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봉
홍천전통발효연구회장

우리나라 전통양주는 당화제와 발효제를 겸비한 미생물의 자재이고 생리기능성물질이 생성될 수 있으며 막걸리는 찹쌀, 멥쌀, 옥수수 등의 전분질을 원료로 하고 혐기성 발효제 누룩을 첨가하여 만든 전통주이다.

누룩은 주변 환경과 온도, 습도, 친환경 유기농 재료 등이 좋아야 잘 만들어진다. 이들의 곡물은 주성분이 단당이 아닌 포도당이 수 만개 연결된 전분이다. 알콜 발효를 위해 단당으로 분해해줄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알코올을 발효하는 효모는 전분을 이용할 수 없고 단당이나 설탕, 유당 등 단순 당만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분을 분해할 수 있는 아밀라아제를 대량 생산하는 과정이 누룩이다.

밀을 갈아 물로 적당히 반죽을 하고 원반모양(모양은 다양하게)의 덩어리로 뭉친 후 전분분해효소 생산능력이 강한 곰팡이를 이용하여 아밀라아제를 생산하게 한다. 밀은 미생물의 번식이 잘되는 재료(배지)다. 재래적인 방법으로 공기 중의 미생물이 자연히 착생하여 번식하게 된다. 주로 누룩곰팡이 거미줄곰팡이 털곰팡이 등이 번식하게 된다.

양조장에서는 아밀라아제를 많이 생산하는 우량곰팡이를 분리하거나 구입해 두었다가 고두밥에 살포하여 만든다. 누룩은 덩어리누룩도 있고 가루누룩도 있는데 누룩은 밀로도 만들 수 있고 쌀로도 만들 수 있다. 쌀로 만든 것은 보통 누룩이라 하지 않고 국(麴)이란 명칭을 하고 있으며 백국(白麴):밀가루에 찹쌀가루를 더 넣어 만든 누룩)은 이런 누룩을 물에 풀어 전분에 작용시켜 아밀라아제에 의하여 분해되어 포도당이 나온다. 이런 과정을 당화라고 한다.

백국으로 술을 빚으면 통밀을 이용한 술보다 술 색깔이 맑으며 맛이 독특하고 고소한 향도 난다. 그런데 잘못 빚으면 당화력이 떨어져 신맛이 날 수 있다. 당화를 위해서는 꼭 누룩이 아니더라도 아밀라아제만 공급하면 전분당화가 가능하다. 좀 이상하긴 하지만 전분 액에 적당히 침을 뱉어서(입으로 씹어서) 따뜻하게 하면 역시 당화가 일어나 알코올이 될 수 있다.

이렇게 만든 누룩을 고두밥(완전히 익혀야)과 섞어서 물을 부어주면 누룩 속에 있던 효소가 용출되어 쌀 전분을 가수분해 하게 되고 거기서 나오는 포도당을 효모가 알코올로 전환한다. 그래서 아밀라아제가 많이 생산되어있는 누룩이 좋은 누룩이다. 누룩곰팡이는 아밀라아제뿐만 아니라 단백질분해 및 지방분해효소의 생산능력도 있는 것이다.

이들 효소가 술의 맛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좋은 누룩곰팡이를 사용하면 좋은 발효미생물이 좋은 술을 만들 수 있다. 누룩은 술을 만들 때 밀이나 쌀 등 곡물을 이용하여 만든 일종의 발효제인 것이다. 즉 누룩곰팡이와 같이 술을 만드는 효소를 가진 곰팡이들을 미리 곡류에 번식시킨 것이 바로 누룩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누룩곰팡이는 술을 만들 때 필요한 대표적인 지낭균으로 바로 누룩을 만드는 데 필요한 곰팡이이다.

미생물의 덩어리인 누룩으로 빚은 술, 누룩과 엿기름으로 만든 약과와 식혜, 젖산발효로 만들어진 김치, 콩을 삶아 곰팡이를 발효시켜 만든 장류, 우유를 발효시켜 만든 치즈와 요구르트 등 다양하다. 이처럼 품질 좋은 누룩을 만드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다. 결국 최고의 누룩이 최고의 막걸리이며 최고의 기능성 발효 추출물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인간에게 유익한 곰팡이와 미생물의 활용은 다양하며 방법에 따라 조건에 따라 재료에 따라 첨가제에 따라 다양한 기능성을 갖고 있다. 천연누룩과 막걸리 발효성분과 같은 친환경적인 성분과 그 효능에 대한 연구로 항산화, 미백, 보습, 항균작용이 요즘 과학적으로 입증되면서 미용을 목적으로 다양한 천연성분을 이용한 화장품 개발에도 활용하고자 연구하고 있다.

기능성 막걸리에 가라앉은 발효 추출 잔유물을 이용하여 여러 기능으로 활용하면 오히려 위에 있는 술보다 부가가치와 기능성 효능이 뛰어날 수도 있다. 이렇게 하는 데는 밀누룩 보다 흑미나 현미누룩을 이용하면서 기타 기능성 약제를 적당한 비율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전통막걸리의 최적 레시피를 과학적인 발효조건 및 방식을 접목 확립하면서 생리적인 기능성 활용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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