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이 가고 호국보훈의 달 유월이 시작됐다. 5월의 이런저런 각종 행사로 지친 홍천군민 모두 여유를 갖고 유월을 맞이하시길 바란다. 유월은 지방선거가 있어 선거일까지는 입후보자를 비롯한 운동원들이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시간을 보내게 될 것이다. 입후보자들은 당선도 좋지만 건강이 최고임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북한의 핵개발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로 전운이 감돌던 한반도에 평화와 화해의 기운이 가득차고 있다. 오직 전쟁준비에만 몰두해 왔던 북한이 결국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압력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유야 어찌 되었든 분단된 조국에서 대립과 갈등을 피해 화해 무드를 조성해 가는 것은 정말 다행스럽고 바람직한 일이다.

오늘의 대한민국은 어느 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져 풍요를 누리는 나라가 아니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위치는 세계열강의 틈바구니 속에서 온갖 침략과 핍박을 받을 수밖에 없는 처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굴의 의지와 끈기로 오늘의 번영을 이뤄냈다. 다만 외세에 의해 세계유일의 분단국가라는 오명을 갖고 있는 점은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 민족은 외세의 침략을 받을 때마다 선열들이 목숨을 받쳐가며 나라를 지켜왔다. 역사적으로 가장 많은 공격을 해온 나라는 주변국인 일본과 중국이며 특히 일본은 시도 때도 없이 침략을 해 노략질을 했으며 급기야는 한일합병을 통해 30여 년의 통치를 받는 굴욕을 겪어야 했다. 우리에게 뿌리 깊은 반일감정이 남아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슴 아픈 일은 동포 간에 발생한 전쟁이다. 역사적으로 삼국시대의 통일을 위한 전쟁도 있었지만 6.25한국전쟁은 피해 규모 면에서 엄청난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가져온 전쟁이었다. 휴전이 되고도 북한은 서해 연평도를 비롯한 곳곳에서 국지적인 침략행위를 계속해 왔다. 따라서 같은 동포의 총탄에 목숨을 잃어야 하는 젊은이들이 많았다.

외세의 침략이 있거나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마다 나라를 지켜낸 것은 탁월한 리더십을 발휘해 전쟁을 승리로 이끈 이순신과 같은 명장들이 있었기도 하지만 명장들이 최근 컴퓨터 게임을 하듯 병사 없이 전쟁을 치를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름 없는 무명의 용사들이 초개와 같이 목숨을 내던지며 나라를 위해 싸워준 덕이다.

을지문덕, 강감찬, 이순신 등은 역사에 영원히 이름을 남겼지만 무명의 용사들은 자신의 이름조차 남기지 못하고 조국과 민족을 위해 산화해 갔다. 전장에 나가는 사람들은 주로 젊은 남자들로 자신이 부양해야 하는 가정이 있는 사람들이다. 전장에서 가장을 잃고 어렵게 살아야 했을 유가족들의 고통과 아픔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오늘날 경제적인 부흥을 이루는데 큰 도움이 되었던 월남전쟁의 참전용사들에 대한 고마움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역만리의 이국땅에서 생명을 잃은 젊은이, 장애로 평생을 고생하는 사람, 고엽제의 피해로 고통 속에 하루하루를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나라사랑 정신이 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정부 부처 중에는 보훈처가 있다. 나라를 위해 헌신하고 희생된 사람들에 대해 세심하고 철저하게 챙겨 보상해야 한다. 선진국일수록 보훈자에 대한 처우와 예우에 대한 제도가 잘되어 있다. 국가나 이웃이 보훈자에 대해 소홀하게 관리한다면 나라를 위해 나설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최근 화해 무드로 인한 국가 안보에 대해 무사안일은 안 된다. 이럴 때 일수록 튼실한 국방력을 확보해야 한다. 국가 안보는 힘이 있을 때 지켜지는 것이다. 전쟁은 핵무기로만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미 엄청난 재래식 무기와 병력을 갖추고 있다. 통일이 되기 전에는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요즘 젊은이들은 대부분 국가관이 투철하지 않다. 철저하게 자기중심적이다. 하지만 나라가 있어야 내가 있다는 생각을 갖도록 가르쳐야 한다. 지구촌에는 아직도 나라 없이 이 나라 저 나라를 옮겨 다녀야 하는 민족이 있다. 이라크와 터키 등에 분산되어 있는 쿠르드 족이다. 이스라엘 민족도 세계 곳곳을 떠돌아야 했다. 호국보훈의 달, 나라사랑의 정신이 절실하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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