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북방면 화동리 장승공원 일대에서 논두렁 밭두렁 「사랑말 국화한우 축제」가 열려 많은 관광객들이 북적거렸다. 출장길에 방문했다가 축제의 신선함에 놀랐다. 금년으로 네 번째 맞이하는 이번 축제는 지자체나 문화재단이 아닌 순수 지역민으로 구성된 「홍천사랑말축제준비위원회」에서 주최 및 주관을 모두 도맡아 개최했다. 

우리 고장을 비롯해 많은 지역에서 크고 작은 축제들이 개최된다. 특히 수확의 계절 가을을 맞아 일정한 테마를 중심으로 한 축제들이 다양하게 열리고 있으며 지자체가 중심이 되어 외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목적의 문화관광 축제도 여기저기서 개최된다. 하지만 「사랑말 국화한우 축제」는 마을이 중심이 되어 철저하게 차별화된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다.

축제의 장이나 프로그램이 도식적이거나 기계적이지 않다. 지역의 자연환경을 있는 그대로 살려 자연친화적인 축제장을 만들었다. 축제장을 찾는 도회지 사람들에게 농촌의 향수를 그대로 느낄 수 있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많은 외지 관광객들이 방문했고 앞으로 대형 관광문화 축제로의 발전 가능성을 찾을 수 있었다.  

축제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요원들이나 주차 안내를 해주는 자원봉사자들도 대부분 지역주민들로 구성되어 운영했다는 점도 지역이 중심이 되고 축제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새로운 축제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역주민이 주인이고 주인이 축제를 운영하니 친절하고 매사에 적극적일 수밖에 없었다. 

국화를 잘 가꿔 축제장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모처럼 일상에서 벗어나 국화향기 그윽한 가을의 정취에 빠져들게 하고 포토존을 만들어 추억의 사진 촬영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국화 밭이 압권이었다. 금년 여름은 유난히 무더워 꽃을 가꾸는 지역민들의 노고가 어떠했으리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사랑말 권역 내에 있는 강원도생태환경연구소와 연계해 제 철이 아님에도 나비와 앵무새들을 축제장에서 체험하게 한 프로그램은 축제장을 찾는 어린이들에게 호기심을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자연관찰의 학습장으로도 효과가 컸다. 멀리 외지의 비싼 시설이나 물품을 이용하기보다 지역의 자원을 활용한 축제의 아이디어가 돋보였다.      

다른 축제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어린이를 위한 추억의 옛날 놀이 시설이 축제장을 찾은 어린이들은 물론 농촌에서 성장한 어른들에게도 관심을 집중시켰다. 장승 세우기와 소마차 타기, 진흙탕 속에서 맨손 미꾸라지 잡기 등의 프로그램은 농촌의 현장에서 열리는 축제를 농촌의 축제답게 만들어주었다. 

축제의 주최 측에서 의욕적으로 선보인 한우 드라이에이징 시식 및 품평회는 이번 사랑말 국화한우 축제 최고의 인기 코너였다. 돼지고기 바비큐는 일반화되어 먹을 기회가 자주 있지만 한우 드라이에이징은 첫 경험이었다. 한결 부드럽고 감칠맛 나는 먹거리로 장차 식도락가들의 인기를 끌 것이 분명하다.  

대부분의 축제들이 지자체에서 지원해 주는 예산에 의존해 치러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 축제장을 꾸미는데 있어서도 외부업체들에게 용역을 주거나 축제장에 입점하는 먹거리나 놀이시설들도 외부상인들인 경우가 많아 기존 지역 상인들과 갈등 현상도 나타나곤 한다. 하지만 이번 축제는 순수하게 지역주민들이 계획하고 지역민들이 주인이 되어 만든 축제의 본보기다.

아쉬운 점은 축제 기간이 짧다는 점이다. 1박 2일로 하기에는 외지에서 입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방문객들에게는 짧을 수밖에 없다. 2박 3일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도로의 여건 상 주차장이 협소한 점도 개선되길 기대해 본다. 인근의 강원인력개발원과 북방공설운동장 주차장을 주 주차장으로 하며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방안도 조심스럽게 제안해 본다.  

이번 축제가 지난 주말로 모두 끝난 것이 아니다. 축제준비위원회에서는 국화 밭을 10월 20일까지 개방해서 홍천군민은 물론 외지인들이 국화향기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10월 6일에는 유, 초, 중, 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사생대회를 개최한다. 홍천지역 학생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있기를 기대하고 사랑말 주민들의 노고에 찬사와 고마움을 전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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