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건
홍천경찰서 희망지구대 순경

시원한 장마가 지나가고 본격적인 한여름이 왔지만 가히 재난이라 부를만한 폭염이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국립기상연구소에 따르면 1994년 대폭염으로 인한 탈진, 열사병 등으로 3384명이 사망했다. 한국에서 태풍, 홍수, 산사태, 대설 등 여러 자연재해 가운데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재해는 바로 폭염이다. 요즘 서울은 낮 최고 기온이 36도, 대구는 38도를 넘어가고 있고 경북 경산, 영천 등은 40도를 웃돌았다. 올해 들어서만 온열질환자가 전국에서 1500명 이상이 발생했고 이 중 17명이 숨졌다.

지난 24일 낮에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근무를 서던 의경이 폭염을 못 이겨 쓰러지는 등 인명피해가 계속 발생하고 있고 곳곳에 화재 및 재물손괴도 발생하고 있다. 25일 낮 경기 부천 및 부산, 대구 등에서 동시에 에어컨 실외기에 불이 나 사람들이 대피하는 소동이 발생했고 뜨거운 햇볕을 받은 라텍스 소재, 야적장에 쌓아둔 폐기물에서 갑자기 불이 나는 자연발화 현상도 잇따르고 있다.

폭염의 원인은 정확히 규명되진 않았지만 확실한 것은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 촉진 그리고 미세먼지 등의 복합적 영향이다.

폭염 피해 예방으로 직접적으로 피해를 보는 야외 노동자들은 쉴 수 있는 그늘과 충분한 휴식 및 수분 섭취가 보장되어야 하고 열을 식힐 수 있는 생수와 부채 등이 필수적으로 구비되어야 한다.

가정과 산업현장에서는 노후 전선 등이 폭염에 노출돼 열화에 의한 단락이 될 수 있고 정격 용량에 맞지 않는 냉방기기 사용 시 과열, 과부하로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 전기제품의 안전상태를 수시 확인하고 노후 전선교체, 문어발식 콘센트 사용 금지, 냉방기기 먼지 청소 등 안전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시, 도 차원에서는 무더위쉼터 설치, 노인들을 위한 방문 간호사, 요양원 등 안전 도우미 사업이 있고 야외에 횡단보도 그늘막 설치, 살수차를 대기 가동하여 주변 온도를 낮추는 방법이 있다.

농촌에서는 최근 농촌진흥청 시범사업으로 개발된 냉, 음용수 급수시스템을 널리 적용해야 한다. 이 시스템은 상시로 가축에게 알맞은 온도의 물을 공급하여 고온 스트레스를 줄여 폐사를 예방할 수 있다. 시범사업으로 폐사율을 84% 줄일 수 있는 효과를 확인하였다.

폭염의 유력한 범인은 지구 온난화이며 지구 온난화로 인해 지금과 같은 폭염이 과거보다 더 자주 나타나게 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는 이산화탄소 의존도를 낮춰야 하지만 급한 것은 현재의 직접적인 피해를 막는 것이다. 폭염이 재난 유형으로 선정된 만큼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예방책을 강구, 실천해야 하며 무엇보다 개개인의 철저한 사전예방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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