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학입학전형 방법을 놓고 연일 논란이 일고 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오늘이 아닌 내일을 위한 미래지향적인 교육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변화의 속도가 광속도인 인공지능시대로 불리는 4차 혁명 시대에는 백년은 물론 10년 앞도 예측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나라 고등학교 교육의 방향은 대입제도와 매우 밀접한 관계가 있다. 입학전형이 어떻게 되어 있느냐에 따라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편성되고 운영된다. 대학에서는 한 명이라도 더 우수한 학생을 선발하고 싶고, 고등학교에서는 한 명이라도 더 좋은 대학에 진학시키고 싶은 것이 서로의 입장이다.

현재 교육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정시와 수시의 입학전형은 과열된 사교육을 막고 공교육의 정상화를 도모하고 학생들에게 부담감을 줄여주면서 선택권을 확대하게 하기 위해 도입된 전형방법이다.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심으로 선발하는 수시 인원을 늘리고 수능성적이 중심이 되는 정시 인원을 줄여 온 것이 교육부의 그동안의 정책 방향이었다.

수시전형의 특징 중 하나는 다양성이다. 학교생활기록부를 중심으로 하되 자기소개서와 면접 등을 통해 학생의 소질과 적성 및 능력을 가늠하고 있다. 전형 요소들은 지역균형, 기회균등, 입학사정관제, 리더십전형, 학교장 추천, 지자체 추천 등 대학에서 선발하고자 하는 특성에 맞춰 다양한 형태로 선발하고 있다.

하지만 서울을 중심으로 한 학부형과 일부 단체에서 정시 인원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또 일부대학에서 정시 인원을 늘리겠다고 하는 계획을 발표해 학교 현장의 교원, 학생, 학부모들을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는데다 현재 중3 학생부터는 수시와 정시를 동시에 전형하는 방안을 연구하겠다는 계획안을 발표해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현재 수능시험에서 한국사와 영어교과는 절대 평가로 자신이 얻은 점수에 따라 등급이 결정되고 있으며 나머지 교과는 상대평가로 자신이 받은 점수의 석차에 따라 등급이 결정되고 있는데 교육부에서는 모든 교과를 절대평가로 하겠다고 하는 계획을 갖고 있어 학생들의 변별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목소리의 저항에 주춤하고 있는 상태다.

학교생활기록부를 활용한 수시 전형에서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학교생활기록부의 부풀리기에 따른 불신 문제이며, 두 번째는 입학사정에 있어서 수능성적의 최저학력을 적용하기도 하지만 아예 수능성적을 반영하지 않음으로써 수능 무용론이 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생활기록부는 엄정한 지침과 규정에 의해 학교교육활동 중심으로 기록 관리되고 있다. 과도기 때에는 우리 학교 학생들의 진학 실적을 높이기 위해 일부 부풀리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정착 단계로 철저하게 관리되고 있다. 부풀리기의 요소들이 있는 항목에 대해서는 기록을 제한하고 있으며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 놓고 있다.

학교 자체의 검증 시스템은 물론 학생부 컨설팅 운영과 교육청의 정기 감사 등을 통해 학교생활기록부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 면밀하게 점검, 확인하고 있다. 다만 두 번째 문제점인 수능 무용론은 철저하게 연구 검토되어야 하고 개선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수능은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 실시하는 국가차원의 평가체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시전형으로 진학하는 학생들은 최저 기준을 맞춰야 하는 경우 학생은 선택적으로 필요한 교과만 응시하고 있고, 아예 수능성적이 반영되지 않는 전형에 응시하는 학생은 시험은 치르되 최선을 다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시원서 접수 이후 학교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렵다.

아무리 세상의 변화가 빠르고 예측이 불가하다 하더라도 학교교육의 정상화라고 하는 교육의 근간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 공교육을 강화하고 사교육 부담을 줄이는 바탕 위에서 대학입학전형방법이 마련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시와 정시가 균형을 이뤄야 하고, 크든 작든 어떤 형태로든지 수능성적이 입시에 반영되어야 한다.

이영욱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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