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체육입국의 스포츠강국이다. 동·하계 올림픽, 월드컵 축구대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치른 몇 안 되는 나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최근 체육계의 적폐청산이 대두되면서 위기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스포츠 장면에서 위기 다음에는 기회가 온다는 속설이 있으나 체육인들이 정신을 차려야 할 시기다.

주지하다시피 대한민국에 있어 스포츠는 국민 에너지였다. IMF의 외환위기 속에서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용기를 준 것이 골프의 박세리와 야구의 박찬호였다. 계속되는 시련과 아픔의 좌절과 절망의 처지 속에서도 그들에게서 희망을 찾고 도전정신을 찾아 위기를 극복해낼 수 있었다.

세계적인 선수들이 탄생할 때마다 국민들은 환호했다. 그러나 그 선수들이 어느 날 하늘에서 뚝 떨어져 영웅이 된 것은 아니다. 선수 자신의 각고의 노력과 눈물의 땀이 있었고 지도자의 뜨거운 열정이 있었으며 국가가 제도적으로 뒷받침해 가능했다. 세상에 절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공짜는 없는 것이다.

선수육성 프로그램 못지않게 능력 있는 지도자를 양성하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우리는 히딩크라는 세계적인 명장을 통해 지도자가 갖고 있는 리더십의 중요성을 확인했다. 박항서 감독이 베트남에서 각광받고 있다. 그가 훌륭한 선수출신이 아님은 누구나 다 안다. 더 많은 제2, 제3의 박항서 감독을 양성해 내려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우리는 ‘꿈은 이루어진다’는 구호를 현실로 만든 한일월드컵 축구대회를 기억하고 있다. 남북으로 분단되고 세대 간 갈등이 증폭되며 동서로 갈린 국민정서를 하나로 묶을 수 있었던 것이 축구였다. 스포츠는 인류가 만든 최고의 문화다. 요즘 박항서 열풍으로 뜨거워진 베트남 축구를 보면 쉽게 확인이 가능하다.

선수들이 외국에서 벌어들이는 외화도 만만치 않다. 류현진, 손흥민, 정현, 박인비 등은 매년 엄청난 연봉의 보수를 받고 있다. 따라서 우수선수들이 많으면 많을수록 국가경제에 도움이 되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밖에도 눈에 보이지 않는 국격과 문화 그리고 경제적인 효과는 대단하다. 체육계에 만연되어 있는 적폐는 청산되어야 마땅하다. 그러나 빈대 잡자고 초가삼간을 불태울 수는 없다. 오히려 엘리트 체육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시대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문제가 있는 것은 찾아 개선하고 바람직한 것은 더욱 심화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산업화시대를 거쳐 인공지능의 4차 혁명시대에서는 교육의 목적을 개인의 적성과 소질계발에 두고 있다. 개인이 갖고 있는 소질을 조기에 찾아 더욱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종목별로 자신의 소질에 맞는 운동을 찾아 조기에 계발을 하면 장차 훌륭한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환자가 발생하면 병원에서는 진단을 정확하게 해야 알맞은 처방을 통해 치료를 할 수 있다. 요즘 발생하는 의료 사고 중에도 왼쪽 다리에 문제가 생겼는데 오른쪽 다리를 치료하는 경우가 종종 나타나곤 한다. 무엇이 문제인지 정확하게 원인을 분석하고 문제 해결에 맞는 처방을 해야 한다.

빠른 변화 속에서도 스포츠라는 문화는 인류에 여전히 중요하게 자리매김하고 있으리라는 생각이다.아픔이야 있겠지만 썩고 부패한 부위는 수술대 위에 올려놓고 과감하게 환부를 도려내고 새살이 돋게 해야 한다. 특히 꿈나무들인 학생선수들이 체계적으로 육성되도록 하는 일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 된다.

스포츠계의 적폐 청산을 위해 다양한 정책이 만들어질 것이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엘리트체육선수 육성과 발전에 저해가 되는 정책이 아니기를 기대한다. 앞으로도 우리는 스포츠라는 문화를 통해 더 큰 에너지를 만들어내야 하고 더 품격 있는 나라를 건설해 나가야 한다. 더 큰 고민과 연구가 절실하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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