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년 전 화성에서 연쇄적으로 발생했던 살인사건의 용의자가 특정되었다는 뉴스보도가 화제가 되고 있다. 공소시효가 지나 자칫 추억 속으로 사라져갈 뻔했던 미제의 사건이 첨단과학인 DNA의 검사결과 일치하는 범인이 확인되었다. 끔찍한 살인사건이 증가하고 있는 풍토 속에서 첨단과학의 쾌거가 아닐 수 없다.

이번 쾌거는 강력 사건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다는 경찰의 집념과 현장에 있었던 자료들이 온전하게 잘 보존되어 있었기에 가능했을 뿐만 아니라 정확해진 최첨단과학의 발달 결과다. 공소시효가 지났다고 간과해 버렸다면 영원히 밝혀지지 않았을 사건이라는 점을 생각해 보면 포기하지 않은 집념의 산물이 분명하다.

현재 첨단과학의 DNA 확인으로 화성에서 발생했던 5, 7, 9번째 살인사건 범죄자로 특정되고 있는 범인은 부산교도소에서 처제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잔혹한 범죄로 무기징역형으로 수감되어 있는 인물이다. 교도소에서는 모범수로 생활하고 있다는 그의 이중적인 모습 소식이 반갑지 않은 것이 형을 감형 받고 사회로 나와 또 다른 범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특정되고 있는 이춘재는 화성 세 번의 연쇄사건은 물론 현재 무기징역형을 선고 받은 처제 살인 사건까지 포함하면 네 번의 살인 행위를 저지른 인간이기를 포기한 흉폭한 살인마다. 얼마나 더 다른 범죄에 관련되어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그의 엽기적인 살인행적을 볼 때 사회와 영원히 격리하는 것이 너무나 마땅하다.

30여 년 전 화성은 지역 주민은 물론 전 국민적으로 공포의 마을이었다. 여성들을 대상으로 한 살인 사건이 십여 차례 연쇄적으로 발생했으나 범인이 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주민들이 받았을 정신적인 충격이나 고통은 상상하기 어렵다. 엄청난 수사요원과 인력이 동원됐음에도 열 번째 사건만 범인이 잡혔을 뿐 나머지 사건은 미궁 속에 빠져들었다.

대한민국 3대 미제사건으로 불리는 살인 사건이 있다. 화성의 부녀연쇄살인사건과 대구의 개구리소년사건 그리고 이형호 어린이 유괴사건 등이다. 대구의 개구리소년사건도 소년들의 시체는 확인이 됐으나 범인은 잡히지 않았으며 이형호 어린이 사건 또한 의혹만 가득한 채 범인이 잡히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공소시효가 지나버렸다.

화성부녀자연쇄살인사건은 ⌜살인의 추억⌟, 서울 이호형 어린이 유괴사건은 ⌜그놈 목소리⌟, 대구의 개구리소년 사건은 ⌜아이들⌟이라는 영화로 제작돼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졌던 사건들이었다. 화성부녀자연쇄살인사건의 실마리가 확인되고 있는 만큼 나머지 사건들에 대한 범인들도 끝까지 추적해 완전 범죄는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되길 기대해 본다.

최근의 살인사건 중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사건이 고유정의 전남편 살인 사건이다. 남편을 끔찍하게 살해하고 완전범죄를 만들기 위해 시신을 훼손해 바다에 버리는 등 증거를 완벽하게 인멸해 살인자는 있으나 피해자가 없는 해괴한 사건이 만들어졌다. 앞으로도 범죄자들은 완전범죄를 꿈꾸며 더 흉폭한 짓을 계속할 것이다.

요즘 도로는 말할 것도 없고 집 주변이나 차량 등에 CCTV가 설치되어 있어 그물과 같은 안전관리 망이 설치되어 있다. 여기에 0.001%의 불일치도 허용하지 않는 첨단과학의 발달로 범인들의 설자리가 없는 사회가 만들어지고 있어 다행스럽다. 크고 작은 어떤 형태가 됐든 살인사건이 발생하지 않게 되길 바란다.

살인사건이 발생했을 경우에는 공소시효에 관계없이 끝까지 범인을 잡아 처벌하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현재 대형 살인사건은 공소시효가 적용되지 않는다. 하지만 선별적으로 적용할 것이 아니라 모든 살인사건은 공소시효에 관계없이 범인을 끝까지 추적해 잡아냄으로서 완전범죄는 없다는 것을 각인시켜주어야 한다.

이춘재라는 특정된 범죄자의 엽기적인 살인행각과 교도소에서의 이중적인 생활모습, 최근 발생한 고유정의 완전범죄를 꿈꾸는 시신 유기 모습의 살인 사건 등을 접하면서 사형제도의 유지와 조속한 형 집행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한다. 이번 쾌거를 계기로 살인범은 반드시 잡힌다는 등식이 만들어지길 기대하며 범죄 없는 대한민국을 꿈꾼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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