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홍천문화원 부원장, 국가기록원민간위원

일하기 싫으면 먹지도 말라는 말이 있다. 사람에게는 일감이 있어야 한다. 육체적 노동이나 정신적 노동이나 간에 직업이 있어야 사람구실을 한다. 물론 나이 들어 노령이 됐을 때는 젊어서 벌어놨든가 노후대책을 완벽히 해놨다면 일 안하고 편히 노후를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일을 해야 먹고 살 수 있다.

일은 안하고 놀면서 잘 먹으려는 사람들이 늘면 그 사회는 발전이 없고 불행한 사회가 된다. 요즘 언론에서는 일자리가 없어 실업자가 많다고 한다. 특히 대학을 나온 고급 인재들이 놀고 있다고 한다. 물론 고급 일자리만 찾으면 쉽지 않다. 허나 자기 수준에 맞는 곳을 찾기 위해 임시라도 무언가를 해야 한다.

시골의 중소도시 공단 중소기업에서는 생산직 직원을 못 구해서 공장 문을 닫을 지경이다. 어렵사리 직원을 뽑더라도 몇 달 못가서 그만둔다고 한다. 그 직장이 3D직장도 아니고 단순노동 생산이나 산업시설인데도 말이다.

평균 2백여만 원의 급여에 4대보험 다 들어주고 주52시간 철저히 지켜준다고 한다. 토요일이나 휴일 근무 시 15%의 임금 특별수당도 지급한다고 한다. 아침 9시 출근에 오후 6시 퇴근의 근로시간도 철저히 지켜준다고 한다. 전 직원 80명 정도인데 식품 생산 공장으로 소기업치고는 복지시설도 괜찮은 편이라고 한다.

우리 고장의 경우 인구 7만여 명 선이다. 농공단지는 3개가 있다.  남면 화전리에 2개가 있고 홍천읍 상오안리에 1개가 있다. 잘 되는 곳도 있고 덜 되는 곳도 있지만 어쨌든 빈 상태는 아니다. 그런데 이들 공장이 대부분 인력을 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일을 할 만한 젊은 층은 몇 달 다니다 대도시로 떠나고 고령이나 부녀사원들로 회사를 운영하는 곳이 태반이라 한다.

반면에 공무원이나 공공기관(공기업)의 직원을 뽑는 데는 보통 몇십대 일이다. 물론 공무원은 철밥통이라고 해서 한번 들어가면 퇴직 때까지 있을 수 있는 직장이다. 퇴직 후에도 연금을 국가에서 지급해 아무런 근심걱정이 없는 곳이다. 공기업도 마찬가지다. 다만 연금이 없는 분야에서 임금체계가 다르긴 하지만 안정된 직장으로 남녀 공히 선호하는 직장이다.

우리지역에서 순수 농고인 홍천농업고등학교에서 올해 이미 2명이 공무원시험에 합격했고 양덕원 소재 강원생활과학고등학교에서 4명이나 합격했다고 한다. 반가운 일이다. 일반계 고등학교를 졸업한 학생들 대다수는 대학에 진학을 하고 4년 후 대학을 졸업하면 새로운 직장을 구하기 위해 시험들을 본다. 치열한 경쟁의 사회다.

필자가 아는 젊은이 중에 고교만 졸업하고 자격증도 몇 개 가지고 있는데 실업자다. 사연인즉 마땅한 곳이 없어 찾고 있다고 한다. 젊어서 경험을 얻기 위해서는 어떤 곳이라도 취업해야 한다. 취업을 하고서 적성을 찾아야 한다. 대학 때 이미 전문직을 전공하고 자격증을 따서 나온 자들이 아니라면 취업전선이 녹록치 않다.

국가에서 주장하는 거창한 일자리 창출 같은 건 우리 고장에서 잘 먹히지 않는다. 청소년들이 할 만한 일자리라는 게 한껏 있어봐야 24시간 편의점 알바 정도다. 그나마 노령자들에겐 휴지 줍기 길거리 청소 교통정리 등 최소한의 일자리 제공이 있으나 청년들에겐 없다.

생산직 공장에선 일손이 모자라 아우성이고 젊은이들은 일감(일자리)이 없다고 투덜댄다. 요즘은 농한기이기에 농촌도 한가하지만 농번기 때만 되면 농촌에선 농사일 도울 일손이 모자라 야단들이다. 
일감을 구하고 사람을 쓸 상설기관을 만들어 서로 연결해주는 그런 곳이 있었으면 좋겠다. 산업공단에서는 필요한 직원을 구하고 당장 직업이 없는 청장년들은 일자리를 찾고 한다면 양수겸장의 좋은 제도가 아닐까 한다.

저작권자 © 홍천뉴스 / 홍천신문 홍천지역대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