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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F 확산 막기 위해 북한과 공조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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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30  16:4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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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준영
대한수의사회 부회장,
홍천읍 김준영 동물병원 원장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지난달 17일 경기 파주 한 농장에서 확진 판정이 난 이후 임진강 국경지역을 따라 확산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의심 신고는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는 접경지 특히 임진강을 중심으로만 확진 판정이 나오는 걸로 미뤄볼 때 북한에서 바이러스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특히 최근 전체 사육 돼지에 대한 살처분이 이뤄진 인천 강화군의 경우 임진강과 한강의 합류점인 데다 바다 바로 건너가 북한이기 때문에 원발지로서 가능성도 크게 점쳐진다.

이러한 상황에서 추가적인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선 북한과의 공조가 시급하다. 북한에선 협동농장에서 소규모로 돼지를 키우는 경우가 많고, 군부대에서도 막사 내에 돼지를 키우는 경우가 많다. 현재 접경지 인근 군부대에서 키우는 돼지들이 ASF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크다. 북한 전역에 ASF 바이러스가 퍼졌다는 국가정보원의 보고가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군부대 막사에서 돼지를 키울 경우 사후 처치가 매우 곤란할 것이다. 북한에 ASF 진단키트가 부족하기 때문에, 전방에서 키우는 돼지 한 두 마리가 폐사를 보이더라도 ASF 감염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다. ASF에 걸린 돼지들은 고열과 설사 증상을 보이다 나중엔 혈관이 터지고 전신에 청색증 증상을 나타내게 된다. 이 경우 돼지고기를 먹을 수도 없다. 폐사 돼지들을 땅에 일일이 묻기도 어려울 것이고 소독약이 없기 때문에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결국 야산에 내다 버리거나 강에 버렸을 가능성이 큰 것이다. 아마 이를 통해 임진강을 건너 남한으로 넘어왔을 것이다.

가장 현실적인 남북한 방역 공조 방법은 우선 급한 대로 소독약이라도 북한에 보내는 것이다. 이 소독제와, 구충제, 구제역 백신 세 가지 품목에 대해선 지난 2월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본부에서 UN사에 문의에 대북제재 품목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받은 바 있다. 가격이 비싼 것도 아니다. 정제로 된 소독제 5g을 물 10리터에 넣으면 소독약 10리터가 만들어져 효율성이 높다. 300~1000만 원만 투자하면 소독약 몇만 톤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방법은 전례가 없는 일도 아니다.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시절 북한에 돼지열병(CSF)이 확산했었다. 당시 통일부가 허락해줘서 통일농수산사업단 명의로 소독약과 CSF 백신, 항생제 구충제 등을 북한에 전달한 바 있다. 지금도 통일부와 정치권이 조금만 노력하면 얼마든지 소독약을 보내는 일은 가능할 것이라 본다.

이에 더해 남북 수의사간 교류라도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적어도 수의사들끼리는 정보를 교류해서 남북 공동으로 ASF가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경기 북부를 중심으로 ASF가 발병하고 있지만 더 시간이 지나면 강원도, 동해를 통해서 바이러스가 넘어올지도 모르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존의 지식에 안주해서는 결코 안 되며 우리의 방역체제에 함께하지 않는 전문가들의 독특한 의견이 있을 수도 있다"며 "그런 분들의 의견도 충분히 수렴해서 이번 일이 원만하게, 그리고 조기에 수습될 수 있도록 해주시기 바란다"고 말한 바 있다. 오는 15일 평양에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전 남북한 경기가 예정돼 있다. 문화 스포츠 교류는 이렇게 지속되고 있다. 남북한 방역 교류 역시 하루빨리 이뤄질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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