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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청탁금지법 이야기 -149-청탁과 뇌물 그리고 이해충돌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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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25  10:4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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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만 박사(정치학)
전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한국철도시설공단 이사

민족 최대 명절인 한가위는 추석이라는 말과 같이 쓰입니다. 우리 속담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추석은 언제나 풍성한 느낌을 줍니다. 하지만 올 추석은 예전 같지 못했다는 분위기입니다. 기업마다 경영난으로 보너스(떡값)가 많이 줄어들었나 봅니다.

국민의 80%가 이용한다는 인터넷 네이버 검색창에 ‘떡값’이란 단어를 치면 ‘보너스’ ‘추석떡값’ ‘명절떡값’ ‘공무원떡값’ ‘군인떡값’ ‘삼성떡값’ ‘떡값검사’ 등 20 여 개의 단어들이 나옵니다. 전통적인 의미의 떡값은 설날이나 추석에 직장에서 주는 특별한 수당을 이르는 말이었습니다. 예를 들면 70∼80년대 산업화 시절에 서울 구로공단 경북 구미공단 등에서 일하던 산업체 근로자들이 명절 쇠러갈 때 기업대표들이 특별보너스를 줘 떡 과자 등을 사가는 데서 유래됐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떡값은 네이버 검색창에 나타나듯이 뇌물을 가리키는 말로 굳어졌습니다. 대표적으로 지난 2007년에 김용철 변호사가 삼성그룹을 퇴사하여 삼성이 검사들에게 떡값 명목으로 수천만 원의 뇌물을 공여하였다고 폭로하였고,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은 검사들은 ‘떡값 검사’라는 말이 생겨났습니다.

학교주변에서 들어본 ‘촌지(寸志)’는 은혜 입은 스승에게 작은 성의 표시로 건네던 금품이었습니다. 지금은 뇌물로 굳어진 단어가 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청하여 부탁한다’는 ‘청탁(請託)’도 긍정의미는 사라지고 비리와 연관된 부정의미가 더 많이 연상됩니다. 청탁은 ‘원고청탁서’ ‘주례청탁서’처럼 저명한 분들에게 글이나 주례 등을 부탁할 때 쓰던 말입니다. 그런데 이 단어도 ‘인사청탁’ ‘공사수주 청탁’처럼 부패 의미로 굳어졌습니다.

요즘은 부정청탁금지법(일명 김영란법) 등 각종 법령으로 청탁 및 금품 수수 행위를 규제함에 따라 과거의 ‘명절떡값 수수모습은 거의 사라진 것 같습니다. 청탁금지법에 따르면 모든 공직자(공무원+공직유관단체 임직원)와 언론인 사립교원은 직무 관련자로부터 어떠한 금품도 수수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모든 공직자들이 준수하도록 마련한 ‘공직자행동강령’은 공직자가 직무 수행 과정에서 지켜야 할 윤리 판단 기준을 구체화하고 자율적으로 실천함으로써 외부로부터 부당한 유혹을 극복할 수 있도록 되어 있습니다. 2003년 5월 대통령령(시행령)으로 제정된 행동강령이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행동강령을 위반한 공직자는 견책에서 최고 파면까지 처벌을 받습니다.

한편 청탁금지법은 원래 제정 당시 ‘이해충돌 방지’ 조항이 들어 있었는데 국회에서 삭제하는 바람에 사실상 절름발이 법이라는 비난이 거셌습니다. 이해충돌은 공직자의 사적 이익과 공익을 수호해야 할 책무가 서로 부딪치는 상황을 가리킵니다.

공정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이해충돌 유혹은 우리 주변에 널려 있습니다. 우선 공직자가 자신·가족·친족 등과 이해관계가 있는 직무를 수행하면 이해충돌이 됩니다. 직무 관련자로부터 부정하게 돈을 빌리거나 부동산 거래를 통해 사익을 얻는 것도 해당됩니다. 직무 과정에서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부동산 거래로 이익을 얻는 것도 이해출동에 걸립니다.

미국의 '뇌물 및 이해충돌방지법'은 공직자가 자신의 재정적 이해관계와 관련된 사안에 참여하면 1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또 '친척 채용 제한법'에 따라 자신의 소속 기관에 친·인척을 임명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공직자 이해충돌을 방지하거나 사후 처벌할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습니다. '공직자윤리법'도 이해충돌 방지 방안을 규정하고 있지만 원칙적·선언적 규정에 그치고 위반 시 처벌 조항이 없어 '반쪽짜리' 법이란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7월 입법예고한 ‘이해충돌 방지법안’이 국회에서 하루빨리 제정되길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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