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욱
홍천경찰서 희망지구대 순경
최근에 신조어로 ‘경찰로또’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가? 필자는 처음에 이 단어를 접했을 때만 해도 ‘경찰이 로또를 사러 간다’라는 말로 순진하게 해석했었다. 하지만 더 자세히 들여다보니 ‘경찰로또’는 술을 마신 후에 시비를 걸거나 과격한 행동을 한 후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다시 시비를 걸어 ‘경찰관에게 폭행을 당했다’라고 하며 합의금을 받아내는 것을 뜻이다. 처음에 이 뜻을 알았을 때 참으로 당황스러웠다. 오히려 공권력을 악용해서 자신의 사익을 추구한다는 게 참으로 안타까웠다.

날이 따뜻해진 만큼 밤에 사람들이 술집에 가는 경우가 많아졌다. 술을 적당히 먹고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위 사례와 같이 지구대나 파출소 같은 대다수의 지역 경찰은 주취자들에게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특히 악성 주취자들이나 주폭 같은 경우는 ‘경찰로또’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내며 경찰의 업무에 지장을 주고 있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약 8만 명이 넘는 피의자를 공무집행방해 사범으로 검거하였고, 공무집행방해 사건 중 70%는 주취상태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하지만 공무집행방해를 저질렀다 해도 벌금형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공무집행방해를 근절시키는 것은 힘들어 보인다.

또한 주취자들은 술을 먹었다 해서 평소에 하지 못했던 일을 저질러 놓고 술이 깬 다음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권리만 주장한다. 하지만 주취자들은 공권력을 훼손시키면 안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왜냐하면 공권력이 훼손되면 결국 국민의 안전 또한 위협을 받게 된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주취자들이 경찰을 대하는 자세를 먼저 바꿔야 한다. 대다수의 경찰은 국민과 함께하며 국민 속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주취자들의 이러한 악행은 경찰의 신념을 짓밟는 행위이다. 반드시 근절되어야 한다. 더불어 건전한 음주문화를 정착시키는 것도 중요하다. 술 소비량이 한때 세계 15위에 이를 정도로 술 소비량이 많다. 건전한 음주문화를 정착시켜 술 소비량을 줄이면 술에 취해 실수 또는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주취자에 대한 법 제정 또는 개정이 필요하다. 술에 취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더욱 강하게 처벌하여 술 먹고 ‘경찰로또’라는 악행이 근절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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