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전 홍천예총 회장, 국가기록원민간위원

우리는 수년전까지만 해도 백의민족이니 배달의 단일민족이니 해서 한민족 혈통을 중시하는 사회적 통념이 있었다. 요즘은 많이 개방이 돼서 백의민족을 찾는 예가 많지 않다. 우리는 일찍이 혼합 민족의 대열에 끼어있었다. 

삼국시대 이전 가야국 때 이미 인도에서 허 씨 여인이 와서 가야왕후가 됐고 그 후손들이 신라시대 왕의 대통을 잇기도 했다. 그 후 몽고의 침입 임진왜란 정유재란 병자호란 6.25 한국전쟁 등 수많은 전란을 겪으면서 순수 백의민족은 상실하고 혼합 민족의 길을 걷고 있다.

그러다가 1960년대에는 인구가 너무 많이 늘어난다고 산아제한정책으로 많은 청년들이 이에 동참해 한 가정 둘 낳기 운동을 전개하다가 급기야는 하나 낳기 운동까지 펼쳤다. 불과 4~50년 전 얘기다. 그러던 것이 갑자기 인구가 줄어들기 시작해서 요즘은 한 가정당 0.96명의 신생아가 탄생하고 있다. 세계에서 저출산 1위인 것이다.

이렇게 가다가는 몇 십 년 후의 한국은 인구가 없어 이 지구상에서 영영 사라질 것이라는 게 인구전문가들의 얘기다. 실로 통탄할 일이다. 신생아 낳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해 인구를 늘려야 하는데 사회적 여건이 그렇지 못해 온 나라가 근심이다. 독신주의자들이 계속 늘어나고 아기를 낳지 않는 가구도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 해결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동남아나 중앙아시아 등에서 신붓감과 일 할 청년들의 이민을 받는 것이다. 대대적인 인구유입정책으로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거다. 미국이나 캐나다처럼 말이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4%가 조금 넘는다고 한다. 싱가포르는 45%가 이민자들이다. 미국은 본토인(인디언) 일부를 빼고는 거의 다 이민자들이다. 그야말로 이민자 천국이다. 뉴질랜드나 호주 등도 본토 원주민은 많지 않다.

우리 홍천군도 수백가구의 이민자 가족이 살고 있다. 우리가 말하는 다문화가족들이다. 우리고장의 다문화가정은 어린이가 2~3명씩 있어 농촌의 인구증가에 적극 이바지하고 있다. 이는 참으로 좋은 현상이다. 처음에는 농촌총각 장가들이기 운동으로 시작해서 지금은 다양하게 외국 아가씨들이 한국의 남자들과 결혼해 잘 살고 있다. 허나 언어의 장벽과 문화의 차이 때문에 어려움도 많지만 그래도 대다수 다문화가족들은 잘 살고 있다.

농촌의 일손을 위해서는 계절근로자라고 해서 농번기에 한시적으로 인력을 수입해 농촌일손을 해결하고 있다. 문제는 다문화가족들이 행복한 가정을 누리는가가 문제다. 언어 소통 문제가 제일 클 것이고 문화의 적응 주변의 의식 등등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닐 텐데 이런 문제를 잘 해결해나가야 할 것이다. 

물론 경제적인 문제와 자녀들의 교육문제도 어려운 점이 많을 것이다. 우리고장의 다문화가족들을 위해서 다문화가족지원센터가 행정기관과 민간단체의 합심으로 잘 운영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도 잘 운영되고 있는지는 살펴봐야 할 것이다.

특히 다문화가정의 교육문제는 잘만 풀어나가면 긍정적인 면이 많다. 우선 2~3개국의 외국어를 배울 수 있다. 우리나라 말과 어머니 나라의 말을 어려서부터 배울 수 있을 것이다. 우리말을 빼고 2개국 나라의 말을 잘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물론 어렵겠지만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어머니 나라의 말을 잘 배워야 한다. 앞으로 중·고·대학에 진학 할수록 외국어는 절대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군민들은 외국(다문화족)인들을 차별의 눈으로 봐서는 절대 안 될 것이다. 그들은 이유야 어떻든 고국을 떠나 우리나라에 와서 정착해 가정을 꾸미고 살고 있다. 우리는 늘 따뜻한 말과 시선으로 그들을 대하여야 하겠다. 그들도 우리의 군민이고 이웃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