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에 따른 「국방개혁 2.0」 병력 재배치 계획에 따라 화천군, 양구군 등 접경지역의 지자체 및 주민들의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 지역주민들이 집단으로 정부 부처를 찾아 항의하는 등 집단행동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11기계화보병사단의 주둔지인 우리 고장에서도 남의 일이 아닌 듯하다.

우리 고장도 위기가 있었다. 11사단과 양평지역에 주둔하고 있는 20사단이 합병된다는 계획에 따라 지자체 및 번영회와 각 사회단체에서 현수막 게첨은 물론 국방부 및 정부의 관련부처를 쫓아다니며 노력한 끝에 11사단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게 되었으며 신병교육대의 홍천 유지를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인근 지역 지자체와 주민들의 염려와 노력을 보면서 발 빠르게 잘 대처한 우리 고장의 지혜가 돋보인다. 현수막을 걸고 관계요로를 쫓아다니며 지역발전을 위해 애쓴 모든 분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홍천은 어쩔 수 없이 군부대가 산업인 지역이다. 제11기계화보병사단과 기갑여단의 장병들이 홍천 경제에 기여하는 바는 새삼 설명이 필요 없다.

대중가요 노래 가사에도 있듯이 ‘있을 때 잘해’야 한다. 사람들은 평소 산소의 고마움을 모른다. 병원에서 산소마스크를 착용하고서야 산소의 존재 이유나 고마움을 알게 된다. 군 장병들이 있을 때는 그들의 존재의미를 크게 느끼지 못하지만 없다면 크게 느끼게 될 것이다. 따라서 있을 때 좀 더 친절하게 잘 대해줘야 한다.

최근 군 장병들의 병영문화에 큰 변화가 왔다. 평일 외출 시간이 주어지고 휴일에는 핸드폰 사용이 가능해졌다. 장병 외출 소식이 처음 알려졌을 때 접경지역 지자체마다 크게 환영하며 지역 경기 활성화의 계기로 삼고자 했다. 음식, 숙박, 택시, 게임방 등 관련 업체를 대상으로 외출 장병 유치 전략을 세웠다.

장병들이나 면회객을 대상으로 바가지요금 근절하기, 친절하게 대하기 등을 지자체에서 당부하며 협조를 요청했을 때 일부 상인들은 오히려 군 장병들이 버르장머리가 없다며 군부대에서 제대로 된 인성교육을 실시해야 한다고 볼멘소리를 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는 주객이 전도된 생각이다. 버릇이 있고 없고를 떠나 그들은 우리 고장의 소중한 고객이다.

군 장병도 어쩔 수 없는 신세대 젊은이들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누구나 집에서 귀하게 성장하고 자기중심적이며 의지력이 약하다. 군복을 입은 청년을 남의 자식이라는 생각을 버리고 내 자식이라는 시각으로 본다면 간혹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동들이라 해도 충분히 이해하고 보듬을 수 있다고 믿는다.    

지자체에서는 오래전부터 ‘군인의 날’을 설정해 운영해 오고 있다. 정말 잘하고 있는 정책이다. 군인들을 위한 위로 행사 못지않게 우리 지역주민들이 군 장병들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혈기 왕성한 젊은 청춘의 시절을 보낸 홍천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게 해 주는 일은 전역 후 홍천을 다시 찾게 하는 계기가 된다.

더 많은 상가에서 군 장병들을 우대하고 더 친절하게 대하고 더 따뜻하게 위로하고 격려해 주는 풍토가 조성되길 바란다. 핸드폰을 소지하고 외출하는 장병들은 SNS로 친절한 업소, 불친절한 업소를 매우 빠른 속도로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특히 고약한 업소로 한번 소문이 나면 회복하기가 쉽지 않다.

국방부의 「국방개혁 2.0」 계획에 의하면 2022년부터 현재보다 10여만 명의 군 장병 수를 감축하게 된다. 물론 군사 장비의 첨단화로 줄어드는 병력 수 공백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인구 감소와 4차 혁명의 인공지능시대에 맞는 국방부의 전략적인 계획이다. 변화는 피할 수 없는 대세다.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홍천은 그동안 11사단의 주둔으로 지역발전의 동력을 얻었다. 앞으로도 더 큰 발전을 위해 군 장병들에게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양평으로 떠나거나 축소될 수도 있었던 부대를 힘든 노력으로 붙잡았다면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줘야 하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화천, 양구 등의 모습을 보면서 안도의 한숨을 쉴 것이 아니라 군 장병들에게 더 잘해줄 것을 고민해야 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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