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월드컵 축구대회가 열려 지구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방선거로 달궈졌던 열기가 고스란히 안방 TV로 옮겨진 양상이다. 지구상에는 야구, 농구, 배구, 골프, 수영, 육상 등 수많은 스포츠 종목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단일 종목으로 세계적으로 이목을 집중시키는 것은 월드컵 축구대회가 단연 으뜸이다.

월드컵 축구대회는 동·하계 올림픽, 세계육상선수권대회와 함께 세계 최고의 대회다. 우리나라는 이미 세계 최고의 권위 있는 대회들을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금년에는 러시아에서 월드컵이 개최되지만 4년 뒤에는 중동의 카타르에서 개최하게 되어 있으며 본선 참가국 수도 48개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월드컵 축구대회의 묘미는 경기 방식이다. 16강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리그경기 방식으로 진행되는 예선전이다. 고도의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16강부터는 토너먼트다. 토너먼트경기 방식은 패하면 탈락하는 방법이지만 리그경기는 승률로 순위를 가리게 되며 동률이 될 경우에는 골득실 차, 다득점 팀, 페어플레이 팀 우선 원칙 등이 적용된다.

골득실 차는 득점과 실점의 차이를 비교하는 것이고 다득점 팀은 골득실차가 같았을 때 득점을 더 많이 한 팀이 우선한다는 것이다. 페어플레이 우선 팀은 골득실 차와 다득점으로도 순위를 가리지 못하는 모든 조건이 같을 경우 경기 중에 퇴장선수의 존재유무를 따지고 그것마저도 같을 때는 경고를 받은 선수의 숫자로 순위를 가리게 된다.

공은 둥글다. 축구경기는 승부가 정해져 있지 않다. 기록경기는 대부분 결과가 예측된다. 하지만 축구경기는 경기가 끝나봐야 승자와 패자를 알 수 있다. 경기력이 떨어진다고 해서 반드시 패하는 것은 아니다. 선수가 퇴장당해 10명이 뛰어도 이길 수 있는 것이 축구경기다. 좁은 경기장에서 소수가 경기에 참여할 때와는 사뭇 다르다.

현대 축구에서 등번호가 포지션별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다. 선수의 경기력과 포지션에 관계없이 자신이 선호하는 등번호를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 팀의 에이스인 골게터들은 10번을 선호하고 있는 추세다. 한 명의 주심에 두 명의 선심이 경기를 운영하며 금년대회부터는 비디오 판독제를 도입해 판정을 보다 정확하게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는 팀은 모두 32개국이다. 대륙별로 참가 팀에 대한 쿼터가 정해져 있다. 아시아는 경기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4.5장을 배정받고 있다. 4개 팀은 확정되고 5위 팀은 다른 대륙의 팀과 최종 평가전을 통해 참가 여부가 결정된다. 비교적 축구 경기력이 떨어지는 우리나라가 아홉 번을 연속으로 출전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2002년 한일월드컵 축구대회를 통해 우리나라는 기적을 이뤄낸바 있다. 축구의 변방으로 취급받는 처지에서 4강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뤘다. 히딩크라는 명장과 함께 붉은악마의 응원의 기가 세계강호들을 차례로 물리치고 4강의 반열에 올랐다. ‘어떤 일이든지 뜻을 품고 열정적으로 도전하면 꿈은 이뤄진다’는 말을 현실화 해준 대사건이었다.

축구경기의 관전 포인트는 골망을 흔들어 골을 넣는 시원한 모습에 있기도 하지만 심판의 판정에 복종하고 넘어진 상대선수를 일으켜 세워주는 모습 또한 아름답다. 경기 종료 후 이기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을 했던 상대팀 선수들과 악수를 나누고 땀에 흠뻑 젖은 유니폼을 교환하는 모습은 스포츠맨십의 절정이다. 선수별로 독특한 골 세레머니도 볼거리 중 하나다.

축구선수는 꿈의 무대인 월드컵 축구대회에 국가를 대표해 참가하는 것이다. 치열한 지역예선을 거쳐 본선에 진출했다는 사실만으로도 대단한 업적이며 국위를 크게 선양한 것이다. 여기에 성적까지 좋으면 금상첨화겠지만 욕심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선수들이 운동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느냐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러시아 월드컵 축구대회에서 우리나라 선수들이 이길 수 있도록 염원하고 응원하되 지나치게 승부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 스트레스는 정신건강에 해롭다. 경기 시청 자체를 즐기려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월드컵 축구대회에는 세계 최고의 선수들이 참가하고 있다. 환상적인 드리블, 절묘한 패스, 강력한 슛팅, 조직적인 팀워크 등을 감상하는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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