리가 여전하다. 결정되었으니 그만이라는 식의 사업 추진보다 대화와 설득을 통해 지역주민 모두와 소통하고 공감하는 홍천양수발전소가 만들어지길 기대한다.

지난 11월 초 경기도 청평의 「호명호수」를 다녀왔다. 경기도 가평군 청평댐의 양수발전소로 호명산에 만들어진 인공호수가 가을 단풍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절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강원도 춘천과 인접해 있음에도 널리 알려지지 않은 호수였지만 수도권 시민들에게는 관광과 휴식처로 꽤나 알려져 있다.

호명호수에 가기 위해서는 청평 상천리에서 차량으로 이동하면 산 밑에 주차장이 있고 주차장에서 호수까지는 걸어가거나 셔틀버스를 이용하게 된다. 별도의 입장료는 없으며 버스를 이용할 때 편도로 1,400원 정도의 승차료를 지불해야 한다. 버스가 이동할 때마다 꽉 찬 만원 버스였을 뿐만 아니라 단풍을 감상하며 걸어서 오르내리는 관광객도 상당했다.

호명호수 주변에 카페는 물론 휴게 시설이 다양하게 설치돼 있었으며 다양한 식물로 정원이 잘 정리되어 있어 호수를 찾는 사람들에게 충분한 휴식 장소를 제공하고 있었다. 주차장에서 호수로 향하는 등산로도 여러 개의 코스로 개설되어 시간이나 신체와 체력적인 능력에 따라 선택적으로 등산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호명산 아래 주차장 주변에는 계곡을 따라 많은 펜션단지가 들어서 관광객을 맞고 있으며 저수지에는 낚시터가 개설되어 있어 다양한 취미활동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설이 통합적으로 관리 운영되고 있었다. 국도에서 주차장까지의 도로변에 식당, 카페 등이 이용자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으며 지역민에게는 소득 창출원이 되고 있다.

청평양수발전소를 처음 개설할 당시 수십 년 뒤인 오늘날의 모습을 상상하면서 설계하지는 않았을 것 같다. 당시에는 오직 전기를 생산할 목적으로 산 위에 물을 담수할 호수를 만들었을 터인데 지금은 전기를 생산하는 기능보다 휴양과 관광의 기능이 더 커진 모습이다. 따라서 처음부터 전력의 생산과 관광을 목적으로 융합 설계한다면 멋진 휴양지가 만들어질 수 있다.

홍천양수발전소 위치는 동홍천 IC에서 매우 가깝다. 접근성 면에서 보면 호명호수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 지리적 여건을 갖추고 있다. 주지하다시피 홍천에는 역사적인 가치가 있는 문화유적지는 수타사 외에는 이렇다 할 자원이 없으며 하늘이 내려준 천혜의 자연경관도 매력적인 곳이 많지 않다. 따라서 인공적인 관광자원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지역이다.

지방자치시대가 되면서 자생력을 강화하는 것은 지역산업의 발전과 관광수입을 극대화하는 일이다. 인구수가 점차 감소되어 예산확보가 어려운 점을 감안하면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는 양수발전소 개설을 계기로 20년 또는 30년 이후를 보면서 지역주민의 휴양지는 물론 외지인들에게 각광받는 관광명소로 만들어야 한다.

한국수력원자력에서 홍천양수발전소를 만듦에 있어 지역의 미래를 크게 고민하지는 않을 것이다. 예산 범위 안에서 만들려 할 것은 너무나 자명하다. 홍천군이나 의회 등 지역에서 관심을 갖고 관계기관이나 부처를 쫓아다니면서 방안을 제시하고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 그 기준으로 호명호수를 벤치마킹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현재 강원도에는 양양양수발전소가 있다. 물을 끌어올려 담수하는 장소는 인제군 기린면에 있다. 그러나 기린면의 담수 장소를 휴양지로 크게 이용하고 있지는 않다. 기린면의 담수 장소도 진동계곡의 상류 지역으로 사전 계획에 의해 건설했다면 훌륭한 휴양지가 될 수 있었겠으나 현재의 모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홍천양수발전소의 설계과정이 매우 중요하다. 전력생산을 위한 내부 설계는 보안이 유지되더라도 물을 끌어올려 담수하는 외부 설계는 공개되어 4계절 관광휴양지로 만들어지길 바란다. 홍천양수발전소는 읍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서면의 대명 비발디와 달리 홍천읍과 인접해 있어 홍천지역 경기 활성화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 분명하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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