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식
시인, 홍천문화원 부원장, 국가기록원민간위원
지난주 기고에서는 군수에 대한 희망사항과 바람직한 군수상에 대하여 썼다. 이번에는 군의원이다. 우리 군에는 선출직 7명과 비례대표(주로 여성) 1명으로 모두 8명의 의원을 뽑는다.

어찌 보면 비례대표는 여성에게 주는 배려다. 순수한 자유선거로는 여성이 당선되기 어렵기 때문에 여야 간 여성의 몫으로 한명씩 추천해서 정당 간 투표에서 많은 쪽 후보에게 주는 일종의 특혜다.

이번 우리지역의 특이한 현상은 지난번에 비하여 공직자 출신(특히 공무원)이 한명도 없다. 금년 초만 해도 공무원을 퇴직한 몇몇 분들이 자천타천 후보에 이름이 올랐으나 그 후 본인들의 의사에 따라 이번 선거에는 아무도 출마하지 않았다.

세밀한 분석은 안 했지만 많은 후보자들이 자영업이나 공공기관 직원 봉사조직에서 일했던 분들이 상당수 있다. 군민의 입장에서 보면 행정과 정치와 관의 조직에 대하여 좀 더 잘 알만한 인물이 많았으면 했는데 그렇지 않은 것이 좀 아쉽다.

군의회 초기 때 군의원을 지낸 모 전직의원은 대군정질의와 감사에서 엉뚱한 질문을 해서 의회 사무직원과 공무원 동료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는가 하면 감사에서는 큰 틀의 집행과정의 오류 등은 덮어주고 자질구레한 것들만 지적한 후 그것을 잘했다고 자화자찬했던 의원도 있다. 자질문제가 아닌가 싶다.

군의원이 일을 제대로 하자면 참으로 많다. 우선 홍천의 경우 금년도 예산(추경 포함)이 6,500억 원 정도라고 한다. 이 예산을 집행하기 위해 군의 본청 직원만 해도 5~6백여 명이 넘고 산하기관까지 합한다면 8~9백여 명이나 된다. 위탁사업체도 많다. 종합복지관과 연봉도서관 청소년수련관 문화재단 체육회 노인일자리창출 참여자 교통약자차량 운영처 관변단체 등등 수많은 단체 중 군비가 투입되는 곳은 모두 군의회의 승인 대상이 된다. 이는 군비가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런 곳들에 대하여 군의회 차원에서 예산이 제대로 집행이 되는지 그 사업이 목적대로 운영이 잘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한다.

수년 전 필자의 지인이 인근 타군에서 군의원에 출마했던 적이 있다. 그는 해박한 지식을 고루 갖춘 후보로 신인후보였다. 특히 공무원 사회에서는 바른말을 한다고 지탄의 대상이 됐다. 왜 그런가 하고 알아본즉 그는 지나친 정의파에 강직하고 오지랖이 넓어서 남의 일 잘 봐주다가 결국 욕을 먹게 됐다. 그 이유는 이랬다.

면사무소에서 민원서류를 발급받고자 했으나 담당자가 안 된다고 하여 군으로 가서 제출했더니 바로 발급됐다고 한다. 그러면서 담당자가 “이것은 면에서도 되는데 왜 안 된다고 했을까요?” 하면서 발급해줬다. 한편 군에서는 발급이 어렵다는 민원이 도에서 되는 경우가 있었고 도에서 안 되는 것이 중앙부처에서는 됐다고 한다. 민원의 발급단계에서 보다 긍정적으로 처리해주면 될텐데 복지부동 태세로 안일무사하게 공무 집행하는 것을 보고 군의원에 출마했다고 한다.

그는 재선을 한 우수한 군의원으로 부의장까지 한 후 임기를 마치고 지금은 농촌에서 태양광사업을 하며 잘살고 있다. 그 사람이 군의원에 처음 나왔을 당시 많은 사람들은 자세히 알지도 못하면서 욕하기에 분주했지만 사실을 알고 의원으로 뽑아준 후에는 강직한 성품 강력한 추진력으로 군정을 견제하고 의회에 참여한 모범의원이 됐다고 한다.

우리 주변에는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남이 어떻다더라 하면 덩달아 따르는 사회적 심리가 많다. 소위 “~~카더라”는 얘기는 이번 선거에서 없어져야 할 나쁜 가짜뉴스의 한토막이다. 어쨌든 이번 선거에서는 공명심이나 명예 권위의식 등을 보일 후보는 지양하고 올곧게 군민의 민심을 대변해 따질 것은 따지고 협치할 것은 협치하는 군과 의회 간 소통의 길을 터줄 참신한 새 인물을 의회로 보내야 할 것이다. 그런 후보가 누구든 우리를 대변할 자가 곧 군의원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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